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시정] 대한항공 역할론*AI 육성방안
<앵커>
한 주간의 부산시 안팎의 주요 소식들을 정리해보는 주간시정 순서입니다.
오늘도 김건형 기자와 함께 합니다.
지난주엔 에어부산과 통합 저비용항공사의 향배를 두고 다시 한 번 지역사회 여론이 술렁였습니다.}
네, 아시아나 항공을 합병한 대한항공이 지난주 새로운 기업 이미지를 발표했습니다.
41년만에 기업 이미지를 바꾸는 만큼 행사 규모가 상당했습니다.
부산 지역사회에서 관심을 가진 건 역시나 지역 향토기업인 에어부산의 운명이었습니다.
지역 일각에서 요구하는 분리매각이 가능할지,
아니면 새로 탄생하게 될 통합LCC 본사라도 부산에 자리잡을 수 있느냐는 부분인데요.
대한항공의 최고 의사결정권자인 조원태 회장의 입에 이목이 쏠린겁니다.
평소 외부 활동을 잘 드러내지 않고 언론과의 접촉도 거의 없는 조 회장의 생각이 궁금했던 건데,
결론적으로 지역 사회의 기대에 부응할만한 입장 표명은 없었습니다.
CI 공개 행사에 앞서 이뤄진 기자간담회에서 조 회장은,
에어부산 분리매각에 대해선 확실히 선을 그었고,
진에어 중심의 통합방침도 재확인을 했습니다.
{조원태/한진그룹 회장/"분리 매각에 대한 얘기는 한 2, 3년 전부터 계속 들어왔었는데 기본적으로 제 입장은 그거(분리매각)에 대해서는 크게 이렇게 생각해 본 적이 없고요."}
{앵커:조 회장이 공개석상에서 에어부산 분리매각 입장을 밝힌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던 만큼, 지역사회는 큰 실망감을 드러내고 비판 목소리도 커졌습니다.}
대한항공이 에어부산 분리매각을 고려하지 않는다는 건 이미 알려진 사실이긴 합니다.
때문에 '예고된 참사'란 말도 나왔습니다.
여기에다 앞으로 진에어가 에어부산이 지금까지 부산에서 했던 역할 이상으로 부산에서 역할을 할 것으로 계획한다는 말도 조 회장이 했는데,
이 발언 역시 저비용항공사 3사의 통합이라 말은 하지만 사실상 진에어 중심 합병이라는 우려가 재확인됐다는 시각입니다.
통합LCC 관련 이슈가 생긴게 4년이나 흘렀습니다.
지역이 직접 만든 번듯한 우량 향토기업 하나가 사라질 위기에 처했는데,
그 동안 부산시가 대체 무엇을 했느냐는 부산시 역할론에 대한 비판도 또 터져나왔습니다.
{앵커:부산시 입장이 상당히 곤혹스러울듯한데 당일 행사에 박형준 시장도 내빈으로 초대받아 참석했었죠?}
네, 박 시장도 직접 참석을 해 조 회장과 인사도 나눴습니다.
이를 두고 박 시장이 초대는 받았지만 무안을 당한거 아니냐는 시각도 나왔는데,
부산시는 전혀 다른 해석을 하고 있습니다.
대한항공이 부산시와의 협력적 관계를 모색하기 위해 박 시장을 모셨다는 건데요,
앞서 전해드린 진에어 중심의 통합론으로 해석된 조 회장 발언에서도 방점은 진에어가 아니라 지금보다 더 부산에서 역할을 할 것이라는 데 있다고 해석합니다.
또 조 회장이 부산과 가덕신공항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 합병 이후에도 포지션을 유지한다는 발언 역시 긍정적으로 바라봅니다.
지역사회의 우려 섞인 인식과는 온도차가 확연한데,
이는 부산시와 대한항공 양측의 핵심 고위직 사이 물밑 협의가 최근 가동되기 시작하면서,
상호 협력방안과 비전 등의 공유 여지가 생겼기 때문으로 파악됩니다.
통합까지 2년의 시간이 있는만큼 섣불리 결과를 내기보단 지속적인 협의를 통해 통합LCC 본사 유치를 포함해 보다 광범위한 지역 발전방안을 대한항공과 찾아보겠다는게 부산시 핵심관계자 설명입니다.
{앵커:에어부산이 지역에서 갖는 의미와 가덕신공항의 미래 비전을 조원태 회장이 정확히 이해했는지 여부에 따라 지난주 발언의 의중과 무게가 가늠될 수 있겠군요,
다음 소식 짚어보죠. 부산시가 대대적인 글로벌 AI허브도시 구상을 발표했더군요.}
AI혁명이란 단어가 이젠 놀랍지 않습니다.
인공지능 기술은 앞으로 지역산업과 지역 경쟁력을 좌우할 것으로 전망되는데요,
부산시는 4대 AI 플래그십 프로젝트를 내놓았습니다.
AI를 만드는 산업과 AI로 살기좋은 시민, AI를 활용하는 행정 그리고 AI를 대비하는 인재까지 4개 분야에 걸친 전략과제를 추진합니다.
AI와 관련해선 서울을 비롯해 여러 지역에서도 앞다퉈 전략을 발표하고 있습니다.
흔히 행정에선 툭하면 무슨 5개년 계획, 몇 대 종합전략들을 내놓는데,
이번 부산시 발표도 한때 유행처럼 보여주기식 발표가 될 지도 모릅니다.
다만 제가 의미깊게 본 점은 AI와 관련해선 우리 지역이 다른 곳들보다 좋은 조건을 갖췄다는 전문가들 진단이였습니다.
어떤 산업이든 발전을 하려면 전*후방 연관산업들과의 생태계 조성이 필수인데요.
동남권에는 AI산업 활성화에 필수 후방산업인 풍부한 전력망 공급이 가능한데다 대규모 데이터센터들도 이미 자리하기 시작했습니다.
AI산업을 필요로 하는 다양한 수요기업들도 밀집돼 있습니다.
제조, 물류, 금융, 의료*헬스케어 등인데, 특히 제조업의 경우엔 경남과 울산이 국내 대표 중심지입니다.
여기에다 이미 AI를 적극적으로 적용할 수 있는 일종의 실증단지인 스마트시티 시범사업도 국내 최대 규모로 진행되고 있습니다.
{앵커:유리한 조건을 갖추고 있다면야 동남권 전체가 합심해서 AI산업을 집중 육성할 필요성이 있겠군요.}
경남도 역시 제조업 디지털 전환에 박차를 가하기 시작했습니다.
지역의 기존 주력산업들이 경쟁력을 유지하기 위해서라도 AI 등을 적극 활용해야한다는 거죠.
이 대목에서 알 수 있듯이 AI 대전환에 있어서도 부산과 경남은 상당히 상호보완적인 역할을 기대할 수 있습니다.
특히 대학도시로 불리는 부산이 AI인재 양성과 연구개발에 집중하면 경남이 그 성과를 활용할 수 있는 여건입니다.
{박상후/부산대 대외협력부총장/" AI와 관련된 좋은 연구시설이 부산에 정착이 되고 그게 동남권 지역으로 확산될 수 있도록 그렇게 구도를 갖는게 중요하다고 봅니다."}
{AI가 바꾸어갈 미래가 한편으론 두렵기도 한데 잘 준비만한다면 지역에겐 또 다른 기회도 될 수 있겠군요. 오늘 순서는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지금까지 김건형 기자였습니다.}
2025.03.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