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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유공자 가족이 만든 결실..늦깎이 화가들의 훈훈한 도전

옥민지 입력 : 2025.10.24 17:50
조회수 : 1192
<앵커>
지금 보시는 그림. 이역만리 호주의 한 공립도서관에 전시되고 있는 작품입니다.

놀랍게도 한평생 미술 교육을 받아본 적 없던 부산의 할머니들이 그린 그림입니다.

평범한 동네 어르신들이 어떻게 늦깎이 화가로 변신할 수 있었는 지, 그 사연을 옥민지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폐지가 가득한 손수레를 끌고 오는 82살 김영화 할머니입니다.

평소에는 늦은 시간까지 폐지를 줍지만, 오늘만큼은 오전에 모든 일과를 마칩니다.

할머니가 미술도구를 챙겨 도착한 곳은 벽면에 그림이 가득한 한 주택.

할머니가 1주일에 한 번 화가로 변신하는 공간입니다.

칠순을 넘긴 할머니 12명이 모인 부산 청학동 미술 동아리는 전문 화가에게 가르침을 받으며 창작활동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평생 단 한 번도 미술교육을 받아본 적 없던 할머니들이 이젠 스케치부터 채색까지 능숙하게 해냅니다.

{김영화/부산 영도구/"처음에는 일자 긋는 것도 꼬불꼬불하게 그어졌는데, 이제는 똑바로 긋거든요."}

"서로 다른 사연을 가진 동아리원들이 모여 만든 이 수업은 올해로 벌써 3년째 이어지고 있는데요, 완성한 작품들은 최근 지구 반대편인 호주의 한 도서관에도 전시됐습니다."

지자체 국제 교류행사의 하나로 늦깎이 화가들의 작품이 전시된 겁니다.

두 달에 걸쳐 영도와 호주의 풍경을 담은 회화 20여 점을 완성했습니다.

{권민정/부산 영도구청 국제협력팀장/"호주 맨리 도서관 2층 갤러리홀에서 작품이 전시 중에 있으며, 현지에서도 호주 시민들에게 반응이 아주 좋습니다.}

이들에게 새로운 도전의 기회를 열어준 건 독립운동가 이미동 선생의 딸, 이해자 씨입니다.

이 씨는 매달 나오는 국가유공자 연금으로 강사를 초청하고, 또 자택을 수업공간으로 내주며 아낌없는 지원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이해자/부산 영도구/"아버님의 또..본인의 어떤 의지와 같게 저도 꼭 누군가를 위해서 (좋은 일을)했으면 해서 시작을 한 것입니다.}

늦깎이 화가들의 도전과 그 길을 열어준 국가유공자 가족. 이들은 2년 뒤 동아리 단독 전시회를 여는 게 꿈입니다.

KNN 옥민지입니다.

영상취재 박은성 영상편집 정은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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