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시정] 글로벌 관광도시
<앵커>
지난 한 주 동안 부산시청 안팎의 주요 소식들을 정리해보는 부산시정 순서입니다.
오늘도 김건형 기자와 함께 얘기 나눠보겠습니다.
부산이 글로벌 관광도시로 자리매김하고 있다는 반가운 소식이 있었습니다.
부산이 처음으로 외국인 관광객 300만 시대의 문을 열었습니다.
10월 말 기준으로 302만명을 돌파했습니다.
역대 최고 기록은 지난 2016년 296만명이었고, 두 번째가 지난해로 293만명이었습니다.
부산시는 지난해 300만 돌파를 내심 기대했었는데 지난해 12월초 터진 계엄 여파로 문턱에서 좌절한 바 있습니다.
지난달과 이번달, 두 달치는 포함이 되지 않은 수치인만큼,
올 한 해 최종치는 340~50만명에 도달하지 않겠냐는 전망입니다.
340~50만이라는 숫자는 300만 최초 돌파만큼 또 다른 상징성이 있습니다.
부산의 정주인구 320만을 넘어서는 수치이기 때문이죠.
인구 수백만 대도시에 인구 이상의 외국인이 찾는다는 점은 글로벌 도시로서의 면모를 갖춰가는 한 징표로 볼 수 있습니다.
부산시는 300만을 넘어 앞으로 3년 안에 500만 달성을 목표로 세웠습니다.
가열된 물이 비등점을 넘겨야 끓어오르는 것처럼 최근의 외국인 증가세는
부산의 관광산업이 새로운 시대의 문턱을 넘었다는게 부산시 진단입니다.
박형준 시장 얘기 들어보시죠.
{박형준/부산시장/"일종의 비등점을 넘어섰다 이렇게 말씀드릴 수 있고 이제 이 기세를 몰아서 500만까지 저희는 달려갈 것입니다."}
{앵커:절대적 수치만 두고 정말 반길만한 일인가하는 의견도 있을법한데,
다른 변화도 확인되는게 있나요?}
충분히 일리있는 의견입니다만,
실제 내용적으로도 과거와 크게 달라지고 있다는 분석입니다.
10여년전 부산 방문 외국인 296만명의 경우 중국인 크루즈 단체관광객 비율이 압도적이었습니다.
그런데 펜데믹 이후엔 국적별 분포가 다양해졌습니다.
개별관광객 비중도 크게 높아졌습니다.
당연히 외국인 관광객이 부산을 찾아 쓰는 돈도 눈에 띄게 늘었습니다.
실제 취재진이 부산을 찾은 대만 여행객들을 즉석 섭외해서 어떤 일정으로 부산을 여행하는지 확인해봤습니다.
5박 6일 일정으로 부산을 찾은 20대 커플이었는데요,
본인들이 직접 짠 여행 일정표를 봤더니 부산의 유명 핫스팟들과 식당들로 빼곡했습니다.
특히 외국인 개별관광객을 위한
자유이용권형 관광패스인 '비짓부산패스'의 힘을 실감할 수 있었습니다.
관광객들은 비짓부산패스로 쉽게 이용할 수 있는 유료 관광지들 중심으로 부산을 즐기고 있었습니다.
우연의 일치였는지 몰라도
부산관광공사가 외국인 관광객 1천여명을 상대로 한 실태조사 결과와도 판박이였습니다.
다만 반대로 생각해보면 이 역시 일종의 정형화된 관광패턴이 작동하고 있다는 방증이기도 합니다.
중장기적인 성장을 목표로 둔다면
부산관광의 질적인 진화가 보다 더 필요하단 점을 시사하고 있습니다.
{앵커:어찌됐든 지방선거를 앞둔 박형준 시장으로선 관광산업의 성장세를 시정성과로 널리 홍보하고 싶겠군요.}
지난해부터 국내외 여행관련 플랫폼들은 관광객들의 만족도를 토대로 부산의 관광 매력을 높이 평가하는 지표들을 잇따라 내놓고 있습니다.
이에 대해 박 시장은 글로벌 도시로서의 매력을 높이려는 부산시의 노력이 서서히 결실을 맺는 것이라 봅니다.
여기에다 비록 실패는 했지만 월드엑스포 유치를 위해 벌인 적극적인 도시외교와 홍보 역시 도시 브랜드 가치를 높이는데 작동했다고 분석합니다.
이런 점들을 강조하기 위해서 박 시장은 특별히 12월 추운 날씨를 무릅쓰고 지난주 광안리 야외에서
300만 돌파와 500만 목표를 밝히는 현장브리핑도 진행했습니다.
그런데 기대만큼 박 시장이 스포트라이트를 받진 못했습니다.
부산시는 10월 관광통계 공식 발표일에 맞춰 시장의 브리핑을 준비했는데,
그보다 앞서 나흘전부터 공교롭게도 언론매체들이 동시에 외국인 관광객 300만 시대를 다루는 기획보도를 시작한 겁니다.
주인공이 누가 됐든 반가운 소식이긴 하지만 관련 기사들에서 부산시와
박 시장은 다뤄지지 않았습니다.
부산시 산하기관인 부산관광공사 역할만이 도드라져 보였습니다.
{앵커:비유를 하자면 김빠진 샴페인을 터뜨리는 상황이 돼버린 부산시 관계자들 입장이 난처했겠습니다.
그런데 부산시 산하기관이라면 주요 업무들을 부산시와 유기적으로 협의를 하지 않나요?}
물론입니다.
그게 이상적인 형태일수 있는데 최근 부산시 상황을 보면 뭔가 삐걱거리는 신호가 심심찮게 감지됩니다.
부산시 산하에는 5개의 공사,공단과 17개의 출자,출연 기관이 있습니다.
기관수도 많고 경영의 자율성과 독립성도 보장돼야하겠습니다만,
부산시정의 핵심 기조에는 발을 맞춰서 기관 운영 목표나 방침도 잡아야 할테고,
혹시 문제가 발생하면 부산시와 적극적인 협의로 해결해야할텐데요.
주요 기관 너댓곳은 그렇지 못하다고 보는게 부산시 핵심고위층 기류입니다.
원인은 해당 기관장들의 판단과 자세로 귀결되는데요.
부산시정 전체 보다는 기관 본위 경영을 하는 곳도 있고,
임명 전 공언과 달리 소극 경영으로 시정 동력을 약화시키는 곳도 있습니다.
여기에다 기관장 자신을 더 돋보이는데 관심인 곳도 있습니다.
심지어는 부산시의 정당한 감사 결과이행을 거부하는 기관장도 있습니다.
박 시장 밑에서 일을 하던 전직 시 고위간부가 기관장을 맡은 곳도,
해당기관 업무에 대한 전문성을 높이 사서 영입한 외부 전문가가 맡은 곳도 있습니다.
기관장들의 출신 이력과는 무관하게 벌어지는 상황인데요.
기관마다 3년 임기인 곳도 있고 임기 2년에 경영평가를 통해 1년 연장여부를 결정하는 곳도 있다보니 부산시의 고민이 깊어 보입니다.
{앵커:결국 산하기관장 임명에 대한 정치적 책임 역시 궁극적으론 부산시장에게 있다보니,
중대한 실책이 없는 한 중도하차를 무리하게 요구할 수도 없는 처지겠군요.
오늘 부산시정 순서는 여기까지 듣죠.
지금까지 김건형 기자였습니다.}
김건형
2025.12.09 07:4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