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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조선업 호황에도... 거제는 '텅 빈 도시'

안형기 입력 : 2025.08.09 18:32
조회수 : 380
<앵커>
조선업이 오랜 불황 끝에 다시 호황으로 돌아섰지만, 정작 조선 도시 거제의 경기는 여전히 최악입니다.

경기가 살아나기만 기다렸던 거제 시민들도 이제 끝 모를 침체에 한숨만 커져가고 있습니다.

안형기 기자가 직접 거제 현장에서 시민들의 얘기를 들어봤습니다.}

<기자>
경남 거제시 최대의 번화가인 고현동 도심입니다.

상점들이 밀집해 있어 가장 북적여야할 거리지만 하루내내 한산합니다.

대로변 노른자위 상가에도 곳곳에 임대 문구가 붙었습니다.

{박미애/고현동 상인/"길에 사람이 안 다닙니다. 그냥 폐허가 된 것 같고 장사 안 하는게 나을 것 같아요. 도저히 못 견뎌요. (과거에 비해) 10분의 1도 안 돼.}

식당들이 몰려있는 골목도 사람 찾아보기가 어려울 정도로 썰렁합니다.

{최숙민/식당 운영/"옛날에는 우리 집에 손님이 꽉 찼거든요. 코로나 때보다 더 장사가 안 돼요. 다른 집은 어떠냐고 다 그렇게 물어보거든요. 다 그렇대요.}

한화오션 인근 옥포동 상권도 사정은 마찬가지입니다.

외환위기도 비껴갔다고 할 만큼 24시간 불이 꺼지지 않는 도시였지만, 지금은 딴 세상 얘기가 됐습니다.

"조선소 인근 식당가에 나와있습니다. 퇴근 시간이 지났지만, 보시는 것처럼 거리에 사람이 거의 없어 식당들은 개점휴업 상태입니다. 세 집 건너 한 집 꼴로 문을 닫았고, 그나마 영업을 하는 곳도 손님이 없습니다."

조선업은 호황으로 돌아왔지만 내국인 노동자들은 돌아오지 않았습니다.

그자리를 차지한 외국인들의 수입은 자신의 고국으로만 흘러가면서 지역에서 소비는 오히려 뒷걸음질쳤습니다.

{김현식/옥포동 자영업/"요즘은 사람들이 이 골목에 오질 않습니다. 외국인들, 인건비가 저렴한 사람들, 그 사람들은 여기서 돈을 안씁니다."}

인구가 줄어드는 동안 외국인 거주자만 만5천으로 3배 가까이 늘었습니다.

그나마 남은 하청노동자는 지금의 임금으로는 허리띠를 졸라맬수밖에 없습니다.

{강봉재/거제 조선소 노동자/전체 구성원의 대부분인 하청노동자들이 저임금에서 벗어나지 못하니까 그게 내수시장하고 연결이 되지 못하는 것 같습니다.}

거제시도 양대 조선소에 내국인 직원 채용 등 근본적인 변화를 요구하고 있지만 좀처럼 변하는건 없습니다.

{변광용/거제시장/"내국인 채용을 통해서 내국인들이 거제로 좀 들어와서 지역경제 활성화, 소비진작, 아파트 구매에 이런 쪽으로 나아갈 수 있도록...."}

여기에 한화오션은 지난주 월요일부터 2주, 삼성중공업은 이번주 한주가 여름휴가라 도심은 아예 텅 비었습니다.

주력 산업인 조선업은 초호황으로 돌아섰지만,정작 경기는 조금도 살아나지 않는 거제의 현실에 시민들은 어느 때보다 힘겨운 여름을 나고 있습니다.

KNN 안형기입니다.

영상취재 정성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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