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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주간시정] 사상~하단선 공사현장 주변 땅꺼짐 문제

김건형 입력 : 2025.04.29 07:45
조회수 : 336
<앵커>
지난 한 주간 부산시청 안팎의 주요 소식들을 정리해보는 주간시정 순서입니다.

오늘도 김건형 기자와 함께 합니다.

도시철도 사상~하단선 공사현장 주변 땅꺼짐 문제를 두고 시청 안팎이 상당히 어수선했던 것 같습니다.

땅꺼짐 문제가 당장 어제 오늘일은 아닙니다.

그런데 이달 경기도 신안산선 공사장에서 대형 붕괴사고가 나면서 경각심이 크게 높아졌고,

신안산선 붕괴사고 바로 이틀 뒤 사상~하단선 공사현장에서 또 땅꺼짐이 일어나자 지역민들의 불안이 증폭돼버렸습니다.

그간 사상~하단선 공사현장 주변에서 발생한 땅꺼짐이 14번이나 된다는 점을 더 이상 가볍게 여길 수 없게 된거죠.

게다가 최근 땅꺼짐이 발생한 곳이 동서고가로 바로 아랫쪽이다보니,

혹시나 고가도로 교각에도 문제가 생기지 않겠냐는 노파심까지 이는 지경이 됐습니다.

부산시는 행정부시장을 단장으로 하는 지반침하 특별대책 상설TF를 가동했습니다.

시청 내 관련 부서들이 다함께 땅꺼짐의 근본 원인을 파악해 적극적인 보수,보강을 하기 위해서죠.

지표투과레이더와 지반조사를 통해 땅꺼짐 우려가 있는 지하 빈 공간 탐사에 들어갔습니다.

또 하수도시설을 전수조사하고 물빠짐을 원활하게 하기 위한 긴급준설도 착수했습니다.

매일 각 분야별 처리상황과 계획, 특이동향 등을 확인하는 일일상황보고 집계도 챙기기 시작했습니다.

{앵커:부산시로서는 다각도로 적극적인 대처에 나선 듯 한데 여론의 우려는 가라앉지 않는 것 같습니다.}

사후약방문이라는 시각때문일 겁니다.

지난해 이전부터 많은 징조가 나타났는데 왜 이제서야 상황의 심각성을 인식했냐는 거죠.

땅꺼짐 양상을 보면 도시철도 공사가 영향을 미쳤다는 의구심을 가질 수 밖에 없는데,

부산시와 부산교통공사는 줄곧 공사가 직접적인 원인은 아니라는 입장을 고수했습니다.

물론 공사장 주변 지반 자체가 원래 모래질이 많아 공사에 어려움이 많다는 것과

오래된 하수구와 통신관로 등 지하매설물 관리 역시 제대로 돼 있지않았다는 점은 이제는 모두가 아는 사실입니다.

문제는 그런 상황을 애초부터 모르고 그곳에다 지하철 형태의 도시철도 공사를 시작했냐는 것이죠.

난공사가 될 걸 알았다면 더 꼼꼼한 사전준비와 공정관리를 했어야할텐데 그렇지 못했다보니 이렇게 땅꺼짐이 계속 발생한게 아니냐고 모두가 의심하는 겁니다.

{앵커:실제 부산시 자체감사 결과에서도 그러한 부실시공과 관리감독 소홀 사실이 결국 확인됐던거죠?}

맞습니다.

공사가 직접적인 원인이 아니라는 그간의 부산시 입장을 뒤흔드는 감사 결과가 나왔습니다.

물론 집중호우를 비롯해 다른 원인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했다는게 감사의 전체 결론이지만,

분명히 공사 과정의 문제점이 땅꺼짐의 큰 원인으로 밝혀졌습니다.

여태 알려지지 않았던 침수사실까지 드러났는데 제대로 대처하지 않은 정황도 확인됐습니다.

여기에다 저희 취재진을 비롯해 여러 언론사들의 집중취재를 통해서도,

착공 이전은 물론 대형 땅꺼짐 직전 상황에서도 교통공사와 시공사가 무책임하고 안일한 인식으로 대처한 사실도 속속 드러났습니다.

상황이 이런데도 발주처인 부산교통공사의 인식은 크게 변하지 않았습니다.

부산시의회 긴급현안질의 모습 한 번 보시죠.

{이병진/부산교통공사(지난 23일)/"이 큰 조직의 감사를 하면 대체적으로 그 정도는 나옵니다.}

{박진수/부산시의원/"이것을 심각하게 지금 받아들일 자세가 안 돼 있는 거 아닙니까? 지금"}

시의원들의 질타가 쏟아졌고,

마치 불에 기름을 부은 것처럼 여론도 더욱 악화됐습니다.

보신 것처럼 부산교통공사의 미온적인 태도는 시 내부 부서간의 미묘한 눈치싸움으로도 이어지는 양상입니다.

땅꺼짐 사고와 관련된 부서들은 크게 네 곳 정도가 됩니다.

전체적인 안전총괄은 시민안전실이 맡습니다만,

직접적으로 연관된 부서를 보면 교통공사는 철도시설과, 지하안전은 도로계획과, 하수관로는 공공하수인프라과 담당입니다.

땅꺼짐이 발생하면 1차적으로 도로계획과가 대응을 합니다만 원인에 따라서는 철도시설과와 공공하수인프라과도 밀접하게 관여를 해야하는데요,

감사결과에도 불구하고 교통공사에서 본인들 과실보단 하수관로 문제를 강하게 제기하면서 시 내부적으로도 부서간 보이지 않는 신경전이 벌어진 것으로 전해집니다.

{앵커:부산시 감사위원회가 사상~하단선 공사 전반에 대해 특별감사 착수를 발표한 배경도 여기에 있을까요?}

지난주 발표된 부산시 감사결과는 지난해 9월 2공구에서 발생한 땅꺼짐 2건에 한정된 것이였습니다.

무려 12건이 발생한 1공구는 살펴보지도 않았죠.

당초 부산시 감사위원회는 특별대책 상설TF의 조사나 대책을 보고 1공구 감사여부를 정하겠다는 입장이었습니다.

{윤희연/부산시 감사위원장(지난 22일)/"특별대책TF가 원인 조사하시고 대책 마련하신 것을 보고 나서 저희가 (추가) 감사 여부를 결정해야 될 것 같습니다."}

하지만 시 고위관계자들은 앞서 보신 부산교통공사 사장의 시의회 발언에 상당히 당혹감을 드러냈습니다.

교통공사 입장에선 답답한 면이 있을 수 있겠지만,

행정부시장까지 역임했던 교통공사 사장이 시정의 부담은 고려치 않고 기관의 입장만을 개진하려한 것으로 비춰질만했으니까요.

결국 박형준 부산시장은 특별감사를 긴급지시했습니다.

불과 이틀만에 감사위원회는 특별조사 착수로 입장이 바뀌었습니다.

시정을 흔들 정도로 안팎의 여론이 따가워지면서 박 시장이 결단을 내렸다볼 수 있는데요.

당초부터 박 시장은 이번 땅꺼짐 문제 대처와 관련한 시 대응체계에 강한 문제의식을 가지고 있었던 것으로 전해집니다.

2공구 땅꺼짐에 대한 특정감사 역시 그런 인식 하에 지난해 박 시장 지시로 진행된 것이었는데요.

감사결과에도 불구하고 논란이 더 커지자 다시 한 번 강력한 경고성 감사카드를 꺼내든 것으로 풀이됩니다.

참고로 부산시 감사위원장은 시 내부가 아닌 감사원 출신 인사가 맡고 있습니다.

{앵커:더 이상 대형 땅꺼짐이 생기지 않고 공사가 마무리되길 모두가 바라겠습니다만 한 달여 뒤면 초여름 호우가 또 쏟아질테니 걱정이긴 합니다.

오늘 순서는 여기까지 듣죠.

지금까지 김건형 기자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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