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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농협 신축공사 주변 집 붕괴...부족한 보상에 막막

이민재 입력 : 2024.02.27 18:22
조회수 : 700
<앵커>
도심의 한 주택단지가 인근에서 공사가 시작된 뒤로 무너져 내리고 있어, 주민들이 몇년째 불안감을 호소하고 있습니다.

피해가 심각한데, 보상금은 수리비에도 미치지 못해 주민들은 정든 집을 떠나고 있습니다.

이민재 기자입니다.

<기자>

주택 벽과 바닥이 갈라져 금방이라도 무너질 듯 위태롭습니다.

집 안도 상황은 마찬가지입니다.

장판을 들춰보니 바닥은 온통 금이 가있고, 집이 기울어 방문도 닫히지 않습니다.

{"꼼짝을 안 하는데요."}

이렇게 집이 무너지기 시작한 건 2년 전, 담벼락 하나를 두고 지하2층 지상 5층짜리 지역농협 종합청사 신축 공사가 시작되면서부터입니다.

"공사현장과 맞닿아 있어 피해가 큰 주택입니다.

바닥이 꺼지면서 건물이 기울어, 보시는 것처럼 문은 저절로 움직이고 바닥에 물건을 두면 이렇게 굴러가기까지 합니다."

주민들은 집이 무너질까 밤잠을 설칩니다.

{하정년/부산 덕포동/"평생 번 게 이 집 한 채인데, 진짜 죽고 싶은 마음이고, 내가 전생에 무슨 죄를 많이 지어서 이 나이에 이런 꼴을 당하고 살아야 하나…."}

땅이 꺼지면서 골목길에는 손 하나가 들어갈 정도로 틈이 벌어졌습니다.

{"손이 하나가 들어가요, 주먹도 들어가요."}

집 안이 훤히 들여다 보여, 담벼락은 무용지물입니다.

{박금자/부산 덕포동/"시장 보러 가다가도 벽돌이 떨어질까 싶어서, 걱정이 돼서 하루하루 살얼음 위를 걷듯 살고있습니다."}

보상금을 놓고 협의가 이뤄지고 있는데, 금액은 가구당 1천만 원 수준입니다.

수리비를 감당하기엔 턱 없이 부족합니다.

{주택 보수업체/"건물 밑이 비어 있거든요. 모래하고 흙이 싹 쓸려 내려갔어요. 건물이 떠있는 상태라, 수리하는 데 5~6천만 원은 들어간다고 봐야 해요."}

결국 공사현장과 맞닿은 다섯 집 가운데 세 곳은 팔리지도 않은 집을 비우고 떠났습니다.

"농협 측은 주민들과 보상금을 놓고 합의하다 재판에 넘겨진 상태라며, ㅡ재판부 결정에 따라 보상하겠다는 입장입니다."

주민들은 하나뿐인 보금자리가 무너지는 걸 보면서, 하루 빨리 공사가 끝나기만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KNN 이민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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