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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병역거부자 ‘무조건 해고’ 제동…헌재 “헌법에 어긋나”

박종준 입력 : 2026.08.27 17:16
조회수 : 162
병역거부자 ‘무조건 해고’ 제동…헌재 “헌법에 어긋나”
자료: 연합뉴스

정당한 사유 따지지 않는 일괄 해직 규정 헌법불합치 결정
재판관 5명 헌법불합치·2명 위헌·2명 기각…위헌 취지 7대 2
2028년 2월 29일까지 법 개정…개정 전까지 현행 조항 계속 적용

정당한 사유가 있는지 따지지 않고 병역의무 불이행자를 채용하지 못하게 하거나 재직자를 해직하도록 한 병역법 조항에 대해 헌법재판소가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렸습니다.

헌법재판소는 27일 양심적 병역거부자 A씨가 제기한 병역법 제76조 위헌확인 헌법소원에서 재판관 5명의 헌법불합치, 2명의 단순위헌, 2명의 기각 의견으로 헌법불합치 결정했습니다.

해당 조항은 국가기관과 지방자치단체, 고용주가 병역의무 불이행자를 공무원이나 임직원으로 임용·채용할 수 없도록 하고, 이미 재직 중인 경우에는 해직하도록 규정하고 있습니다.

헌재는 병역기피자를 해직하는 제도가 병역의무 이행의 실효성을 확보하고 병역상의 정의를 실현하려는 목적은 인정된다고 봤습니다.

다만 정당한 사유가 있는지를 따지지 않고 해직하도록 하는 것은 기본권 침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장치가 충분하지 않다고 판단했습니다.

특히 병역기피 여부를 판단하는 과정에서 병역의무자가 의견이나 자료를 제출하고 정당한 사유를 소명할 수 있는 기회를 보장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헌재는 정당한 사유 없이 병역을 기피한 사람에 대해서만 해직이 이뤄져야 한다고 판단했습니다.

이번 헌법소원을 제기한 A씨는 2015년 병역거부로 형사재판을 받았지만, 종교적 양심에 따른 현역 입영 거부가 정당한 사유에 해당한다는 취지로 2020년 대법원에서 무죄가 확정됐습니다.

이후 다시 병역법 위반 혐의로 기소돼 재판을 받는 과정에서 2023년 파견직으로 근무하던 회사에서도 퇴사 처리됐습니다.

A씨는 인천병무지청이 병역법 제76조를 근거로 회사 측에 퇴사를 요구하고 형사고발 가능성을 알린 뒤 자신이 해직됐다며 헌법소원을 제기했습니다.

헌재는 해당 조항을 즉시 무효로 만들 경우 정당한 사유 없이 병역을 기피한 사람까지 해직할 수 없게 되는 법적 공백이 발생할 수 있다고 봤습니다.

이에 따라 해당 조항의 효력을 즉시 없애지 않고 2028년 2월 29일까지 계속 적용하도록 했으며, 국회는 이때까지 관련 조항을 개정해야 합니다.

김복형·마은혁 재판관은 병역기피자에게 형사처벌 등 다른 제재수단이 이미 존재하는 상황에서 취업까지 광범위하게 제한하는 것은 지나치게 가혹하다며 단순위헌 의견을 냈습니다.

반면 정정미·조한창 재판관은 면밀한 기준 없이 개별적인 사정을 들어 예외를 허용할 경우 병역의무의 공평한 부담이라는 헌법적 가치가 흔들릴 수 있다며 기각 의견을 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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