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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물포커스

[인물포커스] -김현준 경상국립대 의과대학 교수

강유경 입력 : 2025.03.17 07:45
조회수 : 256
KNN 인물포커스입니다.
우울증은 흔히 마음의 감기라고도 많이 불리는데요. 이제는 감기를 넘어서 일상생활을 위협할 수 있는 중병으로 그 심각성을 더해가고 있습니다. 오늘은 이런 우울증 치료에 새로운 치료 전략이 될 수 있는 연구 결과가 경남 경상대학교에서 나와 눈길을 끌고 있는데요. 경상대 의과대학 김현준 교수 모시고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안녕하십니까?

-네, 안녕하세요.

Q.
이번에 교수님이 우울증 치료에 새롭게 적용될 수 있는 연구 결과를 내놓으셨다고 들었습니다. 일반인들이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설명 부탁드리겠습니다.

A.
예, 조금 부끄럽고 쑥스럽습니다. 이런 데 와서 말씀을 드린다는 게 제가 이번에 발표한 연구 논문은요. 글루타민 합성 효소의 활성을 증가시키는 방법이 우울증 치료에 사용될 수 있다는 연구 결과입니다. 우울증이라고 하면 아주 쉽게 생각할 수도 아주 어렵게 생각할 수도 있는 그런 질병입니다.

쉽게 생각할 수 있다는 점은 남녀노소를 구분하지 않고 누구나 걸릴 수 있다는 말입니다. 실제로 전 세계 인구의 10% 이상이 우울증을 경험한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두 번째로 아주 어렵다는 말은 아직도 부작용이 없고 효과가 빠른 우울증 치료제가 없기 때문입니다. 참 다양한 원인으로 우울증을 겪을 수 있는데요. 저는 여러 가지 원인 중에서 일상생활의 스트레스가 가장 큰 원인이 된다고 생각했습니다.

만성적인 스트레스 상태에서 우울증에 걸리게 되면 감정을 담당하는 뇌의 활성도가 줄어들게 됩니다. 줄어든 뇌의 활성도는 흥분성 신경 전달 물질인 '글루타메이트'가 줄어들었기 때문이고요. '글루타메이트'가 줄어든 이유는 신경 세포에서 '글루타메이트'를 만드는 재료인 글루타민이 부족해서 생기는 현상입니다. 그래서 저는 당연히 활성이 떨어진 글루타민 합성 효소의 활성을 증가시킬 수 있는 방법을 찾으려 했습니다.

이번 논문에서는 아미노산의 한 종류인 '티로신'과 두 개로 구성된 '다이펩타이드', '티로신 글루타민'이 만성 스트레스에 의해 감소한 글루타민 합성 효소의 활성을 증가시켜서 실험동물의 우울증이 나아진 것을 보여줬습니다. 저희는 이러한 전략이 우울감을 느끼는 사람들한테도 적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Q.
그럼 기존에 나왔던 우울증 치료와는 어떤 차이점이 있는 거죠?

A.
저희가 흔히 말하기로 남을 도와주기는 힘들어도 방해하기는 쉽다고 합니다. 질병의 치료제를 개발하는 방법도 비슷한데요. 특정 효소의 작용을 방해하는 물질을 찾는 것이 활성을 증가시켜 주는 물질을 찾는 것보다 훨씬 쉽습니다. 그래서 저희가 사용하는 많은 약들이 특정 효소의 작용을 억제해 주는 물질들입니다. 하지만 이번 연구 결과에서 저희가 제안한 항우울제 후보 물질은 글루타민 합성 효소의 활성을 증가시켜 주는 효능을 보입니다.

특정 효소의 활성을 증가시키는 작용 방식은 이제까지 다른 약들과는 다른 방식입니다. 이렇게 이전에 볼 수 없었던 새로운 작용 방식을 가지는 약들을 '혁신 신약'이라고 합니다. 저는 이번에 저희가 제안한 치료 전략이 '혁신 신약'으로 개발될 수 있는 가능성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Q.
그럼 이런 연구 결과가 실제 상용화, 그러니까 실제로 우울증 환자들이 치료에 사용될 수 있도록 지금 추진되고 있는 건가요?

A.
예, 아주 어렵고 참 애매한 질문이고 참 바람직한 질문입니다. 저희 같이 특정 질환의 치료 효과가 있을 법한 연구 결과를 얻게 되면 연구 결과의 권리 보호와 추후에 상용화를 위해 지식재산권 즉 특허를 추론합니다.

이번 연구 결과는 아미노산인 '티로신'과 티로신이 포함된 '펩타이드'에 대한 내용으로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미국, 캐나다, 유럽, 중국, 일본 등에 특허 출원되어 있습니다. 그리고 기술의 일부 권리는 이미 기능성 식품을 개발하고자 하는 국내 기업 두 곳에 기술 이전이 되었습니다.

아마도 3~4년 안에는 스트레스와 우울감을 경감시켜 줄 수 있는 새로운 건강기능식품이 세상에 나올 것으로 기대합니다. 그리고 우울증 환자 치료를 위한 전문 의약품 개발을 위해서 저희는 지속적으로 연구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이번 논문에 발표하지 않은 다른 항우울제 후보물질에 관한 연구 내용도 확보하고 있고요. 바라건대 조만간 항우울제 개발을 저희처럼 소망하는 든든한 기업 파트너를 만나 연구에 박차를 가하고 싶습니다.

Q.
이번에는 조금 다른 내용의 질문을 한번 드리겠습니다. 교수님께서는 진주에 있는 경상 국립대에서 직접 다른 대학원생들과 함께 이런 연구를 진행하셨는데요. 지역에서 연구를 진행하는데 어떤 어려움은 없으셨나요?

A.
경상남도 진주시의 인구가 현재 약 34만 명 정도 됩니다. 사실 의학을 연구하는데 연구 인프라를 확보하려면 제 생각에는 최소한 100만 명 이상의 인구를 가지고 있는 도시가 훨씬 유리하다고 생각합니다. 솔직히 연구 인력을 확보하는 일이 조금 힘듭니다. 하지만 뜻이 있는 곳에 길이 있다는 아주 상투적인 말도 있습니다만 저와 저희 연구실 멤버들은 스트레스 없는 세상, 우울하지 않는 세상이라는 같은 꿈을 꾸고 있습니다. 몇 명 안 되는 사람들이기 때문에 아주 단합이 잘 됩니다.

연구비가 넉넉하지는 않지만, 우리 학교는 다행히 대학원생들을 지원해 주는 교육부 'BK 연구단' 프로그램과 대학 자체 예산으로 전일제 대학원생들의 등록금을 지원해 주고 있습니다. 다행히 여러 가지 연구 주제를 펼칠 여유가 생기지 않아 만성 스트레스와 우울증 연구에 전념할 수 있었습니다.

Q.
앞으로도 그럼 이 연구와 관련해서 추가로 어떤 연구 준비하고 계시는지, 마지막으로 설명 부탁드리겠습니다.

A.
이번 연구 결과는 글루타민 합성 효소의 활성을 높여서 우울증을 치료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제시한 것입니다. 잘 아시다시피 신약 개발의 길은 정말 멀고도 험합니다. 탄탄한 가설과 기초 연구 위에서 시작해도 성공보다 실패가 더 보편적인 과정입니다. 하지만 하고자 하면 이제는 할 수 있을 것 같은 생각이 듭니다.

일반 식품, 건강기능식품으로 저희가 가지고 있는 가설을 하나하나 증명해 나가면서 마지막으로 전문 의약품이 필요한 환자들을 위해 한국에서 신약을 개발하는 것이 이제부터 제가 가고 싶고 또 가야 할 길이라고 생각합니다.

네. 우울증이 성인들을 넘어서 대학생들, 나아가 청소년들까지 확산하고 있다는 소식을 들으면 마음이 참 착잡해지는데요. 이번 연구 결과가 이런 우울증 환자들에게 또 하나의 희망이 됐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오늘 나와주셔서 감사합니다.

-예,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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