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가습기살균제 사건, 15년 만에 ‘사건’ 아닌 ‘사회적 참사’로 규정
손예지
입력 : 2025.12.24 17:02
조회수 : 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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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 책임 인정, ‘기업-국가 공동 배상’ 체제로 전환하며 피해자 지원 강화
정부는 24일 가습기살균제 참사 피해자 종합지원대책을 발표하며 가습기살균제피해구제법 개정을 통해 이를 ‘참사’로 명시하고, 국가의 책임을 확대하여 피해자 지원을 강화하겠다고 밝혔습니다.
가습기살균제는 1994년 첫 출시 이후 2016년까지 50여 종이 판매되었으며, 총 996만 개가 팔린 것으로 추정됩니다.
문제는 2011년 드러나기 시작했습니다.
초기에는 ‘원인 미상 폐 질환’으로 분류되었던 사례들이 서울아산병원 등 병원들의 역학조사를 통해 가습기살균제와의 연관성이 밝혀졌습니다.
이후 질병관리본부(현 질병관리청)는 2011년 8월 가습기살균제를 폐 손상의 위험 요인으로 발표했습니다.
피해자는 지난달 30일 기준 5,942명에 달하지만, 그동안 정부는 기업의 구제급여를 지원하는 소극적인 역할에 머물렀습니다.
하지만 작년 서울고법 민사9부는 가습기살균제 피해자들이 국가를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소송에서 국가 배상 책임을 인정했고, 이는 같은 해 6월 대법원에서 확정되었습니다.
재판부는 화학물질 유해성 심사를 불충분하게 진행하고 그 결과를 성급히 반영하여 ‘유독물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고시한 채 10년간 방치한 것은 위법하다고 판단했습니다.
법원에서 국가 책임이 인정된 후, 정부는 ‘사회적 합의를 통한 종국적 해결’을 추진하며 문제 해결의 주체로 나섰습니다.
이번 종합대책에는 손해배상책임을 져야 할 주체를 기존 ‘기업’에서 ‘기업과 국가’로 확대하고, ‘행정적 피해구제 체계’를 ‘책임에 따른 배상 체계’로 전환하는 방침이 담겼습니다.
이러한 변화는 주요 가습기살균제 제조업체들이 한국 시장에서 철수하거나 경영난을 겪을 가능성을 고려한 조치로 분석됩니다.
대책에는 제조업체 지배회사를 분담금 납부 대상에 추가하고, 기업 합병·분할·양도·양수 시 납부 의무를 승계하도록 하며, 사업장 국외 이전 시 신고 제도를 마련하는 등 기업의 책임을 강화하는 내용이 포함되었습니다.
또한, 가습기살균제 제품 제조·판매업체와 원료물질 공급업체 간 분담금 부담 비율을 원료물질 업체 쪽으로 높이는 방안도 재검토될 예정입니다.
피해자들이 보다 쉽게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도록 장기 소멸시효는 폐지하고, 단기 소멸시효는 중단 사유를 추가하는 방안도 마련되었습니다.
다만, 이미 구제급여를 받은 피해자의 경우 중복 지급을 막기 위해 배상액에서 구제급여 액수가 제외되므로 추가 손해배상 청구에 소극적일 수 있다는 점도 함께 고려해야 할 부분입니다.
이번 정부의 조치는 가습기살균제 참사로 고통받은 피해자들에게 실질적인 배상과 구제를 제공하고, 향후 유사한 사회적 참사가 발생했을 때 국가가 적극적으로 책임을 다하는 중요한 선례가 될 것으로 기대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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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뉴스팀 손예지
sonyj@kn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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