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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재난, 마음까지 불 탄 사람들5]-복구는 끝나도 상처는 그대로

정기형 입력 : 2026.09.29 21:48
조회수 : 102
<앵커>
지난해 산불과 집중호우에 신음했던 경남은 올해도 폭염과 가뭄, 극한 호우로 큰 피해를 입었습니다.

기후위기 속에 기록을 갈아치우는 대형 재난이 일상화되고 있는데요.

여전히 재난이 할퀴고 간 뒤 주민들의 심리적 고통과 무너진 공동체를 치유할 컨트롤타워는 보이지 않습니다.

외형적인 복구를 넘어 새로운 사회적 회복 시스템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정기형 기자입니다.

<기자>
한낮에도 불을 켜야하는 좁고 어두운 복도와 작은 방.

지난해 경남 산청군 수해 피해 주민들이 머무는 모텔입니다.

끝이 안 보이는 피난살이.

사소한 일로에도 주민 사이 감정 충돌이 잦습니다.

불편이 길어지면서 갈등도 깊어졌습니다.

{수해 피해 모텔 거주 주민/흩여져서 살면 차라리 더 편해요. 한 군데 모여서 한 동네 살던 사람이 그 내막도 다 아는 사람들이 뭐가 좋겠어요. 아래위층해서...}

삶의 터전을 잃은 주민 10여명은 1년반이 넘은 지금도 이곳을 떠나지 못했습니다.

{안순섭/모텔 거주 마을 이장/손을 잡고 울기도 하면서 걱정 많이 하고 계십니다. 그리고 그나마 밖으로 활동하시는 분들도 계신데, 그 분들도 주거가 안정이 안되어 있기 때문에 많이 피곤해 하시고 많이 힘들어 하십니다.}

인구 3만명의 산청군은 지난해 넉 달 사이 산불과 수해를 잇따라 겪었습니다.

피해 주민 5천여명의 심리 피해까지 지원할 여력은 없었습니다.

{허성무/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정부 예산이 지원되기는 합니다만 복구를 해 나가는 가운데 실제 주체는 군이 거의 대부분 다 합니다. (지자체에) 모든 책임을 지우는 것이 아니라 국가가 상시적인 기구와 예산을 가지고 지원을 해줄 수 있는 시스템이 (필요합니다.)}

기후위기로 재난은 더 자주, 더 크게 찾아옵니다.

2025년 한 해 산불 피해 면적이 지난 50년 누적과 맞먹을 정도입니다.

올해도 닷새동안 최고기온 40도를 넘기며 기록을 갈아치운 폭염에,

국가소방동원령까지 발령시킨 극한 가뭄.

사흘동안 964mm를 퍼부은 물폭탄이 경남 남해안 도시들을 마비시켰습니다.

{김형준/KAIST 기후환경에너지연구소장/계절의 특성이 우리의 적응 범위를 훌쩍 넘어가는 일이 발생하고 있습니다. (위험의) 기반이 같이 올라 오면서 변동성도 같이 커지니까 예전에 비해서 소위 말해서 재해급 변동이 더 자주 나타나게 되죠.}

턱없이 부족한 재난 심리 피해 지원은 그마저도 여러 부처와 지자체로 흩어져 있습니다.

컨트롤타워가 없다 보니 곳곳에 공백도 생깁니다.

{권희경/창원대 사회복지학과 교수/컨트롤타워 같은 부처를 지정할 필요가 있습니다. 민간의 상담 기관이나 이런 곳과 연계해서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도 국가가 사실은 좀 더 전문적인 체계를 마련해야 할 책임이 (있습니다.)}

특히 정부가 모든 것을 쥐고 가는 공공 주도에서 벗어나야 합니다.

호주처럼 평소에 지역 공동체와 관계를 쌓아 놓은 돌봄의 연결망이 재난이 닥쳤을 때 더 강한 힘이 됩니다.

{데이비드 영거/임상 심리학자*국가 재난복구 자문위원/(피해 주민들이) 앞으로 마주할 많은 도전과 변화에서 배우고, 적응하고, 맞춰갈 수 있도록 돕는 것입니다. 그래서 그들이 비록 이전과 다른 삶일지라도 어떤 지점에 도달할 수 있도록요. 여전히 가치 있고, 의미 있으며, 즐거운 그런 삶을 갖는 지점에 말입니다.}

피해 주민들의 마음까지 보듬었을 때 진정한 재난 복구는 완성됩니다.

KNN 정기형입니다.

영상취재 권용국 박언국
지원촬영 김명재
종합편집 노율우
음향 김재옥

본 보도는 한국언론진흥재단의 정부광고 수수료를 지원받아 제작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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