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시정]-현대건설, 벡스코 3전시장 공사 입찰 포기
<앵커>
지난 한 주간 부산시청 안팎의 주요 소식들을 정리해보는 부산시정 순서입니다.
오늘도 김건형 기자와 얘기 나눠 보겠습니다.
가덕신공항 공사에서 일방적으로 철수하며 거센 비판을 받았던 현대건설의 지역 내 입지가 위축되고 있단 소식부터 짚어보죠.
<리포트>
말씀하셨다시피 현대건설은 신공항 부지 조성 공사 수의계약을 파기하면서 지역 여론의 거센 역풍을 맞았습니다.
그러면서도 또 다른 지역의 대표 공공사업인 부산 벡스코 제3전시장 건립사업 입찰은 준비하고 있었습니다.
벡스코 지분의 30% 이상을 현대가가 갖고 있다 보니 제1, 제2전시장에 이어 제3전시장 공사 역시 현대건설이 맡는 게 유력해 보였습니다.
당초 약속과 달리 어려움이 예상될 듯한 지역 숙원 사업에선 일방적으로 발을 빼놓고,
안정적이고 돈벌이가 되는 알짜사업에만 뛰어드는 것이냐는 비판이 더 커졌었는데요.
지역 시민단체들의 잇딴 규탄 기자회견에다 부산시의회는 국가와 지방계약 입찰에서 현대건설 배제를 촉구하는 결의안을 시의원 전원 명의로 발의해 채택하기도 했습니다.
결국 현대건설이 손을 들었습니다.
벡스코 제3전시장 사업에 참여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지난 18일 부산시에 공식적으로 알려왔습니다.
<앵커>
지역 시민사회의 분노가 현대건설을 물러서게 만들었다고 볼 수 있겠군요.
<기자>
이번 현대건설의 답변에는 부산시가 일정 부분 역할을 한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부산시는 벡스코 제3전시장 건립 사업 입찰 설명회에 참석한 16개 업체를 대상으로 지난 12일 사전 의향 조사 공문을 보냈는데요,
6일여만에 현대건설이 "참여 의사 없음"으로 회신한 겁니다.
일부 정치권이 현대건설과 부산시간의 유착의혹까지 제기한 상황에서 부산시로서는 근거없는 정치공세라는 것을 입증하기 위해서라도 분명히 선을 그을 필요가 있었습니다.
앞서 부산시는 국토부에 현대건설을 부정당업자로 지정해 달라는 입장을 전달하기도 했는데,
일단 당장 다가온 벡스코 사업에서부터 일종의 쐐기를 박는 후속조치를 취한 것으로도 풀이됩니다.
한편 정부 차원의 현대건설 부정당업자 지정 문제는 쉬이 결론이 나지 않고 있습니다.
정당한 사유 없이 국가계약을 철회하거나 성실히 이행하지 않을 경우 부정당업자 지정이 가능한데 최대 2년간 모든 국가계약 입찰에 참여할 수 없게 됩니다.
<앵커>
벡스코 3전시장 건설과는 달리 현대건설의 고리1호기 해체 사업 참여 문제는 여전히 남아 있다고하니 이 점 역시 계속 주시해야겠군요.
다음으로 부산형 차세대 급행철도 BuTX 건설사업 소식 짚어볼까요?
<기자>
BuTX는 가덕도신공항과 기장 오시리아를 30분대로 잇는 차세대 급행철도입니다.
앞으로 10년간 추진될 부산 도시철도망 구축계획안에서도 1순위에 올라있습니다.
총 사업비만 4조7천억원에 달하는데 민간투자사업으로 추진됩니다.
재정사업은 예비타당성 조사를 통과해야 하지만 민자사업의 경우 재정보다 민자로 추진하는 게 더 적합한지를 따져보는 민자 적격성 조사를 거쳐야 사업이 본궤도에 오르게 됩니다.
BuTX의 경우 부산시가 지난 2023년 11월 한국개발연구원에 민자 적격성 조사를 의뢰하고 절차 진행을 기다려왔는데요.
오랜 기다림 끝에 지난주에야 종합평가를 위한 프리젠테이션이 세종시에 있는 KDI에서 비공개로 진행됐습니다.
평가위원들을 상대로 부산시가 BuTX 사업이 왜 필요한지를 설명하는 자리였는데,
박형준 시장이 직접 나섰습니다.
박 시장은 30여분에 걸쳐 지금까지의 준비 상황과 시의 사업 추진 의지를 강조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앵커>
정부 차원의 평가 과정에 광역단체장이 직접 등판해 PT를 하는 건 상당히 이례적이지 않나요?}
그렇습니다.
보통 평가단 등이 해당 지역을 찾아 현장평가를 한다면 성의를 보이는 차원에서 단체장이 잠시 나서 설명을 하기도 하지만,
출장까지 가는 경우는 흔지 않습니다.
가덕도신공항 개항에 맞춘 BuTX 개통의 중요성과 시급성에 더불어,
내년 3선 도전에 나서는 박 시장 개인에게도 의미가 상당한 때문으로 풀이되는데요.
BuTX는 '어반루프'부터 시작된 박형준표 SOC의 핵심공약로 볼 수 있습니다.
다만 BuTX에 아직 상용화 전 신기술인 수소열차가 투입된다는 점은 변수로 꼽힙니다.
BuTX 사업 속도에 맞춰 기술 상용화가 이뤄진다면야 국내 1호 수소철도라는 큰 성과가 될테지만 반대의 경우를 감안한다면 그만큼 실험적인 사업이기도 합니다.
참고로 박 시장이 직접 PT에 나선건 이번이 두 번째입니다.
올 상반기 해양수산부가 주관한 '복합해양레저관광도시 조성사업' 공모 때에도 등판을 했었는데요.
민간투자 8천억원 이상 유치를 조건으로 이른바 '한국형 칸쿤'으로 꼽힐만한 해양 레저 명소를 만들겠다는 정부 공모사업이었습니다.
부산시는 옛 다대소각장 부지 개발을 포함한 사업안으로 도전장을 내고 전국의 9개 지자체와 경쟁을 벌였는데 고배를 마셨습니다.
지난달말 발표된 최종 선정지에는 경남 통영과 경북 포항, 이렇게 2곳이 이름을 올렸습니다.
박 시장으로선 이번 두 번째 등판을 통해선 성과를 거둬야되는 나름의 압박도 있는 겁니다.
<앵커>
BuTX의 민자적격성 조사 결과는 이르면 다음 달쯤 나올꺼란 전망이던데,
부산시 바람대로 적격성 조사 통과 이후 내년 말 착공으로 이어질지 지켜봐야겠습니다.
오늘 순서는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지금까지 김건형 기자와 함께 했습니다.
2025.08.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