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도정]-청년공무원조차 힘든 경남
<앵커>
이번에는 한 주 동안 있었던 경남 소식 알아보겠습니다.
KNN경남본부 표중규 보도국장 나와 있습니다.
젊은 공무원들이 일찌감치 그만두는 숫자가 갈수록 늘고 있는데 경남도 사정은 마찬가지죠. 이번에 이런 젊은 공무원들이 이건 좀 고치자 라고 공개적으로 문제제기를 했다면서요?
<기자>
네 지난주부터 경남도의 가장 뜨거운 이슈가 바로 이 젊은 공무원들을 어떻게 붙잡을 것인가 하는 것이었습니다. 박완수 도지사까지 직접 근무여건을 이들에게 맞춰서 개선하자는 이야기를 꺼내면서 앞으로 변화가 기대됩니다.
일단 가장 먼저 이야기를 꺼낸건 공무원노조였습니다. 지난주 수요일이죠 기자회견에서 청년공무원이 제대로 일할 수 있도록 노동조건을 개선해달라고 요구했는데 내용은 크게 4가지 정도로 요약할 수 있었습니다.
가장 큰 문제로 지적된 것은 바로 과도한 비상근무였습니다. 실효성 없이 무슨 일만 생겼다고 하면 일단 수시로 호출하고 대기만 하다가 지쳐서 퇴근하는, 그런 의미없는 일들을 이제 하지 않도록 해달라 라는게 가장 큰 요구였습니다. 직접 들어보겠습니다.
{홍선웅/전국공무원노조 경남본부 청년위원장/이제는 주말*야간 호출 기준을 명확히 정하고 불필요하고 의미없는 대기근무는 원칙적으로 금지되어야 한다. 비상은 말그대로 비상일때만 허용되어야 한다}
그 외에도 행사나 축제동원도 너무 많아서 이때문에 행사 뒷정리까지 하다보면 또 야근이고 그러다보면 행정의 본래 기능이 마비된다는 지적도 귀담아들어야겠습니다.
여기에 또 관심을 끌만한게 예산 신속집행을 폐지해야한다는 요구였는데요. 예산을 빨리 쓰는데, 그러니까 성과지표를 높이는데만 집중하다보니 정책에는 실효성도 없고 행정은 책임도 지지못하는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는거죠.
이외에도 악성민원으로부터 보호가 모자라고 또 직장내 갑질도 근절되지 않은데다 과도한 의전, 불합리한 당직제도 등 다양한 문제점들이 지적되면서 왜 이렇게 젊은 공무원들이 빨리 나가버리는지에 대한 실마리를 던져줬습니다.
실제로 전국통계를 보면 5년차 미만의 신규 임용공무원의 퇴직비율이 2019년에 17.1%였던 것이 2023년에는 23.7%로 6%이상 늘었습니다. 숫자로는 2023년 한해만 신규공무원 만3천5백명이상이 그만둔거라 탈출러시라는 인터넷상의 표현이 과장이 아닌 상황입니다.
<앵커>
신규공무원들의 어려움이 과연 어느 정도길래 힘들게 들어간 직장에서 곧바로 퇴사를 할까 싶습니다. 경남에서도 이런 신규 공무원들에게 벌어지는 상황들이 심각한가요?
<기자>
네 드러내놓고 눈에 보이지 않더라도 물밑에서는 끊이지 않고 발생한다는게 신규 공무원들 이야기입니다. 가깝게는 지난주 구체적인 사례가 창원시에서 흘러나오기도 했는데요. 최근 정식개관을 연기하는등 사업전체가 갈등과 마찰, 논란에 휩싸인 대한민국 민주주의전당 사업이 그 현장입니다.
창원시가 2023년 신규 공무원 1명을 이 업무에 발령냈는데, 사업자체가 잡음이 계속 커지면서 기피사업이 되니까,문제를 피해서 팀장만 3번, 과장은 5번을 바뀌었는데 그동안 이 신규직원만 계속 그 자리에 못박아뒀습니다.
결국 이 직원, 잇몸이 내려앉아 이를 뽑고 안과질환에 원형탈모까지 와서 견디다 못해 두달 병가를 냈다가 우울증까지 겹쳐 반년동안 질병휴직까지 갔습니다.
그런데 더 납득이 안 가는건 이 직원이 이번달 복직한다고 하자 또 똑같은 자리, 똑같은 업무에 복귀시킨 겁니다. 거부의사를 분명히 밝히고 노조를 통해 문제제기까지 했지만 결국 인사가 그렇게 났다는데요 신규공무원 고난의 전형적인 사례로 여겨집니다.
이뿐만이 아닙니다. 경남도 출자출연기관이죠 경남청소년지원재단에서는 지난해 팀장으로부터 고의적으로 무시를 받는등 정신적인 충격을 받은 직원이 직장내 괴롭힘을 신고한 일이 있었습니다.
이 사안 역시 팀장이 사과했다며 무혐의처리해 결국 피해자가 퇴사까지 했는데 올해 인권위 재조사를 통해 다른 사안들이 드러나면서 결국 해당 팀장도 파면됐습니다. 하지만 이것도 아는 사람들만 알뿐 공론화는 안됐습니다.
창원시 건은 당사자가 참다못해 진정서까지 냈지만 그대로 발령이 났고,청소년지원재단의 경우 재조사까지 거쳐 징계는 나왔지만 역시 이미 퇴사한 피해자는 구제받지 못하는 상황입니다.
이런 식으로 말꺼내기 힘들고 사표내기는 겁나는 신규 공무원들에게 얼마나 이런 상황들이 많을지, 미루어 짐작만해봐도 안타까운 상황입니다.
<앵커>
네 경남 전체 2천163명의 공무원들이 직접 참여한 설문조사라는 점에서 그 진정성이 더 와닿는데요
특히 창원시 사례는 글쎄요, 상식적으로 납득이 가지 않는데요. 조직 안에 구조적인 개선책이 필요한게 아닌가 싶습니다. 경남도는 이런 문제제기에 어떤 입장입니까?
<기자>
네 꼭 이 사안 떄문은 아니었지만 박완수 도지사가 이번주 취임 4년차 성과에 대한 발표를 하는 자리에서 이 문제에 대해 언급했습니다.
박지사는 청년 공무원들의 이런 문제제기에 대해 '세대가 다르기때문에 기성 공무원들하고 생각의 차이가 많이 있다는건 듣고 있었다'며 불필요한 근무나 동원은 없도록 하겠다고 강조했습니다.
축제나 행사의 경우에는 159명이 숨진 이태원 참사 이후로 안전에 대한 요구치가 높아진만큼 쉽지는 않다고 토로했지만 어쨋든 경남도 차원에서 이런 문제제기에 대해 고민하겠다는 입장은 분명히 했습니다. 직접 들어보시죠.
{박완수/경남도지사/과연 공무원 동원 안 하고 어떻게 할 수 있는 방법이 있는지, 안 그러면 동원된 공무원들에 대해서 특별한 지원, 경제적 지원을 할 수 있는 방법이 있는지 이런 부분에 대해서 좀 고민이 필요한것 아닌가 생각합니다.}
7월 1일 인사가 이뤄지면서 이 시기, 경남 전체 공직사회가 들썩거리고 있는데요 모든 인사가 그렇듯 웃는 사람이 있으면 시무룩한 사람, 우는 사람도 있을 수 밖에 없습니다.
직장생활이 항상 꽃길만 걸을 수는 없겠지만 처음 걸음마를 시작하는 신규공무원들에게 공직의 무거운 사명을 잘 견딜 수 있을만한 기초체력부터 키워주는 문화가 경남도, 그리고 18개 시군과 산하 공공기관들에도 빨리 자리잡길 기대해보겠습니다.
지금까지 경남도정이었습니다.
2025.07.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