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문화
창원의 중심에서 예술을 외치다 - 샤갤러리 * 샤아트컴퍼니 대표 박진희
표중규
입력 : 2026.05.20 09:21
조회수 : 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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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원을 스쳐지나는 사람과 창원에서 삶을 사는 사람 사이에 가장 큰 차이는 창원의 중심이 어디라고 인지하는지에 있다는 말을 자주 한다. 스쳐지나는 이들에게 경남도청부터 광활한 직선도로로 이어져 창원국가산단까지 이어지는 길의 무게추 역할을 하는 창원광장이 명실공히 창원의 중심이라면, 실제로 창원이라는 도시에서 숨을 쉬고 밥을 먹고 거닐며 삶을 살아가는 이들에게 그 중심은 이유 불문하고 용지호수일 수밖에 없다는 게, 20여 년 전부터 창원에서 새벽과 낮과 밤과 또 틈틈이 자잘한 시간의 조각들을 쌓아온 창원시민으로서의 솔직한 마음이다. 이런 용지호수를 마치 내 집 앞 정원처럼 펼쳐놓은 곳에 독특한 갤러리가 숨어있는 줄은 얼마전에야 우연히, 박미 작가의 추천 덕택에 알았다. 봄을 맞아 새로운 전시회를 연 샤갤러리의 첫날, 박진희 대표를 만난 것도 바로 그 얼마전이다.
기자샤갤러리 안쪽에 이런 공간이 있는 줄 정말 몰랐어요. 용지호수를 바라보는 위치가 정말 전망대급이에요! 샤갤러리가 원래 이 자리를 계속 지키고 있었던 건가요?
박진희
약 6년 전 샤아트컴퍼니를 설립하며 작품 컬렉션 자문과 미술품 컨설팅을 시작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미술품을 컬렉팅한 지 어느덧 16년 정도 되었는데요. 그동안 주변 사업가분들이나 지인분들이 작품에 대해 관심은 높지만 어떤 기준으로 작품을 선택하고 구매해야 하는지, 또 어떻게 보관하고 관리해야 하는지에 대한 어려움을 겪고 계신다는 것을 알게 됐습니다. 최근에는 세금이나 상속 같은 문제까지 맞물리면서 미술품을 단순한 취미가 아닌 자산으로 바라보는 시선도 많아졌죠. 그런데 정작 창원에는 이런 고민을 함께 나누고 전문적인 조언을 받을 수 있는 기반이 부족하다고 느꼈습니다.
저는 컬렉터 분들이 보다 깊이 있게 예술을 이해하고, 자신만의 안목을 키울 수 있도록 돕고 싶었습니다. 그렇게 활동을 이어가다 보니 또 하나의 필요를 절실히 느끼게 되었습니다. 창원은 공연 문화는 활발하지만, 수준 높은 전시를 가까이에서 경험할 기회는 아직 충분하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렇게 지역에서 접하기 어려운 기획 전시를 안정적으로 선보일 수 있는 공간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고민 끝에 상업성을 앞세우기보다 좋은 전시를 제대로 보여주는 공간을 만들자는 마음으로 샤갤러리를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관람객이 공간에 들어서는 순간 오롯이 작품에 집중할 수 있도록 동선과 조명, 시선의 흐름까지 세심하게 설계했어요. 샤갤러리는 단순히 작품을 전시하는 장소가 아니라 예술을 보다 가까이에서 경험하고, 그 가치를 함께 나누는 공간으로 자리하고 싶습니다.
기자
그렇군요. 그런데 말씀하신 것처럼 공연은 활성화돼 있지만 전시가 그만큼 없었다는 건, 역으로 보면 미술 전시 시장이 창원에서 그만큼 얕고 좁다보니 그랬던것 아닐까요? 처음에 이 갤러리와 아트컴퍼니를 시작하셨을 때 무모한 도전을 하는것 아닌가 하는 걱정같은건 없으셨어요?
박진희
말씀하신 것처럼 창원은 공연 문화에 비해 전시 문화의 저변이 아직 넓지 않은 편이고, 그만큼 갤러리라는 공간을 다소 낯설고 어렵게 느끼시는 분들이 많아 처음엔 걱정이 되기도 했습니다.
샤아트컴퍼니를 통해 작품을 소장하시는 분들은 제 안목과 제안을 믿고 함께 컬렉션을 만들어가시는 경우가 많지만, 일반 관람객분들에게 갤러리라는 공간은 다소 조심스럽고 거리감 있게 느껴지는 곳이었던 것 같아요. 무료로 누구나 관람할 수 있는 공간임에도 선뜻 문을 열고 들어오는 것조차 머뭇거리시는 분들이 많았고, 처음에는 그 심리적 장벽이 생각보다 훨씬 높다는 걸 체감했습니다.
그럴수록 단순히 전시를 보여주는 것에 그치기보다, 관람객과 예술이 더 자연스럽게 연결될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하게 됐습니다. 작품을 어렵고 멀게 느끼기보다, 자신의 일상 안에서 편안하게 받아들이고 공감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했거든요.
그래서 꾸준히 이어가고 있는 것이 지역과 연결된 기획 전시입니다. 특히 창원을 비롯한 지역에서 활동해온 작가들, 그리고 한국 서양화의 초창기를 이끌었던 1세대 작가들을 재조명하는 전시를 준비해왔어요. ‘우리 지역에도 이런 훌륭한 작가가 있었구나’ 하고 새롭게 발견하는 순간, 작품에 대한 관심을 넘어 지역 문화에 대한 자부심과 유대감까지 자연스럽게 이어질 수 있다고 믿기 때문입니다.
결국 샤갤러리가 지향하는 것은 단순히 작품을 전시하는 공간이 아니라, 예술을 통해 사람과 지역이 연결되고, 그 안에서 새로운 문화적 감각이 자라나는 플랫폼이 되는 것입니다.
그렇게 가장 먼저 경남의 서양화가 1세대를 대표하는 이준 화백의 전시를 선보이게 되었습니다. 유족분들과 협의를 통해 총 세 차례에 걸쳐 작품을 소개할 수 있었는데요. 지역에서는 쉽게 접할 수 없는 의미 있는 전시였던 만큼, 예상보다 훨씬 큰 관심을 받았습니다.
창원뿐 아니라 전국 각지에서 문의가 이어졌고, 실제로 전시를 보기 위해 일부러 방문하시는 분들도 많았어요. 그런 경험을 통해 창원에도 높은 수준의 전시를 선보이는 갤러리가 있구나 하는 인식이 조금씩 자리 잡기 시작했던 것 같습니다. 또 그 소식이 자연스럽게 온라인과 SNS를 통해 확산되면서 지역 분들께서도 샤갤러리를 점점 더 친숙하게 받아들여주시기 시작했죠.
그 이후로도 가능한 지역 작가분들과 함께 호흡하며, 창원의 예술 생태계에 작게나마 의미 있는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운영 방향을 이어오고 있습니다. 단순히 전시 공간을 제공하는 것을 넘어, 지역의 예술적 자산을 함께 발굴하고 공유하는 일이 샤갤러리의 중요한 역할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무엇보다 가장 반가운 변화는 관람 문화 자체가 조금씩 달라지고 있다는 점이에요. 이제는 전시 일정과 내용을 미리 찾아보시고 방문하시는 분들도 많고, 오프닝 행사에 맞춰 찾아와 작가와 직접 이야기를 나누며 작품을 더욱 깊이 이해하려는 분들도 점점 늘고 있습니다.
이처럼 예술에 대한 관심과 참여가 조금씩 확장되는 모습을 보면서, 처음 품었던 고민들이 헛되지 않았다는 생각이 듭니다. 아직 가야 할 길은 많지만, 지금은 이전보다 훨씬 더 안정적으로, 그리고 더 큰 기대를 품고 샤갤러리를 운영해 나가고 있습니다.
기자
그렇군요. 사실 저도 창원 출신이에요. 박미 작가님께 샤갤러리 이야기를 들었거든요. 그래서 또 궁금한게... 지역 작가분 1세대 분들이야 당연히 기록 보고 하신 거겠지만, 다른 지역 작가분들은 어떤 식으로 알아보시고 또 섭외하셔서 전시를 준비하시는건지 여쭤봐도 될까요?
박진희
직접 현장을 찾아가려고 노력하는 편입니다. 전시가 열리면 최대한 시간을 내어 방문하고, 아트페어나 지역 미술 행사도 꾸준히 살펴보면서 새로운 작업의 흐름과 가능성을 읽어가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창원에서 매년 개최하는 아트경남 같은 지역 행사에는 꼭 참여하려고 하고, 마음에 닿는 작품이 있다면 직접 컬렉션하기도 하고요.
그런 과정을 통해 지역에도 충분한 수요와 가능성이 있다는 점이 작가분들께도 잘 전달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창원에서도 좋은 작품이 꾸준히 소개되고, 예술을 진지하게 바라보는 시선이 존재한다는 것을 보여드리는 일 역시 갤러리의 역할이라고 믿고 있습니다.
그렇게 인연이 닿은 작가분들께는 직접 연락을 드려 샤갤러리 공간에서 새로운 작품을 선보이는 전시를 제안드리고 있어요. 물론 이미 널리 알려진 작가들과의 협업도 의미가 있지만, 저는 무엇보다 꾸준히 자신만의 작업 세계를 이어가고 있음에도 전시 기회가 많지 않은 지역 작가분들에게 더 많은 가능성을 열어드리고 싶다는 마음이 큽니다.
감사하게도 샤갤러리가 쌓아온 전시 이력과 공간에 대한 신뢰 덕분에, 작가분들 역시 매우 적극적으로 함께해 주고 계세요. 신작을 새롭게 준비해주시기도 하고, 공간 구성이나 작품의 흐름까지 함께 고민해주시면서 전시를 하나의 공동 작업처럼 만들어가고 있습니다. 그런 과정을 통해 갤러리와 작가가 함께 성장하고 있다는 점이 참 뜻깊게 느껴집니다.
전시 기획은 늘 신중하게 접근하는 편입니다. 한 번의 전시로 끝나는 관계가 아니라, 전시 이후에도 갤러리측에서 작가의 활동과 새로운 소식을 지속적으로 소개하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샤갤러리 홈페이지를 통해 전시 정보는 물론, 함께했던 작가분들의 다른 전시 소식이나 주요 뉴스도 꾸준히 업데이트하고 있습니다.
이런 흐름은 샤아트컴퍼니와도 자연스럽게 연결됩니다. 샤아트컴퍼니가 컬렉션과 아트 컨설팅을 기반으로 운영되는 만큼, 국내외 여러 갤러리와도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는데요. 이를 통해 샤갤러리에서 소개하는 작가와 작품들이 보다 넓은 네트워크 안에서 함께 홍보되고, 새로운 기회로 이어지는 경우도 많습니다. 샤아트컴퍼니가 쌓아온 신뢰가 샤갤러리의 전시로 이어지고, 다시 그 전시가 작가들에게 새로운 가능성을 만들어주는 선순환이 형성되고 있는 셈입니다.
앞으로도 샤갤러리는 갤러리 안에 머무르지 않고, 지역 곳곳에서 예술을 경험할 수 있는 다양한 접점을 만들어가며 창원의 문화적 저변을 조금씩 넓혀가고 싶습니다.
기자
오늘 가장 마음에 와닿는 게, 경남에서 시장이 좁아서 어떤 한계가 있다 라는 말 대신 지역시장에서 충분한 가능성이 있다고 하시네요. 경남 안에서 사실은 경남의 실물 경제가 더 이상 성장하지 못하는 게 아닌가 이런 우려를 갖고 있는데 예술 쪽에 있어서는 그래도 사람들이 어떤 인식이라든지 아니면 수요라든지 이런 게 높아지고 있다, 넓어지고 있다고 보시는 건가요?
박진희
저는 충분한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처음 샤아트컴퍼니와 샤갤러리를 창원에 설립했을 때 창원에서 갤러리를 시작하게 된 이유에 대한 가상 많은 질문을 받았어요. 그럴 때마다 저는 늘 창원은 충분한 문화적 잠재력을 가진 도시이고, 그렇기 때문에 예술이 더욱 깊이 자리 잡을 가능성 또한 큰 곳이라고 믿는다고 같은 답을 드리곤 했어요. 창원은 이미 훌륭한 문화적 기반을 갖추고 있고, 그 안에서 예술이 더 깊이 자리 잡아갈 수 있는 가능성도 충분하다고 믿고 있습니다. 오히려 지금은 새로운 문화적 흐름을 만들어갈 수 있는 여지가 크기 때문에, 노력하는 사람들에게는 더 의미 있는 기회가 열릴 수 있는 지역이라고 생각해요.
갤러리를 운영하며 지난 6년을 돌아보면, 실제로 그런 가능성이 조금씩 현실이 되어가고 있다는 걸 느낍니다. 예술에 대한 관심은 점점 커지고, 작가와 관람객, 그리고 지역 사회가 예전보다 훨씬 자연스럽게 연결되고 있다는 변화도 체감하고 있고요.
물론 한 사람의 노력만으로 만들어지는 변화는 아니겠지만, 저 역시 꾸준히 제 역할을 다하고, 작가분들과 함께 한 걸음씩 나아간다면 창원은 충분히 더욱 풍요로운 예술 문화를 만들어갈 수 있는 도시라고 믿습니다.
결국 저는 그 가능성을 믿고, 제가 선택한 이 자리에서 묵묵히 제 길을 이어가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기자
어떻게보면 창원 선거에 출마하셔야 할 것 같은 멘트에요(웃음) 너무 분위기가 진중하게 나가고 있는데 신변잡기적인 질문 하나 드려볼까요. 샤갤러리에서 샤는 어떤 의미죠?샤 아트 컴퍼니부터 시작해서 샤 갤러리를 하신 건데 샤가 어떤 의미가 있는지?
박진희
‘샤’는 제가 사업을 시작하면서 가장 먼저 고민했던 브랜드의 출발점이자, 앞으로도 계속 이어갈 이름입니다. 샤아트컴퍼니를 시작으로 샤갤러리까지, 그리고 현재 준비 중인 신규사업에도 ‘샤’라는 네이밍으로 구상중이에요. 저에게는 단순한 상호가 아니라 앞으로 만들어갈 모든 사업을 하나의 방향으로 연결해주는 브랜드의 중심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샤(Shah)’라는 이름은 페르시아어에서 착안했습니다. ‘Shah’는 ‘왕’을 뜻하는 단어로, 최고의 가치와 품격을 상징합니다. 예술품의 가치에 주목하며, 작품 하나하나를 가장 안전하고 품격 있게 보존하겠다는 의미를 담았습니다. 예술이라는 분야에서만큼은 단순히 하나의 공간이나 회사에 머무르지 않고, 저만의 브랜드 철학과 정체성을 분명히 세우고 싶었어요. ‘샤’라는 이름 아래 여러 사업들이 자연스럽게 연결되고, 시간이 지나면서 누군가에게 ‘샤라는 이름이 붙어 있다면 믿고 볼 수 있다’, ‘예술적으로 깊이와 품격이 있는 브랜드다’라는 인식이 생긴다면 그것만큼 의미 있는 일이 없을 것 같습니다.
아직은 그 시작 단계에 있지만, 언젠가는 국내를 넘어 더 넓은 무대에서도 ‘샤’라는 이름이 하나의 신뢰이자 가치로 자리할 수 있도록 점차 브랜드를 확장해가고 있습니다.
기자
그렇군요. 지금까지 이야기를 나눠보니 박대표님은 전시뿐 아니라 사업적인 측면에서도 굉장히 야망이 큰거 같습니다. 샤아트 컴퍼니 자체가 구체적으로 미술품의 판매, 전시, 기획, 어떤 분야에서 정확히 어떤 역할을 하는 어떤 회사인가요?
박진희
샤아트컴퍼니는 단순히 작품을 판매하는 회사라기보다, 미술품의 수집, 유통, 자산 관리, 공간 기획까지 폭넓게 아우르는 아트 비즈니스 플랫폼이라고 말씀드리는 것이 더 정확할 것 같습니다.
가장 기본이 되는 것은 회사 자체의 컬렉션입니다. 저희가 직접 작품을 선별하고 매입해 소장하는데, 그 과정 자체가 단순한 보유를 넘어 작품의 가치를 발굴하고 축적하는 중요한 투자이기도 합니다. 좋은 작품을 선제적으로 컬렉션하고, 그 가치를 장기적으로 바라보는 것이 샤아트컴퍼니의 첫 번째 축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두 번째는 개인 및 기업 고객을 위한 아트 컨설팅과 컬렉션 어드바이저리입니다. 작품을 처음 구매하시는 분들부터 기업 차원에서 컬렉션을 구축하려는 분들까지, 각각의 목적과 취향에 맞는 작품을 제안하고 소장까지 이어질 수 있도록 돕고 있습니다. 단순히 작품을 소개하는 것이 아니라, 어떤 작품을 왜 소장해야 하는지에 대한 방향까지 함께 설계해드리는 역할이라고 생각합니다.
또 하나 중요한 영역은 공간과 예술을 연결하는 프로젝트입니다. 예를 들어 기업이나 병원, 상업 공간 등에 작품을 대여하거나 큐레이션해, 공간의 품격을 높이는 동시에 예술이 보다 자연스럽게 일상 속으로 스며들 수 있도록 돕고 있습니다. 최근 진행한 모두치과 사례처럼, 작품을 통해 공간의 분위기를 새롭게 만들고, 방문하는 분들이 진료나 업무를 넘어 문화적 경험까지 함께 누릴 수 있도록 하는 것이죠. 이는 작가에게는 새로운 소개의 기회가 되고, 공간에는 차별화된 가치를 더하는 상생의 방식이기도 합니다.
최근에는 보다 깊이 있는 요청을 받아 프라이빗 강의와 세미나도 진행하고 있습니다. 소규모 그룹을 대상으로 미술품 컬렉션의 기본부터 작품을 보는 안목, 시장의 흐름까지 보다 체계적으로 나누고 있습니다. 특히 최근 몇 년 사이 미술품 관련 제도와 법적 환경도 많이 변화했습니다. 상속세 제도나 미술품 물납제, 세제 관련 논의들이 이어지면서 미술품을 단순한 취향의 영역이 아니라 하나의 자산으로 바라보는 시선이 점점 확대되고 있습니다.
물론 부동산이나 금융 자산처럼 전통적인 투자 방식도 중요하지만, 미술품은 가치를 보유하면서 동시에 일상 속에서 감상할 수 있는 자산이라는 점에서 특별한 의미를 갖는다고 생각합니다. 샤아트컴퍼니는 이러한 새로운 자산의 개념을 보다 많은 분들께 알리고, 예술과 자산 관리가 자연스럽게 연결될 수 있도록 돕는 역할을 해나가고 있습니다.
기자
그렇군요. 그럼 다시 샤갤러리로 돌아가서 올해 전시의 어떤 큰 틀이나 이런 게 혹시 있으신가요?
박진희
올해 샤갤러리는 <예술을 사랑하는 사람들>이라는 큰 타이틀 아래, 지역 작가분들을 중심으로 한 초대 기획 전시를 총 네 차례에 걸쳐 선보일 예정입니다.
이번 전시는 단순히 여러 작가의 작품을 소개하는 데 그치기보다, 오랜 시간 자신만의 주제를 깊이 있게 탐구해온 작가들의 작품 세계를 다시 조명하는 데 의미를 두고 있습니다. 한 사람이 한 주제를 붙들고 오랜 시간 고민하며, 그것을 자신만의 방식으로 화면 위에 풀어내는 과정 자체가 하나의 예술적 서사라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첫 번째 챕터는 박미 작가와 함께했습니다. 박미 작가님은 시각예술의 영역 안에서 자신만의 독창적인 언어를 구축해온 분인데요. 특히 이번에는 기존과는 또 다른 맥락에서 ‘점자’를 주제로 한 작품들을 선보이며, 감각과 인식의 새로운 방식을 제안하는 전시를 준비했습니다.
이어지는 두 번째 챕터는 김누리 작가의 전시입니다. 김누리 작가는 자신이 실제로 경험하고 머물렀던 공간들, 예를 들면 오래된 가게나 익숙한 일상의 풍경을 화면에 담아내는데요. 단순한 재현처럼 보이지만, 시간이 지나며 그 장면들이 결국 한 시대의 기억과 역사로 남는다는 점에서 매우 인상적인 작업이라고 생각합니다.
저희가 이야기하는 ‘젊은 작가’는 꼭 나이로만 정의되는 개념은 아닙니다. 40대, 50대의 작가라도 여전히 자신만의 언어를 확장하며 새로운 시도를 이어가고 있다면, 그분들 역시 충분히 지금의 예술을 만들어가는 젊은 작가라고 생각합니다. 중요한 것은 나이가 아니라, 얼마나 치열하게 자신의 세계를 탐구하고 있는가에 있다고 믿습니다.
올해 샤갤러리는 이러한 방향 아래, 작가 한 사람 한 사람의 깊이 있는 작업 세계를 차분히 들여다볼 수 있는 전시를 이어갈 예정입니다.
그리고 앞으로는 그 범위를 조금 더 넓혀보고자 합니다. 지역 작가뿐 아니라, 타 지역에서 활동하는 작가들, 더 나아가 해외에서 활동하는 작가들까지 초청하는 기획 전시를 통해, 굳이 서울이나 해외의 주요 미술관을 찾지 않아도 창원이라는 이 공간 안에서 충분히 특별한 전시 경험을 누릴 수 있도록 만드는 것이 저희의 다음 목표입니다.
샤갤러리가 지역의 예술을 담아내는 공간인 동시에, 더 넓은 세계와 연결되는 창이 될 수 있도록 앞으로도 꾸준히 새로운 전시를 기획해 나가고 싶습니다.
기자
지역작가들에게 집중하면서 앞으로 먼 미래까지 꿈꾸는, 그런 시각이 어쩌면 예술을 사업의 영역으로 확대하는 박대표님 다운 그림인것 같기도 해요. 마지막으로 샤갤러리를 앞으로 찾는 분들에게 이런건 한번 눈여겨 봐주세요 라고 말씀하고 싶은게 있다면 뭐가 있을까요?
박진희
시간이 생각보다 금방 가네요(웃음) 기존에 그림을 구매하셨던 분이나 관람하고 가셨던 분들 모두 전시에 초대받았을 때 조금 부담스러워하세요. 초대를 받으면 한 점이라도 구매를 해야 하는 건 아닐까 하는 인식을 가지고 계시기도 하더라구요. 저희 샤갤러리는 일반 상업 갤러리처럼 작품을 판매해서 돈을 버는 구조가 아니라 제가 개인적으로 비용을 투자해 전시를 기획하고, 모든 비용은 저희 회사가 부담을 하는 구조에요. 창원을 포함한 경남지역의 미술문화를 바꿔가자는 큰 틀에서 전시를 기획하는거지 실제 판매를 위해 마련하는 전시는 아니거든요. 그러니까 이제 저희 샤갤러리 새 전시나 보고싶은 작가의 전시 소식 보시면 전혀 망설이지 마시고 편히 오셔서 봐주세요. 부담 없이 작품도 관람하시고 작가에 대해서 궁금하신 게 있으면 저희 큐레이터를 통해 설명도 들으시면 생활 속에 미술전시를 조금씩 가져가시는 좋은 기회가 되실거에요. 언제든 편히 많이 와주시면 좋겠어요.
다른 전시회에서 만난 작가가 꼭 한번 가보라고 권하는 갤러리라는 게 신기해 샤갤러리로 가는 발길을 좀 서두른 것도 있지만, 다들 수도권에 밀려 고사하고 있다는 지역에서 자생력 있는 미술시장을 자신하며 새로운 예술시장을 개척하면서도 자신의 갤러리에는 문턱을 낮춰가는 자신감은 참 참신했다. 어쩌면 지역이니까, 지역의 한계라며 기준을 낮추는 것을 수긍하고 영역을 축소하는걸 수용하고 투자를 줄이는걸 당연시한 게, 지역의 탓이 아니라 나이가 들어가는 내 탓은 아닐까 라는 생각이 문득 든 것도 사실이다. 그날 개막한 전시는 좋았고 전시회 안의 분위기는 더 좋았다. 새해 들어 벌써 두 번째 찾은 샤갤러리가, 2026년 한해 얼마나 더 새로운 분위기로 침잠해가는 나를 일깨워줄지 조금 더 기대해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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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중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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