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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재개발에 사라진 도로, 장애인 통행 '위험천만'

이민재 입력 : 2024.06.14 20:54
조회수 : 1316
<앵커>
부산의 한 장애인 재활시설이 인근 아파트 재개발로 큰 불편을 겪고 있습니다.

수년 동안 이용하던 길이 사라진 대신 새로 난 길은 빙 둘러가야 하는데다 장애인들이 이용하기엔 위험천만합니다.

이민재 기자가 장애인들과 동행 취재했습니다.

<기자>
발달장애인 20여명이 직업훈련을 받는 부산의 한 직업재활시설.

2018년 운영 시작때부터 수년동안 이용하던 길이 지난해 3월 하루아침에 사라졌습니다.

재개발로 기존 길 위로 4천4백여 세대 아파트 공사가 시작되면서 새 길이 뚫렸는데, 아무런 협의도 없었습니다.

{발달장애인/"길이 더 험해지고, 올라올 때도 차가 내려올까봐 겁나고. 넘어질까봐도 겁나고. 공사차량도 다니고 하니까 좀 힘들더라고요."}

"시설을 출입하려면 주변이 온통 공사판인 이 길을 이용할 수 밖에 없습니다.

시설 이용인들과 함께 이 길을 따라 외부로 나가보겠습니다."

보행통로도 없는 가파른 길 옆으로는 차들이 쌩쌩 달립니다.

{"보호시설이 하나도 없네요. 뒤에 지금 차가 오거든요, 조금만 옆으로 비켜서 갈게요."}

두 명이 나란히 걷기에도 좁은 길 위에는 오토바이며 트럭이 주차돼 위험천만입니다.

"시설에서 걸어오기 가장 가까운 도시철도역인 지게골역까지 약 15분의 시간이 걸렸습니다."

"복지신청과 건강검진 등으로 자주 찾는 구청과 보건소로 가려면 20분을 더 걸어야 합니다.

걸어서 10분이면 가던 길이 사라지면서 시간이 3배 이상 걸리는 겁니다."

{발달장애인 보호자/"(시설이) 처음 생기면서부터 여길 왔거든요. 계속 다녀야겠다 마음 먹어서 걸어도 10분도 안 걸리는 곳으로 이사를 왔는데, 기존 도로가 없어지면서 한번 걸어왔는데 아이가 안 가겠다고 울고…."}

센터 관계자와 보호자들이 항의해봤지만 소용 없었습니다.

{발달장애인 보호자/"(조합 측이) 전혀 만나주지를 않고, 대화도 안하려 하고. 심지어는 아예 문전박대까지 하니까, 사회적 약자인데 너무 무시당하는 것 같고…."}

"구청은 도시계획시설사업 인가 절차를 거쳤고, 차선규제봉 같은 보행자 안전시설을 설치했다는 입장입니다."

이와 관련해 재개발조합 측은 취재에 일체 응하지 않았습니다.

{이미정/사회복지법인 든솔 사무국장/"인근에 대해서는 모두 다 보상을 하고 나름대로 신경을 썼던데, 저희는 처음부터 첫 미팅때부터 '너희가 있는 줄 몰랐다'고…."}

일방적인 통보로 도로가 사라지면서, 시설은 하나뿐인 승합차 없이는 오갈 수도 없는 곳이 돼버렸습니다.
KNN 이민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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