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문화
[오래된 미래] 전쟁 속 생명을 구한 손길…태종대 의료지원기념비의 의미
노경민
입력 : 2026.06.24 15:14
조회수 : 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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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웨덴·덴마크 등 6개국 의료지원…부산과 인천서 전상자·피란민 치료
유틀란디아호·스웨덴 병원서 이어진 무상 진료…“천사 같은 사람들이었다”
태종대 기념비에 남은 기억…전쟁의 상처 넘어 한국 의료 발전의 밑거름
한국전쟁 당시 국내 의료시설이 크게 부족한 상황에서 스웨덴과 덴마크, 노르웨이, 인도, 이탈리아, 독일 등 6개국은 한국에 의료지원단을 파견해 부상자와 피란민 치료에 나섰습니다.
이 가운데 덴마크 병원선 유틀란디아호는 1951년 3월부터 1953년 8월까지 활동하며 초기에는 부산항, 이후에는 인천항에서 환자들을 치료했습니다.
평양에서 피란 내려온 김주완 씨는 신문배달을 하다 기차 사고로 왼쪽 발목을 크게 다쳤고, 덴마크 의료진의 도움으로 유틀란디아호에서 수술과 치료를 받았다고 회상했습니다.
김 씨는 당시 유틀란디아호가 전쟁 속 한국 사회와는 전혀 다른, 깨끗하고 친절한 공간처럼 느껴졌다고 말했습니다.
스웨덴은 가장 먼저 한국에 의료지원단을 보낸 나라 가운데 하나로, 옛 부산상고를 징발해 400 병상 규모의 병원을 운영했습니다.
스웨덴 병원에서는 전쟁 중에는 군인을, 휴전 이후에는 부산 시민들을 대상으로 무료 진료가 이어졌습니다.
스웨덴 병원에서 일했던 김낙규 씨는 당시 시민들이 아침마다 수백 명씩 줄을 서 치료를 받았다고 증언했습니다.
김 씨는 또 병원에서 일하며 학업을 이어갔고, 외과 과장이 대학 등록금을 두 차례 지원해 준 일도 잊을 수 없다고 회상했습니다.
의료지원단은 전쟁의 상처를 치료하는 데 그치지 않고, 의료 인력과 시설이 부족했던 한국 사회에 실질적인 도움을 남겼습니다.
프로그램은 이들이 살려낸 목숨이 200만 명에 이른다고 전했습니다.
이들의 헌신을 기리기 위해 1972년 태종대에는 의료지원 참전 기념비가 세워졌습니다.
전쟁 속에서 대가 없이 의료지원을 펼친 해외 의료진의 활동은 휴전 이후 한국 의료기술 발전에도 밑거름이 된 것으로 평가됩니다.
김주완 씨는 훗날 덴마크에서 자신을 구조했던 요한 프리스크를 다시 만나 감사의 뜻을 전했고, 자신이 살아 가족을 이루고 살아갈 수 있었던 것도 그 도움 덕분이라고 말했습니다.
‘6·25 전쟁 의료지원 기념비’는 피란수도 부산에서 생명을 살리기 위해 헌신한 이름 모를 의료진들의 희생과 인도주의 정신을 되새기게 하는 장소로 남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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