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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재개발에 가로막힌 골목길... 상인들 '울상'

이민재 입력 : 2025.08.19 20:51
조회수 : 137
<앵커>
길게는 30년 가까이 운영돼온 음식점들의 통행로였던 골목길이 하루 아침에 사라졌습니다.

주변 재개발 과정에서 빚어진 일인데 손님들이 이제 가게에 오려면 수백미터를 돌아서 가야할 판이라며 상인들이 하소연합니다.

어찌된 영문인지, 이민재 기자가 현장을 다녀왔습니다.

<기자>
부산의 번화가인 연산교차로입니다.

주변에 재건축 공사가 본격화되면서 이달 초, 주 통행로와 음식점 상권을 연결해주던 골목길이 막혔습니다.

수십년 동안 골목길을 통해 식당을 찾던 손님들 가운데는 아직도 골목을 들어서다 놀라는 이들이 적지 않습니다.

{골목길 통행 시민/"있는 길인 줄 알고 지나가려고 왔죠. (길이 막혀서) 돌아가야죠 저리로, 안돌아가면 어떻게 할거예요."}

골목 안 가게 상인들은 하루아침에 주출입로가 사라져 손님이 끊겼다며 울상입니다.

{김정옥/골목 입점 음식점 점주/"장사 여기 23년째입니다. (수익이) 3분의 1이 됐지. 우리집에 오는 손님이 이쪽으로 안오고 저쪽으로 가더라니까. 누가 이 길을 빙 굴러서 국수 먹으러 오겠습니까?"}

"제 뒤로 보이는 게 원래 있던 골목길입니다.

이 길을 이용하면 가게는 대로변에서 불과 50m도 채 떨어져있지 않은데, 이렇게 골목골목 빙 둘러서 간다면 거리는 6배 이상, 시간상으론 5분 가까이 멀어지게 됩니다."

기껏 찾아온 단골손님들마저 철거 소음과 분진 탓에 발걸음을 돌리기 일쑤.

{골목 음식점 단골 손님/"여기 안오고 다른 식당 가는 손님들이 대다수일걸요. 매일 다니던 길이 막혀있으니까 '이제 여기 없어졌나' 해서 안들어오는 경우도 있을거고요."}

상인들은 개발업체 측이 제대로 된 사전협의 없이 골목길을 막았다고 주장합니다.

{안말영/골목 입점 음식점 업주/"코로나 때 힘든 시기도 겨우겨우 넘겨 버텼는데, 양해 한번 구한 적 없이 통보하듯 길을 막아버렸어요. 미안하다 말 한마디 안하고, 답답한 심정입니다."}

예정된 철거가 끝나도, 기존 골목길이 다시 생기는 것은 불가능한 상황.

"개발업체는 사업추진을 위해 더이상 철거를 미룰 수 없었고, 사라진 골목길 역시 사업부지에 포함된 사유지라는 입장입니다"

시민들이 수십년을 이용해온 통행로가 하루아침에 사라진 셈이지만, 관할구청은 할 수 있는 것이 없다는 말만 반복하고 있습니다.
KNN 이민재입니다.

영상취재 박은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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