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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건사고

'생활고 비관' 아들 장난감 물총 이용 은행강도, 시민에 제압

이민재 입력 : 2025.02.10 20:54
조회수 : 3783
<앵커>
오늘(10) 낮, 부산의 한 은행에 강도가 들이닥쳤습니다.

강도는 권총형태의 무언가를 겨누며 돈을 쓸어담으라고 했는데

강도가 휘두른 이 것, 알고보니 장난감 물총이었습니다.

이민재 기자입니다.

<기자>
한 남성이 여행용 가방을 들고 은행 안으로 들어옵니다.

이 남성은 품 안에서 검은색 봉지에 싸인 무언가를 꺼내더니 사람들에게 겨눕니다.

언뜻 권총처럼 보입니다.

{조민균/부산은행 차장/"저한테 여행용 가방을 주면서 '5만 원권을 담아!'라고 했어요. 검은 비닐에 싸여있어서 칼인지 총인진 처음에 구분이 잘 안됐지만, 가장 먼저 든 생각은 무섭다는 거였죠."}

30대 A씨가 은행 강도로 돌변한 건오늘(10) 오전 11시쯤, 직원들을 한쪽에 몰아놓곤 가방에 돈을 담으라고 협박했습니다.

그런데 A씨가 고개를 돌리는 순간, 50대 손님 한 명이 번개같이 A씨 손을 낚아채 매달립니다.

{박천규/은행강도 제압시민/"(범인이) 한 명인 걸 감지했고, 한 손으로 총을 잡고 있었거든요. 제가 두 손으로 하면 충분히 그걸 빼앗을 수 있다고 생각을 했습니다."}

엎치락 뒤치락 몸싸움이 시작되자, 직원들도 가세해 A씨를 제압합니다.

A씨가 단 2분만에 제압되면서 강도행각은 미수에 그쳤습니다.

"제가 손에 들고 있는 게 은행강도에 쓰였던 범행도구입니다.

이 검정 비닐봉지를 걷어보니, 그 안에는 생각지도 못한 공룡모양 장난감 물총이 들어 있었습니다."

A씨는 생활고를 견디다 못해 아들의 장난감 물총으로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박대수/부산 기장경찰서 형사과장/"생활고를 비관해서 은행직원과 고객들을 위협해서 돈을 강취하려 했으나 미수에 그친 사건입니다. 자기 몸을 사리지 않고 다른 분들을 구할 수 있는 그런 용기 있는 행동에 감사를 드립니다."}

비록 장난감 물총을 이용한 다소 어수룩하고 황당한 강도행각이었지만,

30년이 지나도 녹슬지 않은 특공대 출신 시민의 기지와 발빠른 은행 직원*경찰의 대처가 범행을 막아냈습니다.

KNN 이민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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