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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취재수첩> 반복되는 참사, 끊이지 않는 공직자 말말말

이민재 입력 : 2025.07.11 07:57
조회수 : 793
<앵커>
한 주 동안 있었던 주요 사안과 취재 뒷 이야기를 짚어보는 취재수첩 시간입니다.

오늘은 이민재 기자와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이 기자, 지난달 말 부산 개금동 화재로 자매가 세상을 떠난 지 일주일여 만에 또 기장에서 불이 났죠.

결국 또 다른 자매가 숨졌는데, 이번에도 부모가 집을 비운 사이 불이 났고, 마찬가지로 스프링클러도 없었다고요?

네,
지난 2일 밤 두 명의 어린아이들이 또 세상을 떠났습니다.

지난달 24일, 개금동 화재로 자매 두 명이 숨진지 불과 1주일여 만의 일이라 더욱 안타깝습니다.

말씀주셨다시피 또 한번 부모가 집을 비운 사이 불이 났고, 집에는 스프링클러가 설치돼있지 않았습니다.

숨진 자매들은 현관 앞 중문과 거실 베란다에서 발견돼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결국 숨졌는데요.

아이들은 불이 나기 불과 30분 전 엄마를 따라 집으로 돌아왔고, 아이들의 엄마는 일을 하기 위해 곧장 집을 나섰습니다.

부부는 평소 늦은시간까지 집 근처에서 식당을 운영해왔는데, 지극한 자식 사랑은 주민들이 다 알 정도였습니다.

{이웃주민/ "식당하는 부부(였습니다.) 밝고 괜찮았어요. 항상 엄마가 계속 학교 태워주고 애들..."}

이들 가족이 살던 아파트에서는 불이 나기 전 정전과 복구가 반복됐다고 하는데,

불은 에어컨과 연결된 멀티탭에서 시작된 것으로 보입니다.

역시나 문제는 스프링클러입니다.

스프링클러만 있었더라면 얼마든지 초기 진화도 가능했을텐데, 2007년 지어진 아파트라 스프링클러 설치는 의무사항이 아니었습니다.

돌봄 공백과 스프링클러 미설치, 개금동 초등생 자매에게 닥친 비극과 그야말로 판박이입니다.

비극이 반복되면서, 대통령실과 관계기관도 대책 마련에 나섰습니다.

{김광용/행정안전부 재난안전관리본부장/"스프링클러 문제를 해결할 것인지 아니면 다른 구조적인 대책들을 해결할 수 있는 것이 있는지 살펴보겠습니다."}

그런데 취재를 해보니, 부산시교육청이 운영하는 '24시간 긴급보살핌 늘봄센터'의 문제도 눈에 띕니다.

만 3세 아동부터 초등학교 3학년 학생이면 누구나 이용할 수 있다는데,

정작 두 번의 비극이 벌어졌던 밤 11시를 커버할 수 있는 것은 29개 센터 가운데 2곳 뿐입니다.

이름처럼 '24시간' 운영하는 곳은 부산시교육청 센터 하나 뿐이라, 대책마련이 필요해 보입니다.

{앵커:네, 정부까지 나서서 대책마련에 나섰으니 분명 좋은 결론이 나올 것이라 생각하는데요.

다만 부산시교육청의 24시 긴급돌봄 늘봄센터는 개선이 필요해보이네요.

다음 소식으로 넘어가보죠.

부산의 한 생활형 숙박시설이 사용승인을 받은지 9개월 넘도록 공사를 마무리 짓지 않고 있어서 문제가 됐었죠.

그런데 내부를 들여다보니, 소방시설조차 제대로 갖추지 않은채 사용승인을 받았다고요?}

네, 내부를 보면 도저히 사용승인을 받았다곤 믿을 수 없는 모습입니다.

지자체 사용승인이 났다는 것은 즉시 입주가 가능한 시설이라는 의미인데, 실상은 엉망이었습니다.

소방당국이 발급한 완공검사 증명서를 보면, 화재감지기와 소화기, 완강기 등이 모두 갖춰졌다고 나옵니다.

그런데 내부에는 화재탐지기는 설치조차 돼있지 않고, 소화기도 찾아볼 수 없었습니다.

완강기는 지지대만 겨우 설치돼, 만약 공사 도중 불이라도 나면 대처가 불가능합니다.

현장 확인 없이, 감리업체가 가져온 서류만 보고 사용승인을 내주는 문제가 반복된 것입니다.

{류상일/동의대 소방방재학과 교수/"직접 현장을 가서 소방시설을 점검하고 준공 여부가 결정되도록 어떤 제도의 보완이라든가 개선이 필요해보입니다. 소방 감리를 하는 업체가 (사업) 시행자의 어떤 눈치를 보게 되는 구조이기 때문에."}

현장노동자 6명이 숨진 기장 반얀트리 참사에서 단 한 걸음도 나아가지 못한 것입니다.

결국, 공사 주체인 시행사가 현장을 확인*감독하는 감리업체를 선정하는 책임감리 제도 자체의 개선이 필요합니다.

{앵커:안타까운 생명이 죽고, 다쳐도 이곳저곳에서는 도돌이표가 계속되는군요.

이민재 기자, 마지막으로 취재 뒷 이야기를 들려준다고요?}

모두 아시다시피, 공직자는 작은 말 하나 행동 하나도 조심해야만 하죠.

특히 지역민의 선택으로 자리에 오른 지자체장이라면 마땅히 그래야할텐데요.

김성수 해운대구청장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저희 기자들은 담당하는 영역에 따라 '출입기자'로 불리는데요.

얼마 전, 저와 같은 해운대 담당 출입기자들과 해운대구청장의 식사자리에서 직접 겪은 일입니다.

다른 해수욕장들에 비해 해운대가 빼어나다고 말하다, '양양은 서핑이 아니라 불장난을 하기 위해 가는 곳'이라는 취지의 말을 한 것입니다.

차마 들은 그대로의 말을 쓰지 못하는 점은 이해 부탁드립니다.

전국 최대 피서지, 해운대해수욕장을 추켜세우는 과정에서 나온 말인데 문제는 여기서 그치지 않았습니다.

"'호주 워킹홀리데이 다녀온 여자는 만나지 말라는 말이 있듯, 양양에 다녀온 여자는 만나지 말라는 말이
있다'고까지 한 것입니다."

'이혼하면 부천, 망하면 인천'이라는 뜻의 '이부망천'이란 말, 들어보셨을지 모르겠는데요.

7년 전 한 정치인이 해 크게 논란이 됐던 지역비하 발언인데,

경찰 출신인 김 구청장의 말은 특정 지역과 여성을 동시에 비하한 것이라 더 문제입니다.

심지어 당시 식사 자리에는 여자기자도 3명이나 함께 있었습니다.

한편 김성수 구청장은 발언의 의도를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 '편한 자리라 생각하고, 누군가에게 들은 말을 전달했을 뿐'이라며 경솔했다고 사과했습니다.

{앵커:모든 공직자들이 언행을 조심해야겠지만 특히나 선출직 지자체장의 입이라면 더욱 무거워야겠지요.

지방선거가 다가오는 가운데 지자체장들은 특히나 경각심을 가지고 행동해야겠습니다.

오늘 소식은 여기까지 듣기로 하죠. 지금까지 이민재 기자와 함께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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