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쉬러 왔다 눈치만" 역할 못하는 이동노동자 쉼터
<앵커>
배달 기사나 대리운전 기사처럼 끊임없이 이동해야 하는 노동자들에게는 잠시 앉아 쉴 공간이 절실합니다.
이들을 위해 정부가 예산을 들여 쉼터 개선 사업을 이어가고 있지만, 구색 맞추기용 지원에 불과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는데요.
어찌 된 일인지 옥민지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점심시간, 밀려드는 주문에 배달 노동자의 발걸음이 분주해집니다.
쉴 새 없는 배달에 피로도 금세 쌓입니다.
이럴 때 잠시 숨 돌릴 수 있는 곳이 바로 이동노동자 쉼터입니다.
{"아유 더워서 그냥..." "시원한 물이나 하나 드시죠"}
"고용노동부는‘취약 노동자 일터개선 사업'을 통해 쉼터 설치를 지원하고 있습니다.
부산과 경남 역시 5억가량의 지원을 받아 9곳의 쉼터를 마련했습니다."
하지만 대부분이 구색만 갖췄을 뿐, 노동자들이 쉬어가기엔 불편함 투성입니다.
동래구의 한 쉼터, 이곳은 주차 공간이 없어 인도 한쪽에 오토바이를 세워둬야 합니다.
이곳뿐 아니라 부산·경남 쉼터의 절반 가까이가 주차 공간을 갖추지 못한 상황.
이동 노동자들은 단속 걱정에 보행자 눈치까지 보느라 쉬면서도 마음을 놓지 못합니다.
{우영달/배달 노동자/주차장도 없는 쉼터에 가면은 그 길가에 오토바이 쭉 대놓으면, 지나가는 사람들이 아 뭔데 오토바이 이렇게 많이 주차해놓나 시민들이 불편하게 여기거든요.}
"수영구에 있는 이동노동자 쉼터는 지하철역 아래에 있는데요.
이렇다 보니 지상에 오토바이를 세워두고, 수십 개의 계단을 내려와야만 이곳을 방문할 수 있습니다."
경남 양산에는 건물 8층에 쉼터가 마련돼 있는 등, 1분 1초가 수입과 직결되는 이동노동자들의 특성을 고려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헌승/기후에너지환경노동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국회의원/정부에서 단지 주먹구구식으로 예산만 늘릴 게 아니고 수요조사를 해서 원하는 곳에 설치해주면 점수를 좀 더 높여준다든지..}
현장 여건에 맞게 사업 선정 기준을 손보지 않는다면, 예산만 낭비하는 탁상행정이라는 비판을 피하긴 어려워보입니다.
KNN 옥민지입니다.
영상취재 오원석 김태용
영상편집 김민지
옥민지
2026.09.18 20:4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