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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하루아침에 멀쩡한 집이 사라졌습니다"

최한솔 입력 : 2023.10.27 19:53
조회수 : 3363
<앵커>
집주인이 버젓이 있는 집이 하루 아침에 흔적도 없이 사라지는 어처구니 없는 일이 벌어졌습니다.

군청의 황당한 행정 실수 때문이라고 하는데, 집주인은 부모님의 유품을 다 잃었다며 한숨 짓고 있습니다.

최한솔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부산 기장군의 한 마을입니다.

130제곱미터 남짓한 땅이 평평하게 조성돼 있습니다.

이곳에서 나고 자랐던 박만조 씨의 고향집이 있던 자리입니다.

여전히 박 씨 소유의 집인데, 군청이 아무런 동의도 없이 부쉈습니다.

이번 추석때 고향집을 찾았다 10개월만에 발견한 겁니다.

{박만조/철거된 집주인/"아무리 봐도 여기 우리집인데 집이 왜 없어졌냐고 그래서 여기 (이웃) 우리 6촌 형님한테 '집이 왜 없어졌냐'고 물으니 '형님이 뜯어버려라 해서 뜯은 줄 알았습니다'"}

부모님이 돌아가신 뒤 기일 등에 제사를 지내러 오던 집이었습니다.

바로 옆 소방도로를 개설하면서 군청에서 박 씨의 집도 허물었습니다.

"지난해 12월 이곳 소방도로를 만들 때 박 씨의 집 일부가 이곳 도로까지 튀어나와 있었는데 군청은 이미 보상이 다 끝난 줄 알고 집을 철거해 버린 겁니다."

도로 개설 전에 군청과 박씨는 주택 일부만 철거하기로 합의했지만, 몽땅 사라졌습니다.

{기장군청 관계자/"설계 당시에 부분 철거라는 부분을 인지를 못하고 설계가 됐던 거죠. 죄송할 따름입니다."}

어처구니 없는 행정착오로 부모님의 손떼가 묻은 집은 흔적도 없이 사라졌습니다.

{박만조/철거된 집주인/"부모님한테 죄송스럽고 여기 우리 증조할아버지부터 친할아버지, 친할머니까지 아버지, 어머니가 제사 지낸 자린데 이걸 하루아침에 없어져 버리니깐..."}

기장군청은 감정평가를 통해 보상하겠다는 입장이지만, 50년이 넘은 고향집이 사라진 박씨의 황망함을 치유할 순 없어보입니다.

KNN 최한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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