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당 백만 원'에도 의사 못 구한다
<앵커>
지역의 의료 공백에 대한 우려가 점차 현실이 되고 있습니다.
경남 합천은 일당 1백만 원을 제시해도 의사구하기가 힘든 상황인데요.
여기에 응급실 운영마저 난항을 겪고 있는 지역의료현실, 이민재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오는 4월, 경남 합천의 공중보건의 27명 가운데 17명이 복무를 마칩니다.
보통 전역을 앞두고 모아둔 휴가를 한 번에 쓰기 때문에 당장 3월부터 보건소 의료공백은 불가피합니다.
하지만 이들을 대신할 신임 공보의는 '하늘의 별따기', 이제 원격진료를 해야 할 정도입니다.
("오늘 뭐 때문에 오셨어요? (감기 기운이 있어서요.) 증상이 어떠신데요? (가래가 좀 나고, 열은 많이 없고...)"
"가뜩이나 현역보다 긴 복무기간과 상대적으로 낮은 처우 탓에 지원율이 낮은데, 의정갈등을 겪으며 의사면허 취득자까지 급감한 탓입니다."
(손준성/경남 합천군 공보의/"4월에 전역을 하게 되면 인력이 보충되지 않으면 3~4개 지소를 매일 돌아가면서 보셔야 하는 선생님들도 있기 때문에, 많이 힘들지 않을까 싶습니다.")
"실제로 경남에서 치과와 한의과를 제외한 의과 공보의는 116명.
이 가운데 절반이 넘는 63명이 오는 4월 전역합니다."
공보의 대신 일반의사 채용을 위해 '파격조건'을 내걸어도 답이 안 나옵니다.
합천군은 보건소에서 근무하는 관리의사 1명을 뽑기 위해 일당 1백만 원을 조건으로 내걸었지만, 이마저도 채용에 애를 먹고 있습니다.
(정종섭/합천군 보건소 보건정책과장/"진료공백이 충분히 예상됩니다. 한동안 (문의) 전화도 없었습니다. 없어서 걱정을 많이 했죠.")
민간병원도 상황은 마찬가지입니다.
소아청소년과 산부인과 등 필수의료과목 전문의를 구하지 못해 진료가 중단되고, 응급실이 문을 닫기 일쑤.
피해는 주민들 몫입니다.
(강귀남/밀양병원 응급실 내원객/"저는 심장이 안 좋으니까, 자주 아파서 병원에 자주 와요. (응급실이) 없으면 불편하죠.")
지난해 8월 밀양시 유일의 24시 응급실이 돌연 문을 닫았는데 2달 만에 이곳 병원에서 새 응급실이 운영을 시작하면서 시민 불편은 겨우 해소됐습니다.
(정문모/밀양병원 원무부장/"시민들이 응급실을 찾아서 타 지역에 가서 헤매야 한다는 점이 가장 큰 이유였죠. 골든타임을 1분이라도 줄이기 위해서 응급실 운영을 시작한거고요.")
그나마 밀양은 다행입니다.
김해는 지역 최대 병원이 문을 닫은지 3년째지만 아직 뚜렷한 재개원 계획조차 없습니다.
날이 갈수록 심각해지는 의료 공백.현 정부의 지역의사제에 기대를 걸어보지만, 당장 발등에 떨어진 불은 끌 방법이 없습니다. KNN 이민재입니다.
영상취재: 박영준 권용국
이민재
2026.02.25 20:5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