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취 막는 창문없는 돼지농장 "사고 키웠나?"
<앵커>
지난주 경남 합천의 한 돼지축사, 그러니까 돈사에서 불이 나 실습나온 20살 꽃다운 대학생이 죽었습니다.
화재가 난 돈사는 불과 8년전에 지어졌는데, 창문이 하나도 없는 이른바 무창돈사라고 불리는 구조였습니다.
악취를 없애고 효율을 높이기 위해 신기술을 대거 적용한 신축돈사에서 건강한 20대 남학생이 탈출을 못해 숨졌다면 뭔가 구조에 문제가 있다는 목소리가 높은데요.
특히 전국에 이런 돈사들이 갈수록 늘고 있는만큼 근본적인 대책마련이 시급하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안형기 기자입니다.
<기자>
지난 20일, 경남 합천군의 한 돼지 축사에서 난 불로 실습중이던 20살 대학생이 숨졌습니다.
시커먼 연기가 쉴 새 없이 솟아오르지만 정작 창문이 있어야할 외벽에서는 연기가 거의 나오지 않습니다.
물을 쏘아넣을 구멍이 없다보니 지붕에만 집중적으로 물을 쏟아붓느라 진화에 4시간반이나 걸렸습니다.
불이 난 이 돈사는 2017년에 준공된 신식 돈사입니다. 이 돈사의 특징 중 하나는 '무창돈사'인데, 말 그대로 창문이 없는 돈사입니다.
숨진 대학생도 창문이 없는 돈사에서 탈출하다 2층에서 연기에 갇혀 빠져나오지 못하면서 변을 당했습니다.
{허춘호/합천경찰서 수사과장/"돈사가 아파트식으로 돼 있거든요. 복도식으로 돼 있고 양쪽으로 이제 이 막 돼지들이 들어가 있어요. 연기 흡입을 하다 보니 미처 빠져나오지를 못했던..."}
여러동으로 나눠 자연환기를 시키는 기존식과 달리 무창돈사는 큰건물 하나에 중앙집중식으로 악취를 거릅니다
배설물은 발효시키고 물방울 안개와 바이오필터로 악취를 거르지만 이번처럼 위급상황엔 탈출구를 찾기힘듭니다
화재가 난 돈사 역시 3층에 8천5백㎡규모지만, 출입구는 4개에 불과합니다
이런 무창돈사는 2022년부터 모든 신규돈사로 의무화된만큼 화재때 인명피해 위험은 산재해있는 것입니다.
{김두환/경상국립대 축산과학부 교수/(요즘 돈사들이) 상당히 무창형으로 많이 짓고 있는데, 설계 시공부터 잘해야 되고... 한 번 (화재가) 발생이 되면 피해가 커지고 원활하지 못하더라... }
고용노동부는 합천돈사화재에 중대재해처벌법 위반여부를 조사중이며 감식결과를 토대로 산업안전보건법 위반 여부도 들여다볼 방침입니다.
KNN 안형기입니다.
영상취재 정창욱
영상편집 김범준
2025.05.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