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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기계실에서 쉬는 부산교통공사 청소노동자

이민재 입력 : 2024.05.29 17:45
조회수 : 1972
<앵커>
부산도시철도 청소노동자들이 열악한 근무환경에 내몰리고 있습니다.

땀을 뻘뻘 흘리며 일하면서도 제대로 된 샤워시설도 없고, 잠시 앉아 쉴 공간도 불편하기 짝이 없습니다.

이민재 기자입니다.

<기자>
주차장 한켠 기계실 문을 열어보니 잡동사니가 가득 쌓여있습니다.

파이프가 벽처럼 늘어선 복도를 지나니 자그마한 단칸방이 보입니다.

지하 1층 지상 9층짜리 부산교통공사 본사 건물을 청소하는 자회사 소속 노동자의 휴게실입니다.

"남자 청소노동자의 휴게시설입니다.

기계실 구석 한켠에 작게 마련돼있는데, 천장마저 이렇게 내려앉아 한 눈에 봐도 위태로롭습니다."

"현행법상 휴게시설은 용도 외 활용도가 없는 공간에 설치돼야 해, 법을 위반한 겁니다."

이번엔 여자 노동자 8명이 함께 쓰는 휴게실로 가봤습니다.

지하 1층 화장실 바로 옆인데, 바닥을 밟을 때마다 정체모를 검은 액체가 올라옵니다.

바닥에 정화조가 깔려 있어 찝찝한 마음을 거두기 어렵습니다.

{청소노동자/"습하고 덥고 냄새도 나니까 불편하죠. 물이 자꾸 올라와요, 계속 노란 물이. 녹물인지 정화조 물인진 잘 모르겠어요."}

비가 오면 심해지다보니 다가올 장마철이 걱정입니다.

시설이 열악한 건 도시철도 역사도 마찬가지.

"매일 9시간씩 땀을 흘리며 일하지만, 휴게실은 협소하고 샤워실이 없는 곳도 많습니다."

결국 역무원 샤워실을 몰래 눈치보며 쓸 수밖에 없습니다.

{청소노동자/"우리는 땀을 많이 흘리고, 화장실 청소라든지 하다보면 더러운 오물도 묻고 하는데. 금방가서 씻을 수 있는 곳이 있으면 좋죠, 근데 없잖아요…."}

"교통공사는 지하 1층에 있던 남자휴게실을 본인 요청에따라 옮겼고 바닥 이물질은 상황을 지켜보며 대응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지하철 청소노동자들의 복지 향상을 위해 3년 자회사로 편입됐지만, 여전히 갈 길을 멀어보입니다.
KNN 이민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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