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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경남 DNA] 추종탁의 삐大Hi - "각하! 정치를 좀 대국적으로 하십시요.!"

추종탁 입력 : 2025.11.26 13:46
조회수 : 568
[부산경남 DNA] 추종탁의 삐大Hi - "각하! 정치를 좀 대국적으로 하십시요.!"
자료: 연합뉴스

외국계 사모펀드 론스타와의 분쟁 승소... 한동훈 전 장관의 역할 있으나 대한민국 정부와 공무원들 공로
여야 모두 관용적인 자세로 큰 생각, 나에대한 반성과 남에 대한 인정 있어야
이해.와 존중없는 사생결단식 정치 "이제는 버려야!"

“각하! 정치를 좀 대국적으로 하십시요.”

10·26 사태를 다룬 영화 《남산의 부장들》 등에 등장하는 이 외침은 당시 중앙정보부장이었던 김재규의 발언으로 알려져 있다.

김재규는 군사재판 과정에서 이 말을 했다고 주장했으며, 1994년 공개된 녹음 테이프에도 관련 진술이 확인된다.
하지만 현장 목격자의 진술이 없어 진위 여부는 여전히 명확하지 않다.

1979년 10월에 일어났을 법한 이 말이 오늘날 다시 회자되는 이유는 최근 여야의 볼썽사나운 공방 때문이다.
바로 정부가 외국계 사모펀드 론스타와의 국제투자분쟁(ISDS) 중재 판정 취소 신청 사건에서 최종 승소하면서다.

정부의 이번 완승으로 수천억 원의 배상 책임을 면하게 되자, 정부와 민주당은 이를 현 정부의 대외적 성과로 규정하며 치적으로 내세웠다.

이에 국민의힘은 즉각 여권을 겨냥해 "민주당이 승소의 공을 가로채려 뒤늦게 숟가락을 얹고 있다"고 비판했다.
정부의 소송 완승이라는 국익 성과를 두고 여야가 서로 자신들의 공이라며 공방을 벌인 것이다.

이 논쟁의 핵심 쟁점을 팩트만 놓고 살펴보면 이렇다.

한동훈 당시 법무부 장관은 2022년 8월 국제투자분쟁해결센터(ICSID)가 한국 정부에 론스타에 약 2억 1,650만 달러를 배상하라고 판정하자, 2023년 9월 이 판정에 불복해 ICSID에 취소 소송을 제기하기로 결정했다.

당시 민주당은 한 장관의 이 같은 소송 제기에 대해 "승산이 없다", "희망 고문"이라며 소송 비용과 이자만 늘릴 뿐이라며 정부를 강하게 비판했다.
이랬던 민주당이 최종 승소하자 마치 자신들이 이 일을 해낸 것처럼 자화자찬을 하면서 국민의힘이 발끈한 것이다.

그렇다면 이 모든 공이 한동훈 개인에게만 있는 것일까?

물론 당시 야당의 비판에도 불구하고 취소 신청을 하고 결과를 이끌어낸 한동훈 전 장관의 공이 있는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이번 승소의 가장 큰 공은 오랜 기간 끈기 있게 이 소송에 임해온 대한민국 정부와 공무원들에게 있다는 사실을 잊어선 안 된다.

바로 이 지점에서 "대국적인 정치"를 하라는 말이 떠오른다.

정부와 민주당이 이번 승소 판정에 대한 기자회견을 하면서 과거 정부의 노력이나 공로를 짧게라도 인정하고, 승소 가능성이 낮다며 반대했던 자신들의 과오를 반성했다면 어땠을까?

정부는 논란이 일자 뒤늦게나마 "전 정부와 한동훈 전 장관의 결정이 잘한 일"이라며 공을 인정하고 한발 물러서는 모양새를 보였다.
결론이 이렇게 났기에, 맨 처음 성과를 발표할 때의 자세가 더욱 아쉬울 수밖에 없다.

민주당의 이같은 '내로남불' 행태는 한두번이 아니고 비판받아 마땅하다.

그러나 국민의힘도 결코 떳떳하지 못하다는 사실을 외면해서는 안 된다.

국민의힘의 뻔뻔한 행태는 수도 셀 수 없을 정도로 아예 사과나 변화를 기대하는 사람들조차 드문것이 작금의 현실이다.

여야 사이에 정권 교체가 벌써 다섯 번째에 이른다.

정권을 빼앗긴다고 세상이 망하는 것도 아니며, 또 조금 기다리면 기회가 온다는 사실을 깨달을 때도 됐건만, 여야는 여전히 서로를 이해하고 존중할 생각은 없이 사생결단식 정치를 계속하고 있다.

어느새 10·26 사태가 일어난 지 반세기가 다 되어 간다.

그때 그곳에서 김재규가 했을 법한 말, "각하! 정치를 좀 대국적으로 하십시요!"가 오늘날 더욱더 마음 깊이 다가오는 것은 무슨 이유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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