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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수백 억 투자 사기범 잡았는데 풀어준 법원

하영광 입력 : 2024.11.06 18:04
조회수 : 856
<앵커>
미국 나스닥 상장 기업을 미끼로 한 수백억 원대 주식 사기 소식, 연속해서 전해드리고 있는데요,

그런데 경찰이 힘들게 붙잡은 핵심 피의자가 법원의 구속실질심사에서 풀려난 뒤 잠적해 또 다시 피해자들 애를 태우고 있습니다.

기각 요건을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하영광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경찰이 한 차량의 옆을 가로막습니다.

차량을 둘러싼 경찰이 창문을 수 차례 때리고, 이내 한 남성이 차에서 끌려나옵니다.

수백억 원 상당의 투자 사기를 벌인 핵심 피의자 50대 A 씨입니다.

{목격 시민/"그때 이제 경찰관님이 손에 피가 날 정도로 차 문을 두드리면서 차 안에서 어떤 분을 끌어내리시는 모습을 (봤습니다)."}

나스닥 상장사의 투자설명회를 추진한 A 씨는 부산 지역 총책과 함께 투자자를 끌어모았습니다.

하지만 돈만 받아챙긴 뒤 주식은 주지 않았고, 그 사이 주가는 폭락해 휴지조각이 됐습니다.

확인된 피해자만 80여명, 피해 금액은 150억 원이 넘습니다.

경찰의 끈질긴 수사로, 일당 15명 모두 검찰에 송치됐습니다.

하지만 정작 A 씨는 빠졌습니다.

"A 씨는 영장 실질심사에서 풀려났습니다. 법원이 도주의 우려가 적고 증거 인멸 가능성이 낮다고 판단했다는 것입니다."

경찰은 한 달 뒤인 지난 5월 또 다시 구속영장을 신청했지만, A 씨는 이미 잠적한 뒤였습니다.

전담 추적팀까지 꾸렸지만, A 씨의 행방은 오리무중입니다.

결국 경찰이 잡은 피의자를 법원이 풀어준 셈입니다.

{투자 사기 피해자/"자기가 말버릇처럼 '나는 도망가는거 전문이다' '너도 도망갈 것 같으면 나에게 배워라' 이런 말을 많이 했다고 하더라고요. 법원에서 구속을 했다라고 하면 경찰이 조사를 더 했을 것이고, 거기서 나온 은닉재산이 있다라고 판단이 되면 그 재산을 압류를 해서 우리 피해자들에게 10원이라도 (돌아왔을 겁니다.)"}

피해자가 변제를 받기 위해 가해자에게 끌려다니기 쉬운 사기 범죄 특성을 고려해 세심한 판단이 필요하단 지적입니다.

{황정용/동서대학교 경찰학과 교수/"증거인멸과 도주의 우려가 있다고 보이는 사안이죠. 충분히 예상할 수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다소 기본 사유에 대한 고려가 부족하지 않았나."}

경찰은 A씨에 대해 지명수배를 내리는 한편 일당을 계속해서 쫓고 있습니다.

KNN 하영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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