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불 기획3> 누구를 위한 벌목인가?
<앵커>
천억을 들인 숲 가꾸기와 산불 피해복구사업이 되레 산불과 산사태를 키운다는 사실 전해드렸습니다.
KNN 기획보도 누가 산불을 키우나
그 세번째 순서로, 산림복구보다 특정 법인과 업체들 배만 불리고 있는 산불 피해복구 사업에 대해 따져 봤습니다.
최한솔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산불 피해 복구를 이유로 나무를 베어 낸 밀양 산불 현장.
피해지역 3분의 1을 벌목하면서 민둥산이 됐습니다.
전체 복구 예산 63억 가운데 나무를 베고 심는 데만 46억이 투입됐습니다.
그런데 이 예산이 모두 한 곳으로 향했습니다.
"이 혈세는 고스란히 밀양시 산림조합과 조합이 선정한 벌목업체로 흘러들어갔습니다."
산림조합은 한국전쟁 뒤 황폐한 산림을 복구하기 위해 만들어진 특수법인입니다.
전국 130여 개 조합이 있는데 주로 숲 가꾸기 사업과 산불 피해 복구를 담당합니다.
"지자체가 숲 가꾸기와 산불 복구 예산을 산림청에 신청하면 산림청은 국비를 내려보내고 여기에 지방비를 보탠 돈이 조합으로 가는데 최근 5년 동안 4천5백억이 넘습니다."
{최병성/기후재난연구소장/"(산림청이) 산불*숲 가꾸기 모두 지자체별 산림 면적을 계산해서 할당량을 (산림청 예산) 내려보냅니다. 거기에 지방비를 조금 보태서 사업을 하죠. 결국은 누가 가져가는 거예요? 지역의 산림조합, 벌목상들 업자들이 가져가는 거잖아요. 그들을 먹여살리는 포도청인 겁니다."}
조합은 입찰을 거쳐 자신들이 선정한 벌목 업체에 사업을 줍니다.
밀양의 경우 산불 피해 이후 3년 동안 특정 업체가 벌목을 독점했습니다.
{숲 가꾸기 사업 감리사/"특정업체가 지금 들어와서 모든 벌목 사업을 다 하고 있는 것도 문제고, 또 공기를 못 맞췄다는 말이에요. 기본 계획을 무시하고 (벌목하면서) 가보시면 그 위에서부터 (산 정상부터) 베가지고 심어야 되는데 8부 능선 밑으로 베가지고 나무가 심어져 있고 솔직히 산사태의 위험도 보이고요."}
벌목 예산 17억 대부분이 이 업체로 들어갔지만 결과는 엉망이라는게 공공연한 평가입니다.
하지만 이렇다 할 제재는 없었습니다.
{밀양시 관계자/"향후 그런 부분은 저희가 신경을 많이 써가지고 앞으로 일어날 일에 대해서는 더욱 신경쓰도록 하겠습니다."}
지자체 예산감시만 넘어가면, 감리마저 조합이 선정하면서 시공에 대한 관리감독은 이뤄지지 않는 구조입니다.
{밀양 산림조합 관계자/"(벌목 사업) 이해타산이나 수지타산이 그렇게 잘 맞지 않다보니깐 업체들이 좀 빠진 경우가 많았습니다. 00업체는 이 인근에 있으니깐 (벌목을) 조금 더 하신 거 같고..."}
돈은 돈대로 들고 피해는 오히려 더 크게 만드는 산불 피해 복구 사업, 조합과 특정 업체들만 배를 불린다는 비판까지 나오면서 근본적인 개선책 마련이 시급합니다
KNN 최한솔입니다.
영상취재 정창욱
2025.03.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