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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주객 뒤바뀐 유스호스텔, 구청이 숨은 조력자?

조진욱 입력 : 2024.06.11 20:51
조회수 : 2311
<앵커>
국내 최대 유스호스텔이 사실상 예식장으로 주객이 전도됐단 소식 어제(10) 전해드렸습니다.

그런데 더 취재해봤더니, 관할 구청이 오히려 예식장 영업을 도와준 게 아닌가 하는 의구심마저 들 정도입니다.

조진욱 기자입니다.

<기자>
2년 전 황령산 자락에 들어선 국내 최대 유스호스텔입니다.

황령터널과 도시고속도로 등 주요 길목이라 평소에도 차량 정체가 심한 곳입니다.

예식이 열리는 주말이면 한꺼번에 차량 수백대씩 몰려 일대가 마비됩니다.

{김성배/택시 기사/"제가 알기론 유스호스텔인데, 유스호스텔보다는 예식장을 더 많이 하더라고요. 주말이면 되게 (차가 막혀서) 불편해요."}

"취재결과 이 유스호스텔은 호텔 같은 대형 건물이 들어올 때 받는 교통영향평가를 받지 않았습니다.

청소년 수련시설이란 이유로 평가 대상에서 제외된 겁니다."

관할 구청은 오히려 차가 막힌다며 주차장 280면을 추가로 짓게 해줬습니다.

객실수와 단순 비교하면 객실 1개당 7대가 넘습니다.

{부산 남구청 관계자/"교통체증이 많이 되니까 그걸 해소하기 위해서 주차장을 늘리는 상황이기 때문에, 웨딩업을 주장하거나 그런 의도는 전혀 없습니다."}

용도상 자연녹지인 이곳은 지난 1999년 대규모 산사태로 사상자 4명이 발생한 현장과 인접해있습니다.

그런데 지난 2014년, 자동차 운전학원용도에서 청소년수련시설로 계획이 갑자기 바뀌었습니다.

사업성이 낮다는 게 이유인데, 관할 구청은 공익적으로 꼭 필요한 시설이라며 층수 제한도 풀어줬습니다.

민간 사업자가 자연녹지 층수 제한을 푸는 건 지역에선 이례적이란 반응입니다.

{건설업계 관계자/"우리가 공공청사라든지 다수의 시민들이 쓰는 공공적인 성격이라면 완화하라고 할 수 있지 않겠습니까. 도시계획시설을 민간이 하면서 층수를 풀어주는 건 그런건 못본 것 같습니다."}

조성 전부터 웨딩업 규정을 묻는 등 유스호스텔에서 예식업으로 주객 전도가 의심됐지만, 관할 구청과 여성가족부는 별다른 규정이 없다며 넘어갔습니다.

{(아버지께서)가장 하고싶어 하셨던 건 리조트형 호텔을 하고싶어 하셨어요. 근데 자연녹지는 그게 안되거든요. 이것저것 검토하다가 그러면 유스호스텔을 하자, 호텔과 비슷한 업종이고, 우리가 하고 있는 웨딩업도 같이 진행할 수 있겠다."}

사실상 관할 구청의 지원 아래 국내 최대 유스호스텔은 지역 대표 예식장으로 변질됐습니다.

KNN 조진욱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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