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추종탁의 삐大Hi] ‘합리’를 말하며 ‘폭탄’을 부르는 정치권과 서울 지역 신문들
추종탁
입력 : 2026.02.09 17:11
조회수 : 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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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권 언론의 기사... 지방의 부족함은 신랄하게 비판해도 수도권의 한계는 왜 없나?
언제나 서울의 삶을 기준으로 삼는 수도권 언론의 상식,,, 비판 받아 마땅하지 않나?
반도체 클러스트... 수도권 언론의 기준을 따른다면 전기와 물, 인력에서 동남권이 압도적으로 합리적인 입지!
호남 국회의원들이 용인 반도체 산단을 새만금으로 이전하자고 제기하면서 촉발된 논쟁이다.
이 주장의 타당성을 떠나, 이번 논란은 대한민국의 정치와 언론이 여전히 얼마나 강고한 수도권 중심주의에 사로잡혀 있는지를 다시 한 번 확인시켜 주었다.
호남 이전론이 제기되자 수도권 언론은 기다렸다는 듯 ‘비현실성’이라는 판정을 내렸다.
전기가 없다, 물이 없다, 인력이 없다는 이유였다.
모두 단정적이었다.
그러나 이 엄격한 잣대는 오직 지방을 향할 때만 적용됐다.
새만금은 발전 용량이 0.3GW라서 안 된다고 했다.
그렇다면 용인은 어떤가?
용인 반도체 산단 역시 추가 원전 없이는 15GW의 전력 수요를 감당하기 어렵다는 점은 거의 언급되지 않았다.
수도권에 반도체 산단을 조성하려면 결국 또 다른 지역에 원전을 짓고, 또 수많은 송전탑을 만들어 다른 지역의 전기를 끌어와야 한다는 불편한 진실은 기사에서 빠졌다.
물 문제도 마찬가지다.
새만금은 하루 2만t으로 부족하다고 지적하면서, 용인이 하루 76만t의 용수를 안정적으로 확보할 수 있을지에 대한 의문은 제기되지 않았다.
과거 용인의 물 공급 계획이 강원도와 팔당을 오가며 표류했던 사실도 삭제됐다.
수도권 언론의 기사에는 지방의 부족함은 있어도, 수도권의 한계는 없다.
인력 논리는 더 노골적이다. 석·박사급 인재가 수도권을 선호한다는 주장이다.
그러나 이는 사람이 수도권을 선호해서가 아니라, 일자리와 산업을 수도권에만 집중시켜 온 결과에 가깝다.
포항, 울산, 대전, 부산,대구에는 세계적 연구기관과 대학이 이미 존재한다.
이 현실을 외면한 채 인재 논리를 들이대는 것은 분석이 아니라 압박에 가깝다.
이런 보도 행태의 본질은 분명하다.
수도권 언론은 ‘국가 전체의 효율’을 말하지만, 실제로는 수도권의 불편을 최소화하는 방향만 효율로 인정한다.
지방 이전은 언제나 비용이고, 수도권 집중은 늘 불가피한 선택이 된다.
그렇다면 이번 논란은 호남만의 문제일까?
수도권 언론이 내세운 기준인 전기와 물, 인력을 그대로 적용하면 오히려 부산과 울산이 있는 동남권이 압도적으로 합리적인 입지다.
원전 밀집지로 전력 여건이 안정적이고, 공업용수도 비교적 충분하다.
부산대, 경북대, 포항공대, UNIST 등 주변에 수 많은 대학과 인재 기반도 탄탄하다.
그러나 이 지점에 이르면 수도권 언론은 다시 “그래도 수도권이 경쟁력 있다”며 논점을 흐린다.
애초에 기준은 전기와 물이 아니었음을 스스로 드러내는 대목이다.
논란이 호남에서 일어나든 부산에서 일어나든 대구에서 벌어지든 이들은 어차피 지방은 안된다는 생각에 이미 사로잡혀 있다.
이 과정에서 정치권의 태도도 눈에 띈다.
일부 정치권 인사들은 이 문제를 시장과 효율의 문제로 규정하며 지방 이전론을 비합리적 주장으로 치부해 왔다.
숫자를 앞세운 논리는 깔끔해 보이기도 한다.
그러나 이 정치인들이 말하는 효율의 기준은 왜 항상 수도권을 전제로 설정되는가?
이미 수도권에 모든 인프라를 몰아놓고, 그 결과를 다시 효율이라는 이름으로 정당화하는 구조에 대한 성찰은 없다.
“이미 수도권에 있으니 수도권이 낫다”는 말은 개혁이 아니라 순환논리다.
이 논리가 서울 중심 언론의 프레임과 맞물릴 때 문제는 더 커진다.
정치가 합리를 말하면, 언론은 곧바로 상식이라는 이름을 붙인다.
그리고 그 상식은 언제나 서울의 삶을 기준으로 삼는다.
이중성은 전기요금 차등제 논의에서 극명하게 드러난다.
전기요금 차등제가 거론되자 서울 지역신문들은 일제히 ‘수도권 폭탄’‘서울 시민만 봉인가’라는 제목을 쏟아냈다.
그러나 그동안 원전은 지방에, 송전탑도 지방에, 환경 부담과 안전 리스크도 지방에 떠넘겨 온 구조는 문제 삼지 않는다.
전기를 생산하는 지역의 부담은 국가 발전을 위한 당연한 일이고 그 비용을 요금에 반영하자는 순간 폭탄이 된다.
전기요금 차등제는 특혜가 아니다.
최소한의 비용 정산이다.
생산지와 소비지가 다른 현실에서 그 차이를 어떻게 나눌 것인가에 대한 질문이다.
이 질문에 “서울이 손해 본다”는 반응부터 나오는 사회라면, 이미 균형이 아니라 편중을 정상으로 받아들인 사회다.
수도권 중심주의에 사로잡힌 정치권과 언론에 묻고 싶다.
왜 모든 첨단 산업은 수도권에 있어야만 하는가.
그리고 하나 더 묻지 않을 수 없다.
부산·울산·경남의 국회의원들은 지금 무엇을 하고 있는가.
이들은 서울 강남을 대변하는 국회의원인가, 아니면 지역을 대표하는 국회의원인가.
호남의 일이 호남만의 일이 아니며 부산의 일도 부산만의 일이 아니다.
지역의 일은 모든 지역민들의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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