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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취재수첩] - 통영 제석초 큰 불, 아이들 결국 원정 등교

정기형 입력 : 2024.03.22 07:55
조회수 : 1132
<앵커>
한 주 동안 취재 뒷 이야기나 주요 사안 짚어보는 취재수첩 시간입니다.

정기형 기자 나와 있습니다.

최근 KNN의 단독보도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이번에는 이른바 화환 리본갈이 현장을 영상으로 고발했는데요.

어떤 내용인지 알려주시죠.

<기자>
네. 결혼식이나 장례식 같은 경조사에 화환이 빠지지 않죠.

그런데 이 화환을 몰래 리본만 바꾸고 재사용하는 현장을 잡아냈습니다.

영상을 보시겠습니다.

수거업체 직원이 장례식장에서 근조 화환을 배송차에 싣는데요.

얼마 뒤 지역의 한 꽃집으로 옮겨집니다.

그런데 리본만 뽑더니 새 화환인 것처럼 둔갑됩니다.

이미 쓴 화환을 재사용하는 이른바 리본갈이 모습입니다.

화환 불법 재활용이 심각해서 재사용의 경우 이런 스티커를 붙이도록 법이 개정됐는데요.

하지만 현장에서는 스티커를 찾아보기가 힘듭니다.

꽃배달은 저가 출혈 경쟁이 심한 업종인데, 재사용을 알리는 것은 아무래도 부담된다는게 업자들의 반응입니다.

{꽃집 대표/ "(재사용 표시는) 재활용 스티커가 붙어있다 하면 오히려 밉보이는 상황이 되는 거죠. 상주분도 싫어하시고 주문자분도 싫어하시니까."}

하지만 소비자 입장에선 다른 곳에서 쓰였던 시들한 꽃을 다시 쓴다는게 더 싫겠죠.

불법 재사용은 최대 1천만원의 과태료 대상입니다.

그럼에도 상주 등의 동의를 받아야 하다보니 현장 단속은 만만치 않습니다.

<앵커>
한 때 큰 사회문제로 지적됐던 것으로 기억하는데요.

법이 바뀌었는데도 문제가 여전하네요.

이렇게 불법 재활용되는 화환은 하루에 몇 번까지 재사용되는겁니까?

<기자>
네. 화환은 재사용 스티커를 붙이지 않는다면 한 번 사용 뒤에 폐기하는 것이 원칙힙니다.

하지만 이런 불법 재활용으로 하루 다섯번까지 쓰인다는게 업계 주장입니다.

재사용이지만 소비자에게 돈은 그대로 받으니까 업체는 큰 수고를 들이지 않고 쉽게 돈을 버는 구조입니다.

이 과정에서 장례식장 등과 꽃집 사이에 현금이 오간다는 말이 나오는데요.

탈세 가능성도 짚어볼 대목입니다.

화환 수거권을 받기 위해서 장례식장이나 결혼식장 등에 뒷돈을 준다는 것도 공공연한 비밀이라고 합니다.

{화환업계 관계자/"장례식장에서 꽃을 낼 때 꽃집에 직접하진 못하지 않습니까. 배송을 거쳐야 되죠. 배송 위에 또 브로커가 하나 더 있습니다. 계약만 하는 브로커들이..."}

우리나라 화환시장은 최소 한해 3천억원 수준으로 추정되는데요.

리본갈이 불법 재활용이 계속된다면 소비자 피해가 큰 만큼 당국의 철저한 조사가 필요하겠습니다.

<앵커>
이번에는 통영 제석초등학교 화재 소식 다뤄보겠습니다.

지난 18일이었습니다.

수업이 진행되고 있던 초등학교에서 불이 났죠.

당시 상황 설명해주시죠.

<기자>
네. 18일 오후 2시쯤이었습니다.

통영 제석초등학교에서 불이 났는데요.

1,2학년 학생들은 하교를 준비하고 있었고, 3~6학년은 수업을 받던 시간입니다.

학생과 교직원 1천 2백여명이 긴급 대피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학생 1명과 학부모 1명, 학교 관계자 1명 등 3명이 연기를 마셔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았습니다.

화재 영상을 보시면 연기가 상당한데, 빠른 대피 덕분에 다행히 더 큰 인명피해로 이어지지는 않았습니다.

<앵커>
정말 아찔한 상황이었네요.

학교 건물이 불에 탄 흔적이 역력합니다.

불은 어떻게 난 것인가요?

다행히 인명피해는 적지만 재산피해가 상당하다는데요.

<기자>
네. 불은 학교 쓰레기장에서 시작됐습니다.

소방과 경찰이 화재 다음날인 19일에 합동감식을 했는데, 아직 정확한 화재 원인은 나오지 않고 있습니다.

화재 현장 주변이 주차공간이었는데, 차량 8대가 완전히 불에 타고, 11대가 더 피해를 입었습니다.

소방은 15억원 상당의 재산피해가 난 것으로 추산합니다.

문제는 학교 건물, 특히 교실이 불에 탔다는 것입니다.

급식소 같은 학교 시설까지 20여곳이 불에 타서 수업과 학교 운영이 어려워졌습니다.

경남도교육청은 20일까지 이 학교에 임시 휴업을 내렸습니다.

그리고 학교 복구와 지원책을 급하게 마련했는데요.

박종훈 경남도 교육감의 브리핑 잠시 들어보시겠습니다.

{박종훈 경남도 교육감/(학교를) 복구하는데 상당히 시간이 많이 걸릴 것 같고, 비용도 참 많이 들 것 같습니다. 교직원과 학생들의 심리적인 피해, 심리적인 치유를 병행할 생각입니다.}

복구비용만 1백억원이 들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초등학교 하나를 새로짓는데 드는 비용의 1/4 수준이라고 합니다.

빨라야 올해 연말에 복구 공사가 끝날 것으로 보여서 올해는 제석초가 운영되기는 힘들게 됐습니다.

이 학교에는 약 1천 1백명의 학생이 다니고 있는데요.

학생들은 가깝게는 2백미터, 멀리는 6킬로미터 떨어진 주변 6개 학교로 분산돼서 수업을 듣게 됐습니다.

도교육청은 통학버스 운영과 급식 지원 준비에 들어갔고, 큰 불에 놀랐을 학생과 교직원을 위한 심리 치료 지원에도 나설 계획입니다.

<앵커>
새 학기 새로운 시작에 아이들이 들떠 있었을텐데, 학교 화재로 뿔뿔이 흩어지게 되어 안타깝네요.

오늘 소식은 여기까지입니다.

지금까지 정기형기자와 함께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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