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문화
[오래된 미래] 동양의 떨림을 서양음악에 담다…통영에 뿌리 둔 세계적 작곡가 윤이상
노경민
입력 : 2026.09.10 14:35
조회수 : 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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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음악·서양음악 함께 접한 유년기…독창적 음악세계의 바탕으로
유학 3년 만에 다름슈타트 음악제서 작품 초연…세계 현대음악계에 이름 알려
1967년 반공법 위반으로 10년 선고…1994년 추진된 귀국 음악회도 무산
유소년기 오광대와 유랑극단 등을 통해 전통음악을 경험했고, 학교와 교회에서는 서양음악을 접했습니다.
해방 이후 통영에서는 시인 유치환과 윤이상에게 교가 제작 요청이 많이 들어왔고, 이때 만들어진 교가들이 지금까지 남아 있습니다.
이후 서울시문화상을 받은 윤이상은 상금을 바탕으로 유학을 떠나기로 결심했습니다.
유학 3년 만에 ‘일곱 악기의 음악’이 현대음악의 실험장으로 소개된 다름슈타트 음악제에서 초연되며 빠른 성취를 이뤘습니다.
당시 초연을 맡은 지휘자 브루노 마데르나는 공연이 끝난 뒤 서양음악이 하지 못한 새로운 지평을 열었다고 평가했다는 기록도 전해집니다.
윤이상은 음의 떨림과 농담 등 동양적인 음악 어법을 서양음악과 조화시키며 새로운 표현을 시도했습니다.
그의 음악은 연주자들에게도 쉽지 않은 도전이었습니다.
함부르크 공연에서는 연주자들이 연주가 어렵다는 반응을 보이자 윤이상이 직접 첼로를 잡고 원하는 표현을 시범 보였다는 기록도 있습니다.
하지만 그의 삶은 1967년 큰 전환점을 맞았습니다.
윤이상은 그해 6월 17일 베를린에서 서울로 납치됐고, 이후 반공법 위반으로 10년을 선고받았습니다.
자료에서는 월북한 친구를 만나고 고구려 사신도를 보기 위해 방문했던 일이 간첩죄로 인지됐다고 설명합니다.
이후 세계적으로 유명한 음악가들의 구명운동과 서독 정부의 도움으로 풀려났다는 설명도 나왔습니다.
이 사건을 겪은 뒤 윤이상의 음악은 이전보다 규모가 훨씬 커졌다는 평가도 나옵니다.
독일인으로 귀화한 뒤에도 각종 행사에서 자신을 한국인으로 소개했고, 상황이 좋아지면 다시 한국인이 되려는 생각을 갖고 있었다는 증언도 전해집니다.
윤이상은 자신이 충무에서 자라며 얻은 모든 요소를 정신과 예술적 기량에 담아 평생의 작품을 썼다고 회고했습니다.
1994년에는 윤이상의 귀국 음악회가 추진되면서 고국 방문에 대한 기대가 커졌지만 결국 무산됐습니다.
당시 윤이상은 귀국하면 그리워하던 고국의 흙을 만지고 변함없는 사랑과 충성을 말하겠다는 뜻을 편지에 담았습니다.
윤이상의 작품은 이를 연주한 한 첼리스트에게도 새로운 음악적 경험을 안겼습니다.
이 첼리스트는 윤이상의 곡을 연습하며 테크닉뿐 아니라 음악적인 요소까지 함께 익힐 수 있었다고 말했습니다.
또 윤이상이 음과 음 사이의 공간을 중요하게 생각한 것 같다며, 그의 작품을 공부하면서 현대음악의 재미를 느끼게 됐다고 설명했습니다.
충무에서 쌓은 경험과 동양적인 음악 어법은 서양음악과 어우러지며 윤이상만의 독창적인 작품세계로 이어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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