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수첩]-'사라진 골목길'..20년 넘게 운영한 식당은 '분통'
<앵커>
한 주 동안 취재 뒷 이야기나 주요 사안 짚어보는 취재수첩 시간 입니다.
오늘(22)도 부산경찰청 출입하는 황보 람 기자 나와 있습니다.
어서오십시오.
자, 그럼 오늘 첫 번째 주제부터 살펴보겠습니다.
<'사라진 골목길'..식당은 '분통'>이란 제목입니다. 이 보도, 이번주 저희가 제보를 통해 다뤘던 소식이기도 했는데, 황당한 사연이었습니다. 자세한 내용 전해주시죠.
<기자>
네, 부산 연산교차로 일대 골목상권에서 벌어진 일인데요.
현장 영상보면서 설명드리겠습니다.
골목길 옆으로 재건축 공사 현장이 있습니다. 이 공사 현장이 골목길을 가로막아섰습니다.
황당한 상황이 연출되면서, 이 골목길을 주 통행로로 쓰던 골목상권은 피해가 생길 수밖에 없겠죠.
취재진이 원래 사람들이 식당을 찾던, 그러니까 막혀버린 골목길을 대신하는 우회 경로로 가봤더니, 원래 보다 수백미터, 5분 이상을 돌아가야 했습니다.
당연히 시간도 더 걸릴테고, 식당을 찾는 손님들의 불편도 큽니다.
기껏 찾아온 단골손님들마저도 철거 소음과 분진 탓에 발걸음을 돌리고 있는 실정이라고 하는데요.
이런 상황이 벌어진 건 이번달 초, 가로막힌 골목에서 20년 넘게 장사를 하던 상인들은 매출이 1/3 수준으로 뚝 떨어졌다고 하소연합니다.
또 이런 상황이 벌어진 데 대해, 개발업체가 제대로 된 사전협의도 없이 골목길을 막았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예정된 철거가 끝나도, 기존 골목길이 다시 생기는 것도 불가능하다고 합니다.
"개발업체는 사업추진을 위해 더이상 철거를 미룰 수 없었고, 사라진 골목길 역시 사업부지에 포함된 사유지라는 입장."
여기에 관할 구청은 사유지이기 때문에 어떤 조치도 할 수 없단 말만 되풀이하는 실정인데요.
수십년 동안 이어온 상권이 하루아침에 문 닫을 위기에 처한 상황, 아무리 사유지 개발이라 하더라도 관할 구청의 중재 노력은 필요하지 않냐는 지적이 나옵니다.
<앵커>
네, 다음 소식으로 넘어가 보겠습니다.
<"공연만 했다 하면...">이란 제목입니다. 이 소식도 기억이 나네요. 부산 아시아드 경기장에서 열리는 공연들로 인한 잔디 문제를 짚었었죠?
<기자>
네, 맞습니다.
말씀하셨듯이 부산 아시아드 경기장은 지역에 대형 공연이 열릴 때 자주 이용되는 장소입니다.
물론, 서울이나 다른 지자체에서도 대형 경기장이 공연장소로 활용되는 사례가 있지만요, 부산은 특히 문제입니다.
지난 주말, 가수 싸이의 콘서트 공연 '흠뻑쇼'가 부산 아시아드 보조경기장에서 열렸습니다.
이틀 동안 관객만 5만명이 몰렸고, 주경기장은 관객들의 대기장소로도 활용됐습니다.
행사가 끝난 뒤, 경기장 잔디는 곳곳이 갈색으로 변했고, 파인 곳들은 새로 잔디를 깔아야 하는 실정인데요.
올해 부산에서 열리는 전국체전이 두 달도 채 남지 않은 시점입니다.
부산시는 체전 개막 전까지는 손상된 잔디를 모두 복구하는 데 무리가 없단 입장인데,
문제는 아까 말씀드렸듯 대형 공연만 열렸다 하면 아시아드 경기장이 공연장으로 쓰이다 보니,
이런 경우가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7년 전 싸이 흠뻑쇼 공연 때는 잔디가 상하면서 축구 A 매치가 취소된 사례도 있었고, 부산원아시아페스티벌 공연을 했다 하면 잔디가 상해, 지역 연고 축구 구단인 부산아이파크는 홈구장을 떠나야 하기까지 했습니다.
물론, 월드스타인 싸이나 원아시아페스티벌에 출연하는 스타 가수들의 공연이 지역 경제와 홍보에 미치는 파급력도 상당합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매번 이렇게 아시아드 경기장이 공연 때마다 몸살을 앓고, 본연의 기능에도 지속적으로 차질을 빚는 것은 짚어볼 필요가 있단 거죠.
지역에 대형 공연을 유치하는 것도 중요한 만큼, 궁극적인 대안으로 이런 공연을 할 수 있는 제대로 된 공연장 건립이 필요하단 지적이 나옵니다.
<앵커>
지역의 공연 인프라 부족 문제는 계속해서 지적 돼 왔던 부분인 만큼, 향후 새로운 대책이 마련되길 기대해봅니다.
다음 소식 보죠.
<바다가 보고 싶었던 '탈영병'>
이 기사도 기억이 납니다. 논산훈련소에서 탈영한 훈련병이 부산 앞바다에서 체포가 됐었죠?
<기자>
네, 그렇습니다. 탈영한 훈련병은 지난 7일 논산육군훈련소에 입소한 훈련병이었는데요.
훈련 1주차이던 지난 13일, 이 훈련병은 몸이 안 좋단 이유로 국군대전병원에 입원합니다.
그리고는 그날 병원에서 달아나며 탈영을 했습니다.
군과 경찰, 이 탈영병을 추적하기 시작했고, 14일 새벽 1시쯤 탈영병은 경찰에 긴급체포됐는데요.
체포된 장소가 의외였습니다. 바로 부산 광안리해수욕장이었는데요.
당시 여자친구와 함께 백사장에 있다가 체포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탈영한 훈련병은 바다가 보고 싶어서 탈영을 했고, 여자친구와 함께 광안리를 찾았다고 진술했다고 합니다.
마음은 이해하지만, 탈영은 엄연히 위법 행위죠. 경찰은 탈영병의 신병을 육군에 넘겼고, 육군은 구체적인 조사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앵커>
이제 마지막 소식보겠습니다.
<"고장난 전광판 고쳐드려요"..알고 봤더니?>입니다. 알고 봤더니? 라는 부분에서 궁금증이 생기네요? 어떤 내용인가요?
<기자>
네, 고장난 전광판 고쳐준 업자, 그 뒤에는 숨겨진 진실이 있었습니다.
CCTV 영상 보면서 설명 드리겠습니다.
부산 사하구의 한 골목에 흰색 탑차가 나타나더니, 가게 앞에 멈춰섭니다.
이때 운전석 밖으로 나온 손, 손에 리모컨을 쥐고 있는데요.
가게 전광판 앞에서 리모컨 버튼을 누르자, 전광판에 나오던 화면이 여러차례 바뀌기 시작합니다.
전광판 설치,수리 업체를 운영하는 30대 A 씨와 업체 직원인 40대 B 씨, 이들 일당은 이렇게 전광판 화면을 리모컨으로 무선 조작해 먹통으로 만들어 버렸습니다.
그리고는 가게 주인을 찾아가 "전광판이 고장났다. 수리해주겠다"며 수리비 명목으로 건당 15만원에서 20만원 상당을 받아 챙겼습니다.
전광판이 고장난 것처럼 속이고 돈을 받아 챙긴거죠.
LED전광판은 모두 주파수가 같아서 제작을 어느 업체가 했건, 하나의 리모컨으로 조작이 가능하다는 점을 악용한 겁니다.
이렇게 경찰에 확인된 피해 사례는 5건, 경찰은 A 씨 일당을 불구속으로 검찰에 넘겼습니다.
<앵커>
피해 사례가 많이 확인되진 않았지만, 양심과 직업의식을 갖고 같은 일을 하고 있는 많은 사람들에게 또다른 피해를 안길 수 있는 악질적인 범행으로 보이네요.
오늘 소식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지금까지 황보 람 기자와 함께 했습니다.
2025.08.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