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OP
사회

88년 만의 졸업식, 아픈 아내와 약속 지키려...

옥민지 입력 : 2026.02.10 20:36
조회수 : 180


<앵커>
졸업식이 한창인 요즘, 부산에서는 조금 특별한 졸업식이 열렸습니다.

저마다의 이유로 젊은 시절 학업을 포기했던 늦깎이 학생들이 주인공인데요.

마침내 꿈에 그리던 학사모를 쓴 어르신들의 졸업식을, 옥민지 기자가 다녀왔습니다.

<기자>
학사모와 졸업 가운을 근사하게 차려입은 어르신들이 가득합니다.

저마다의 사연으로 공부할 기회를 놓쳤던 늦깎이 학생들입니다.

어렵게 이뤄낸 졸업이기에, 어르신들의 눈시울은 이내 붉어집니다.

올해 여든여덟살로 이번 졸업생 가운데 최고령인 송호범 할아버지는 중학교 과정을 마치지 못한 게 평생의 한이었습니다.

할아버지가 다시 연필을 쥔 건 지난 2022년, 아내와 함께 늦깎이 공부를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만학의 기쁨도 잠시, 아내가 갑작스레 담도암 진단을 받았습니다.

아픈 아내를 지키기 위해 학업을 접으려던 할아버지를 다시 책상으로 이끈 건 아내의 간곡한 부탁이었습니다.

{송호범/부경보건고 졸업(88세)/"제가 같이 (그만두려고)하니까 우리 집사람이 나는 아파도 좋으니 당신은 꼭 학교를 가라고해서 더 힘을 얻어서 학교 오게 되었습니다.}

65살 임인순 할머니는 8남매 가운데 맏딸로 태어나 학교 문턱조차 제대로 밟지 못했습니다.

결혼 후에는 남편의 갑작스러운 죽음으로, 4형제의 생계를 홀로 책임져야 했기에 배움을 또 미뤄야 했습니다.

하지만 성인반 학생 모집 전단지를 보고 다시금 꿈을 키웠습니다.

초등반부터 시작해 꼬박 7년에 걸쳐 고등학교 졸업장을 거머쥔 할머니는 지난 7년이 생애 가장 행복했던 시간이었다고 말합니다.

{임인순/부경보건고 졸업(65세)/"이 학교라는거는 제 인생을 위해서 쓰는거 아닙니까 시간을. 제일 여기 와서 기쁜건 뭐냐면 추억도 그렇지만 제 인생에서 제가 이 과정을 이겨냈다는 것!"}

값진 졸업장을 거머쥔 만학 어르신들은, 졸업은 끝이 아닌 시작이라며 또 다른 도전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KNN 옥민지입니다.

영상취재 황태철
KNN 뉴스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 전화
부산 051-850-9000
경남 055-283-0505
▷ 이메일 jebo@knn.co.kr
▷ knn 홈페이지/앱 접속, 시청자 제보 누르기
▷ 카카오톡 친구찾기 @knn
저작권자 © 부산경남대표방송 KNN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사이트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