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부산시정] 동남권투자은행 아닌 투자공사로 정리, 부산시 반발
김건형
입력 : 2025.09.23 07:47
조회수 : 4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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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지난 한 주 부산시청 안팎의 주요 소식들을 정리해보는 부산시정 순서입니다.
오늘도 김건형 기자와 함께 합니다.
지난주엔 정부의 한국산업은행 부산 이전 백지화에 이은 동남권산업투자공사 설립 추진이 부산시를 떠들석하게 만들었습니다.
<기자>
후보 시절 이재명 대통령은 산업은행 이전은 지난 정권의 불가능한 약속이었다며 대신 동남권투자은행 설립을 공약했죠.
당시 상황을 되짚어보면,
원래 지역 차원의 더불어민주당 공약개발 과정에서 동남권산업투자공사 설립 추진안이 먼저 제기가 됐던 상황이었습니다.
하지만 부산시 안팎에선 투자공사 설립안에 대해 마뜩찮은 기류가 강했습니다.
투자공사 보다는 투자은행이 낫다는 시 내부 분석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런 와중에 선거유세차 부산을 찾은 이재명 후보가 동남권투자은행 카드를 꺼내 들면서,
투자공사 논란은 달아오르지 않은채 수면 아래로 가라앉는 듯 했습니다.
다만 민주당 차원에선 대통령 공약과는 달리 동남권산업투자공사 설립법안을 그대로 발의를 하면서 논란의 불씨를 남겼습니다.
때문에 대선 이후 저는 이 부분이 어떻게 정리될지 정부, 여당 관계자들을 두루 취재하기도 했었는데요,
취재결과 공사와 은행의 차이점 등에 대해 분명한 인식이 정립되지 못한 상태에서 공약이 이뤄졌다는 정황을 실제 확인했습니다.
행여나 이 이슈가 여야 정치권 공방소재로 비화되기 전에 선제적으로 지역 학계나 경제계가 관련 논의의 물꼬를 틔워야할 필요성을 보도하기도 했습니다.
정부,여당 내부적으로 추진 방향이 명확히 서지 않았던 상황이니,
지역 차원에서 먼저 머리를 맞대 골몰해서 가장 효과적이고 유리한 방안을 여권에 요구하는게 필요해보였습니다.
그런데 이제 그 골든타임을 놓친 듯 합니다.
<앵커>
그 말씀은 이제 정치권 공방의 소재가 돼버렸단건가요?
김 기자의 우려가 현실화됐다는 설명 같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지난주 국무회의에서 대통령이 직접 동남권투자은행 설립이 어떻게 되고 있냐며 전재수 해양수산부 장관에게 물었고,
전 장관과 이억원 금융위원장은 투자공사 설립으로 정리했다고 보고를 했습니다.
투자공사에서 투자은행으로 바뀌었던 대선공약이 실행단계에서 다시 투자공사로 되돌아 온 겁니다.
당장 박형준 부산시장은 강하게 반발했습니다.
"대통령 공약 파기이자 부산시민을 무시하는 처사다.
사탕발림으로 지역발전의 근원적 해결책을 외면한 결정이다."
박 시장 입장문에 담긴 내용입니다.
그는 또 한국산업은행을 '고래'에, 동남권투자은행을 '참치'에, 동남권투자공사를 '멸치'에 각각 비유하면서,
고래를 참치도 아닌 멸치와 바꾸자는 격이냐며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직접 들어보시죠.
{박형준/부산시장/"우리 부산의 입장에서 보면 고래를 주고 참치를 받지도 못하는 이런 상황이라 생각을 하고 정부 입장에서 부산시민한테 일단 떡이나 하나 먹어라 이런 식으로 하는 것 아닌가?"}
그간 박 시장 톤에 비해 상당히 이례적으로 강한 표현을 쏟아냈는데요,
최근 잇따른 시정평가 여론조사들에서 확인된 심상찮은 민심의 흐름을 반전시킬 소재로 보고 박 시장이 공세모드로 전환한게 아니냐는 일각의 분석도 나왔습니다.
여기에다 국회 대정부질문에서는 국민의힘 이헌승 의원이 나서 부산시민은 날림,졸속 금융기관은 원치 않는다며 정부를 압박했습니다.
이런 야권의 공세에 대해 전재수 해수부 장관도 물러서지 않았습니다.
부산에서 열린 여러 행사를 찾아 투자공사 설립 당위성을 역설했는데요.
"은행을 만들면 금융감독 당국의 촘촘한 규제로 인해 함부로 대출도 못 한다"면서,
"은행은 여*수신으로 돈을 버는데 수십조에 달하는 투자재원을 어느 세월에 만들겠냐"며 "공사를 설립해 공사채를 발행해야 막대한 투자재원이 한꺼번에 생긴다"고 주장했습니다.
공교롭게도 한 행사에선 사회자를 중심으로 박 시장과 전 장관만 앉아 이번 이슈에 대해 각자의 견해를 피력하는 무대까지 연출되면서 흡사 미리보는 시장 선거토론전처럼 보였다는 얘기도 나왔습니다.
<앵커>
확실히 여권은 '투자공사', 야권은 '투자은행'이 맞다는 입장으로 대립구도가 짜여져 버렸네요.
갑작스런 이슈화로 지역 시민사회는 다소 혼란스러울 것 같습니다.
<기자>
평소 부산시정에 비판적인 일부 시민단체는 당장 박 시장이 자기 흠은 보지 못하고 남 탓만 한다며 꼬집는 성명서를 내기도 했습니다.
상대적으로 부산시정에 협조적인 시민단체 관계자들 사이에서도 현실적으로 투자공사가 적절하다는 견해와 시간이 걸리더라도 투자은행의 경제적 효과가 낫지 않겠냐는 견해가 엇갈렸습니다.
여기에다 이번 사안을 전재수 해수부 장관이 챙기는 부분에 대해선 뭔가 부자연스럽다는 이야기도 나옵니다.
동남권산업투자공사라는 기관 성격을 보면 해수부 관할이 아니지 않냐는 거죠.
현재 주무부처는 금융위원회가 맞고 정부조직 개편안에 따르면 나중엔 재정경제부 관할이 될 전망입니다.
동남권산업 가운데 해수부 연관 산업은 일부에 불과한데 기관 설립 문제에 해수부 장관이 깊이 개입할수록 기관 위상이나 성격이 축소돼버리진 않겠냐는 우려에다,
이미 부산에 있는 해수부 관할의 한국해양진흥공사와의 역할 중복 문제가 더 도드라져서 걸림돌로 작용하지 않겠냐는 지적도 나옵니다.
실제 기획재정부는 동남권투자공사 신설에 부정적입니다.
산업은행과 한국수출입은행 등 기존 정책금융기관과의 중복으로 비효율이 우려된다는 이유입니다.
<앵커>
국무회의 각료 가운데 전 장관이 유일한 부산 출신 의원이다보니 대통령이 묻긴 했을텐데,
그 부분 역시 대통령이 전 장관을 통해 부산에 지속적인 정치적 메시지를 던지려는 의도가 아니냐는 야권의 반발이 나올법 하군요.
오늘 순서는 여기까지 듣죠.
지금까지 김건형 기자와 함께 했습니다.
지난 한 주 부산시청 안팎의 주요 소식들을 정리해보는 부산시정 순서입니다.
오늘도 김건형 기자와 함께 합니다.
지난주엔 정부의 한국산업은행 부산 이전 백지화에 이은 동남권산업투자공사 설립 추진이 부산시를 떠들석하게 만들었습니다.
<기자>
후보 시절 이재명 대통령은 산업은행 이전은 지난 정권의 불가능한 약속이었다며 대신 동남권투자은행 설립을 공약했죠.
당시 상황을 되짚어보면,
원래 지역 차원의 더불어민주당 공약개발 과정에서 동남권산업투자공사 설립 추진안이 먼저 제기가 됐던 상황이었습니다.
하지만 부산시 안팎에선 투자공사 설립안에 대해 마뜩찮은 기류가 강했습니다.
투자공사 보다는 투자은행이 낫다는 시 내부 분석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런 와중에 선거유세차 부산을 찾은 이재명 후보가 동남권투자은행 카드를 꺼내 들면서,
투자공사 논란은 달아오르지 않은채 수면 아래로 가라앉는 듯 했습니다.
다만 민주당 차원에선 대통령 공약과는 달리 동남권산업투자공사 설립법안을 그대로 발의를 하면서 논란의 불씨를 남겼습니다.
때문에 대선 이후 저는 이 부분이 어떻게 정리될지 정부, 여당 관계자들을 두루 취재하기도 했었는데요,
취재결과 공사와 은행의 차이점 등에 대해 분명한 인식이 정립되지 못한 상태에서 공약이 이뤄졌다는 정황을 실제 확인했습니다.
행여나 이 이슈가 여야 정치권 공방소재로 비화되기 전에 선제적으로 지역 학계나 경제계가 관련 논의의 물꼬를 틔워야할 필요성을 보도하기도 했습니다.
정부,여당 내부적으로 추진 방향이 명확히 서지 않았던 상황이니,
지역 차원에서 먼저 머리를 맞대 골몰해서 가장 효과적이고 유리한 방안을 여권에 요구하는게 필요해보였습니다.
그런데 이제 그 골든타임을 놓친 듯 합니다.
<앵커>
그 말씀은 이제 정치권 공방의 소재가 돼버렸단건가요?
김 기자의 우려가 현실화됐다는 설명 같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지난주 국무회의에서 대통령이 직접 동남권투자은행 설립이 어떻게 되고 있냐며 전재수 해양수산부 장관에게 물었고,
전 장관과 이억원 금융위원장은 투자공사 설립으로 정리했다고 보고를 했습니다.
투자공사에서 투자은행으로 바뀌었던 대선공약이 실행단계에서 다시 투자공사로 되돌아 온 겁니다.
당장 박형준 부산시장은 강하게 반발했습니다.
"대통령 공약 파기이자 부산시민을 무시하는 처사다.
사탕발림으로 지역발전의 근원적 해결책을 외면한 결정이다."
박 시장 입장문에 담긴 내용입니다.
그는 또 한국산업은행을 '고래'에, 동남권투자은행을 '참치'에, 동남권투자공사를 '멸치'에 각각 비유하면서,
고래를 참치도 아닌 멸치와 바꾸자는 격이냐며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직접 들어보시죠.
{박형준/부산시장/"우리 부산의 입장에서 보면 고래를 주고 참치를 받지도 못하는 이런 상황이라 생각을 하고 정부 입장에서 부산시민한테 일단 떡이나 하나 먹어라 이런 식으로 하는 것 아닌가?"}
그간 박 시장 톤에 비해 상당히 이례적으로 강한 표현을 쏟아냈는데요,
최근 잇따른 시정평가 여론조사들에서 확인된 심상찮은 민심의 흐름을 반전시킬 소재로 보고 박 시장이 공세모드로 전환한게 아니냐는 일각의 분석도 나왔습니다.
여기에다 국회 대정부질문에서는 국민의힘 이헌승 의원이 나서 부산시민은 날림,졸속 금융기관은 원치 않는다며 정부를 압박했습니다.
이런 야권의 공세에 대해 전재수 해수부 장관도 물러서지 않았습니다.
부산에서 열린 여러 행사를 찾아 투자공사 설립 당위성을 역설했는데요.
"은행을 만들면 금융감독 당국의 촘촘한 규제로 인해 함부로 대출도 못 한다"면서,
"은행은 여*수신으로 돈을 버는데 수십조에 달하는 투자재원을 어느 세월에 만들겠냐"며 "공사를 설립해 공사채를 발행해야 막대한 투자재원이 한꺼번에 생긴다"고 주장했습니다.
공교롭게도 한 행사에선 사회자를 중심으로 박 시장과 전 장관만 앉아 이번 이슈에 대해 각자의 견해를 피력하는 무대까지 연출되면서 흡사 미리보는 시장 선거토론전처럼 보였다는 얘기도 나왔습니다.
<앵커>
확실히 여권은 '투자공사', 야권은 '투자은행'이 맞다는 입장으로 대립구도가 짜여져 버렸네요.
갑작스런 이슈화로 지역 시민사회는 다소 혼란스러울 것 같습니다.
<기자>
평소 부산시정에 비판적인 일부 시민단체는 당장 박 시장이 자기 흠은 보지 못하고 남 탓만 한다며 꼬집는 성명서를 내기도 했습니다.
상대적으로 부산시정에 협조적인 시민단체 관계자들 사이에서도 현실적으로 투자공사가 적절하다는 견해와 시간이 걸리더라도 투자은행의 경제적 효과가 낫지 않겠냐는 견해가 엇갈렸습니다.
여기에다 이번 사안을 전재수 해수부 장관이 챙기는 부분에 대해선 뭔가 부자연스럽다는 이야기도 나옵니다.
동남권산업투자공사라는 기관 성격을 보면 해수부 관할이 아니지 않냐는 거죠.
현재 주무부처는 금융위원회가 맞고 정부조직 개편안에 따르면 나중엔 재정경제부 관할이 될 전망입니다.
동남권산업 가운데 해수부 연관 산업은 일부에 불과한데 기관 설립 문제에 해수부 장관이 깊이 개입할수록 기관 위상이나 성격이 축소돼버리진 않겠냐는 우려에다,
이미 부산에 있는 해수부 관할의 한국해양진흥공사와의 역할 중복 문제가 더 도드라져서 걸림돌로 작용하지 않겠냐는 지적도 나옵니다.
실제 기획재정부는 동남권투자공사 신설에 부정적입니다.
산업은행과 한국수출입은행 등 기존 정책금융기관과의 중복으로 비효율이 우려된다는 이유입니다.
<앵커>
국무회의 각료 가운데 전 장관이 유일한 부산 출신 의원이다보니 대통령이 묻긴 했을텐데,
그 부분 역시 대통령이 전 장관을 통해 부산에 지속적인 정치적 메시지를 던지려는 의도가 아니냐는 야권의 반발이 나올법 하군요.
오늘 순서는 여기까지 듣죠.
지금까지 김건형 기자와 함께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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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건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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