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작이라던 남해안 굴... 작황*가격*판매 '삼중고'
<앵커>
올해 풍작이라던 남해안 굴 양식업계가 때 아닌 울상을 짓고 있습니다.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수확이 기대에 못 미친 데다, 판매도 떨어지고 가격까지 곤두박질치는 삼중고에 빠져있습니다.
안형기 기자가 현장 보도합니다.
<기자>
갓 수확한 굴 껍데기를 까는 경남 통영의 굴 박신장입니다.
평소같으면 굴이 수북이 쌓여있어야 할 작업대가 일찌감치 바닥을 드러냈습니다.
"보통 굴을 까는 박신장은 새벽부터 오후까지 하루종일 작업이 이뤄집니다. 하지만 생산량과 소비가 크게 줄면서 요즘처럼 한창 성수기에도 오전까지만 작업을 하고 있습니다."
꼭두새벽부터 나온 작업자들이 쉴새없이 굴을 까지만, 알이 작아 작업량 자체가 예년보다 크게 줄었습니다.
{김유신/굴 박신장 작업자/"(작업량이) 3분의 1정도는 줄은... 무게에 따라서 인건비가 책정되기 때문에... 알이 많이 차서 킬로그램 수가 많이 나오는 공장으로 옮겨가는 분위기도...}
수확 초기만해도 풍작이 예상됐는데, 뒤늦게 찾아온 적조와 산소부족물덩어리에 작황이 크게 악화된 것입니다.
{김진열/굴 양식 어민/"막상 수확을 해보니까... 폐사도 많고 성장률도 떨어지고 비만도도... 생산량을 놓고 볼때는 고충이 이루 말할 수 없습니다."}
생산량이 줄면 가격이 올라야 정상인데, 오히려 가격은 곤두박질쳤습니다.
폐사가 많았던 지난해보다 오를거라 기대했지만 올해 더 떨어졌습니다.
{김영완/굴 양식 어민/"(가격이) 한 30% 정도 떨어진 것 같습니다. 작년에는 한 14~5만원 정도 했는데, 지금은 한 10만원 초반대이기 때문에..."}
가격이 내렸는데도 경기 침체로 굴 판매 역시 크게 줄었습니다.
갈수록 김장도 줄어들면서 이시기 겨울 특수도 사라져 삼중고입니다.
그나마 일본 굴이 고수온으로 유례없는 대량 폐사를 겪으면서, 냉동굴 등 수출 확대에 희망을 걸고 있습니다.
{지홍태/굴 수하식수협 조합장/"지금 일본의 굴이 그렇게 되다 보니까 가공용 굴이 조금 더 나가지 않나... 작년 대비해서 조금 (수출이) 증가가 되지 않을까."}
생산량 감소와 가격 하락, 소비 감소라는 삼중고 속에 경남 남해안 굴 양식업계의 겨울은 여느때보다 더 춥기만 합니다. KNN 안형기입니다.
영상취재 안명환
2025.12.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