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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한솔기자
최한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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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립*은둔 청년 마음의 문 여니 취업문 '활짝'

<앵커> 사회와 단절한 채 혼자 생활하는 젊은 세대, 즉 고립*은둔 청년들이 갈수록 늘고 있습니다. 전국적으로 70만명이 넘는 것으로 집계되고 있지만 사회적 안전망은 아직 허술한게 현실인데요. 경남의 한 청년단체에서 끈질긴 노력끝에 이들을 세상 밖으로 이끌어내는데 성공해 눈길을 끌고 있습니다. 최한솔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쓰레기가 쌓여있는 경남 양산의 한 원룸입니다. 방인지 쓰레기장인지 구분할 수 없을 정도로 지저분합니다. 외출이라곤 편의점이 전부였던 고립*은둔 청년 안현수 씨의 방입니다. 2016년부터 7년을 외부와 단절한 채 스스로 갇혀 살았습니다. {안현수 씨/고립*은둔 극복 청년/"졸업하고 취업을 해야 되는데 반복된 원서 접수 이후에 불학격 통보...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러 갔다가 한 세 번 정도 떨어지니깐 나 빼고 다 자리 잡은 거 같고, 저 혼자만 낙오된 거 같고..."} 유년기 가정불화나 취업 경쟁에서의 낙오 등 다양한 원인으로 사회와 단절한 채 살아가는 고립*은둔 청년. 국내 청년 인구의 5%인 78만명 정도로 추정되는데 이들의 고립은 사회적 문제와 막대한 비용까지 유발합니다. 스스로 만든 벽에 갇혀살던 안씨 역시 이가운데 한명이었습니다. 하지만 SNS를 통해 우연히 알게 된 한 청년센터 덕에 한걸음 한걸음, 다시 세상 밖으로 나올 수 있었습니다. {안현수 씨/고립*은둔 청년/"청년센터에서 청년 친구들이랑 같이 어울리면서 활동하는 청년이라는 소속감을 가지게 되었고 또 나의 경험을 통해서 나와 비슷한 친구들에게 멘토 역할을 할 수 있으니깐 그게 저한텐 굉장한 보람이 되더라고요."} 안씨를 다시 사회로 데려온건 경남 양산청년센터의 끈질긴 노력이었습니다. 지난해 시작한 청년 희망하이패스는 고립 은둔 청년을 작은 소통부터 일자리까지 연결해주려는 시도였습니다. {박현경/경남 양산 청년센터장/"대학뿐만 아니라 지역 유관기관 15개 기관이 협력이 돼서 발굴과 긴급 구조 시스템을 구축했습니다. 대화를 하고 그들과 함께 다양한 의견을 나누면서 사회 밖으로 나올 수 있도록 (프로그램을 진행했습니다.)"} 비슷한 청년들을 함께 모아 이끌면서 지난해 28명에 이어 올해는 34명의 고립은둔 청년들이 희망을 찾았습니다 {A 씨/고립*은둔 극복 청년/"(집 밖으로) 나오게 되면 존중해주고 도와주고 싶다는 사람들이 적어도 청년센터 여기엔 그런 사람들 밖에 없다고 말해주고 싶고..."} 부산*경남에 여전히 5만여명의 청년이 어딘가에서 스스로를 가둔 채 지내고 있는 것으로 추정되는 현실속에 지역에서 진심어린 손길과 촘촘한 연계로 보여준 희망이 새로운 모델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KNN 최한솔입니다. 영상취재 안명환
2025.06.25

<자랑스러운 부산경남>남해 산골짜기서 그린 '억겁의 미소'

<앵커> 부산*경남이 가진 우수한 자원과 문화를 소개하는 KNN 기획보도 자랑스러운 부산경남 더 자랑스럽게, 오늘은 경남 남해군의 깊은 산속, 한 노스님의 이야기를 준비했습니다. 국내 유일의 선화 무형유산으로 지정된 남해 망운사의 성각스님은 선화에 그려낸 온화한 미소로 현대인들의 상처를 위로하고 있습니다. 최한솔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해발 786 미터, 경남 남해 망운산 정상 아래 위치한 망운사 바람이 흔드는 숲의 움직임만 가득한 곳에 한 노승이 화선지를 응시합니다. 그리고는 일필휘지로 그려내는 산. 순식간에 그 옆 화사하게 웃는 동자승이 모습을 드러냅니다. 수천, 수만번의 실패를 거쳐 탄생한 천진한 미소, 바로 불교에서 수행을 목적으로 그리는 선화입니다. 망운사 주지 성각스님은 이 선화를 40년 넘게 그려온, 국내 유일의 선화 무형유산입니다. {성각스님/"채움에서 비움으로 가는 미학적 가치, 그 실현을 바로 담아내는 것이 선화다..."} 둥근 원 속의 빙그레 웃는 동자승은 대표작인 '억겁의 미소'입니다. 수행 끝에 도달한, 얽매임없는 아이의 얼굴인데 이런 동그란 형상의 그림은 스님특유의 기법으로 자리잡았습니다. 작품은 개인의 수행을 넘어 이제 부산경남 전역에 향기를 더하고 있습니다. 전시장이나 대학, 공공기관 등 다양한 공간에서 일상에 평화를 선사합니다. {유아름/경남교육청 학예연구사/"성각스님의 전시는 단순한 예술 감상의 기회를 넘어 교육의 본질에 대해 다시 생각해보는 계기가 됐습니다. 성각스님의 선서화는 한 점 한 점이 수행의 결과이자 따뜻한 위로였고 관람객들도 그림 앞에서 마음의 쉼을 얻었다는 반응이 많았습니다."} 선화에 대한 저변이 확대되면서 평소에도 마음의 평화를 찾기 위해 전시장과 망운사를 찾는 발길도 이어집니다. {김미숙/남해문화원장/"부산이 아니라 우리나라 선화 무형유산 보유자가 되셨으면 좋겠고, 남해인으로서 자긍심과 긍지를 가지고 있습니다."} 성각스님의 선화는 이제 지역에서 보존과 계승으로 맥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선화의 정신과 가치 잇기 위해 성각스님선화보존회가 만들어졌는데요 수백명의 회원들은 스님의 선화를 배우고 널리 알리는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독특한 정신세계를 담은 성각스님의 선화가 부산경남 지역 예술계에 귀한 자산으로 자리매김한 것입니다. {박재혁/전 정관박물관장/"선화를 보시는 분들이 너무 종교라는 (생각으로) 작품을 어렵게 생각하지 마시고 지친 마음이나 몸을 한 번쯤 식혀볼 수 있는..."} 수행을 위해 선화를 그린지 수십년, 하지만 매일 새로운 번뇌가 찾아오는 속세의 근심까지 털어내기 위해 성각 스님은 오늘도 선화를 그려냅니다. {성각스님/"좀 더 우리사회가 환해질 수 있는 실마리를 풀어나가는 과정이 되었으면 좋겠다. 선화의 꽃을 피워서 다같이 향유할 수 있는 그런 틀을 만들었으면 하는 게 바람입니다."} 남해 산골짜기에서 탄생하는 억겁의 미소, 깨달음의 위로가 우리 사회 곳곳에 일상에 지쳐가는 현대사회에 은은한 평화를 선사하고 있습니다. KNN 최한솔입니다. 영상취재 정성욱
2025.06.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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