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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상보다 약간 높은 혈압도 치매 위험↑…중년·여성에서 특히 두드러져

정상 범위보다 조금 높은 혈압 구간인 ‘상승 혈압’ 단계에서도 치매 위험이 뚜렷하게 높아진다는 대규모 연구 결과가 제시됐습니다. 한림대학교의료원 연구진은 4일 280만 명의 국민건강보험공단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상승 혈압이 혈관성 치매 발생 가능성을 유의하게 높이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습니다. 연구팀은 40세 이상 성인을 평균 8년 동안 추적하며 혈압을 정상, 상승 혈압, 고혈압 세 단계로 나눠 치매 발생률을 비교했습니다. 기준은 2024년 유럽심장학회(ESC) 새 가이드라인을 따랐습니다. 그 결과 치매 발생 위험은 혈압 수준이 올라갈수록 단계적으로 증가하는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특히 혈관성 치매에서 위험 증가가 두드러졌으며, 정상 혈압 대비 상승 혈압은 16%, 고혈압은 37% 더 높은 것으로 분석됐습니다. 전체 치매 위험도 역시 상승 혈압에서 1.6%, 고혈압에서 2.9% 증가했습니다. 연령대별 분석에서는 40~64세 중년층에서 영향이 가장 크게 나타났습니다. 이 연령대에서 상승 혈압은 정상 대비 치매 위험이 8.5% 증가했고, 고혈압은 33.8% 증가했습니다. 성별 분석에서는 여성에서 혈압 상승에 따른 위험 증가가 더 두드러졌으며, 남성은 고혈압 단계에서만 유의한 연관성이 나타났습니다. 연구진은 “고혈압으로 진단받기 전 단계라도 혈압이 소폭 상승한 시점부터 이미 뇌혈관 손상이 시작될 수 있다”며 “특히 중년층과 여성은 혈압 변화를 조기 경고 신호로 받아들여 선제적으로 관리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이번 연구는 ESC 2024 가이드라인이 새롭게 정의한 ‘상승 혈압(Elevated BP)’ 구간의 임상적 판단 근거를 뒷받침한 첫 대규모 인구 기반 연구로 평가됩니다. 연구 결과는 국제 심혈관 분야 최고 권위 학술지 ‘European Heart Journal(IF 35.6)’ 최신호에 게재됐습니다.
박동현
2025.12.04 10:43

흡연, 하루 ‘두세 개비’ 피워도 비흡연자보다 사망률 60%↑… “줄이기보다 끊기가 답”

하루 담배를 2~5개비 정도만 피우는 ‘소량 흡연’도 비흡연자에 비해 장기적인 사망 위험을 60%나 높인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습니다. 미국 존스홉킨스 의대 연구팀은 흡연량을 줄이는 것보다 완전히 금연하는 것이 심혈관질환 및 사망 위험을 줄이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라고 강조하며, 모든 흡연자에게 조기 금연의 중요성을 역설했습니다. 존스홉킨스 의과대학 마이클 블라하 교수팀은 19일 의학 저널 플로스 메디신(PLOS Medicine)에 발표된 연구에서 32만 명 이상의 장기 추적 데이터를 분석했습니다. 이들은 흡연량이 적다고 해도 심혈관질환과 사망 위험이 비흡연자보다 상당히 높다는 결론을 내렸으며, 이는 흡연의 빈도에 따른 위험도 간 관계를 정확히 밝히고자 진행된 이전 연구의 한계를 보완한 것입니다. 이번 연구 결과에 따르면, 하루 2~5개비를 피우는 흡연자는 비흡연자보다 모든 원인에 의한 사망 위험이 60% 더 높게 나타났습니다. 심혈관질환으로 인한 사망 위험은 57% 높았으며, 심방세동 위험 26%, 심부전 위험 57% 등 주요 심혈관질환 발생 위험도 증가했습니다. 흡연량이 더 많은 경우, 위험도는 더욱 가파르게 상승했습니다. 하루 11~20개비를 피우는 흡연자의 경우, 모든 원인에 의한 사망 위험은 130% 높아졌고, 심혈관질환에 의한 사망 위험은 87%나 증가한 것으로 분석됐습니다. 특히 성별에 따른 위험 차이도 두드러졌습니다. 현재 흡연자는 비흡연자 대비 심혈관질환 위험이 남성은 74% 높은 반면, 여성은 104%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모든 원인에 의한 사망 위험 역시 남성은 117%, 여성은 143% 더 높아, 여성이 흡연의 해로운 영향에 더 취약할 수 있음을 시사했습니다. 연구팀은 흡연자에게 가장 중요한 공중보건 메시지는 흡연량을 줄이는 것보다 ‘더 일찍 담배를 끊는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금연은 위험을 즉각적으로 크게 감소시킬 뿐만 아니라, 위험 감소 효과가 금연 후 20년 이상 지속된다는 점을 분명히 했습니다. 연구팀은 “흡연은 매우 해로운 행동이고, 아주 적은 흡연량도 심혈관질환 위험을 크게 증가시킨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다시 한번 경고했습니다.
손예지
2025.11.19 09:35

부경대·서울대병원, 차세대 ‘인공식도’ 구현 성공

국립부경대학교와 서울대학교병원 공동 연구진이 실제 식도와 유사한 구조와 기능을 구현한 ‘차세대 인공식도’를 개발했습니다. 부경대 의공학전공 남승윤 교수팀은 서울대병원 정은재 교수팀과 함께 식도 결손 환자를 위한 융합 바이오 제조 기술(생체조직을 만드는 복합 기술)을 완성했다고 10일 밝혔습니다. 이번 기술은 기존 이식 수술의 한계를 극복할 새로운 대안으로 주목받고 있습니다. 현재 식도 손상 시 위나 대장 일부를 이용해 식도를 재건하지만, 염증이나 연동운동 저하(음식물을 밀어내는 근육의 움직임이 약해지는 현상) 같은 부작용이 자주 나타났습니다. 연구팀은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탄성과 내구성이 뛰어난 나노섬유(머리카락보다 수백 배 얇은 인공 실)를 이용한 인공식도 지지체(조직이 자랄 수 있도록 받쳐주는 구조물)를 제작했습니다. 이들은 전기방사 기술(전기를 이용해 가는 섬유를 뽑아내는 기술)로 나노섬유를 만든 뒤, 그 내부에 천연 단백질 ‘실크피브로인’(누에고치에서 얻은 단백질)을 광경화(빛을 이용해 단단하게 굳히는 과정) 방식으로 패턴화해 구조적 강도와 친수성(물과 잘 섞이는 성질)을 높였습니다. 이후 탈세포화 세포외기질(ECM, 세포가 제거된 조직의 틀)을 정밀 압출 3D프린팅(바이오프린팅, 생체 조직을 한 층씩 쌓는 기술)으로 쌓아 올려 실제 식도와 유사한 미세한 구조를 구현했습니다. 이렇게 만들어진 인공식도는 인장강도(잡아당겨도 버티는 힘)와 탄성률(늘어난 뒤 원래대로 돌아오는 능력)이 크게 향상됐습니다. 또 줄기세포(몸속 다양한 세포로 바뀔 수 있는 세포)의 부착과 증식, 평활근(내장 근육)과 상피세포(조직의 표면을 덮는 세포)의 재생 능력도 높게 나타났습니다. 쥐의 식도 결손 모델 실험에서도 조직이 잘 융합되고 염증 반응이 줄었으며, 혈관과 신경이 다시 자라 연동운동이 회복되는 등 실제 인체 적용 가능성을 확인했습니다. 이번 연구는 전기방사·임베디드 DLP(빛으로 굳히는 프린팅 기술)·압출 바이오프린팅을 하나의 공정으로 결합해, 생체조직의 복잡한 구조와 강도를 동시에 구현한 첫 사례로 평가받습니다. 남승윤 교수는 “이번 연구는 인공식도의 복잡한 구조와 생체 기능을 동시에 구현한 최초의 융합 제조 기술”이라며 “강도, 친수성, 조직 재생을 정밀하게 제어할 수 있는 새로운 바이오제조 전략을 제시했다”고 전했습니다. 연구 결과는 생체재료 분야 국제학술지 〈Materials Today Bio〉(IF 10.2) 온라인판에 게재됐으며, 한국보건산업진흥원의 보건의료기술 R&D 사업(HI22C1323) 지원으로 수행됐습니다. 서울대·울산대·가톨릭대·인제대·ATEMs 연구진도 공동 참여했습니다.
박동현
2025.11.10 15:23

“심방세동, 커피 끊을 필요 없다”…커피 마신 환자, 재발 위험 39%↓

심장이 불규칙하게 뛰는 ‘심방세동’(심장의 윗부분이 빠르고 불규칙하게 뛰는 병) 환자에게 커피가 해롭다는 기존 인식과 달리, 오히려 재발 위험을 낮출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습니다. 미국 캘리포니아대 샌프란시스코(UCSF) 연구진은 미국, 캐나다, 호주 등 5개 병원이 함께 참여한 ‘DECAF’ 임상 연구(Does Eliminating Coffee Avoid Fibrillation?) 결과를 9일(현지시간) 발표했습니다. 연구에는 심방세동이나 비슷한 질환인 ‘심방조동’(심방이 너무 빨리 뛰는 병) 병력이 있는 기존 커피 마시는 사람 200명이 참가했습니다. 이들은 커피를 계속 마시는 그룹과 커피를 완전히 끊는 그룹으로 나뉘어 6개월간 관찰됐습니다. 그 결과 6개월 안에 병이 다시 생긴 비율은 커피를 마신 그룹 47%, 커피를 끊은 그룹 64%로 커피를 마신 그룹이 39%나 더 낮은 재발 위험을 보였습니다. 또한 커피를 마신 그룹이 특별히 더 많은 부작용을 겪지도 않았습니다. 연구팀은 커피의 항염 효과(몸속 염증을 줄여주는 작용), 아데노신 차단(심장 전기 신호를 안정시키는 성분 억제), 이뇨 작용(몸속 수분을 배출해 혈압을 낮추는 효과) 등이 영향을 준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다만, 연구진은 “이번 결과가 에너지음료나 고농축 카페인 음료에 그대로 적용되는 것은 아니다”고 주의했습니다. 이어 “커피에 유난히 민감한 사람은 예외가 있을 수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전문가들은 이번 연구가 ‘커피는 부정맥에 나쁘다’는 기존 인식에 변화를 줄 수 있는 계기라고 설명했습니다. 연구진은 “심방세동 환자라도 하루 한 잔 정도의 커피는 금지할 이유가 없으며, 오히려 환자의 선택과 기호에 따라 즐길 수 있는 수준으로 고려해도 된다”고 밝혔습니다.
박동현
2025.11.10 10: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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