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도특집
UHD 지역무형유산보고서 <기억하는 손> 2부작 - 2부 꿈꾸는 공+예
등록일 : 2022-12-06 09:50:30.0
조회수 : 366
- 이 프로그램은 방송통신위원회의 방송통신발전기금을 지원받아 제작한 것입니다
KNN UHD 이 방송은 UHD로 제작된 프로그램입니다
-(해설) 복잡한 도심.
바쁜 마음을 잠시 내려놓는 공간에서
특별한 전시회가 열렸습니다.
세계적인 권위를 자랑하는 공예상
전시입니다.
다섯 가지 철학이 있습니다.
다섯 가지 철학은 뭐냐 하면.
-(해설) 성실의 시간,
올해의 대상작입니다.
한 땀, 한 땀 손으로 짰다고 하니 성실한
시간이 정말 켜켜이 쌓인 것만 같습니다.
빛을 비추면 투명하고 정교한 매듭이
더욱 돋보입니다.
재료는 갓을 만드는 말총, 머리에 쓰는
갓이 뭔가를 담는 바구니가 되는 거죠.
-(해설) 전통을 진득하게 녹여 세계를
매료시킨 작품이었군요.
우리 공예에 이런 찬란한 날개를
달아줄 수는 없는 걸까?
지금 우리 공예는 비상을 꿈꾸고
있습니다.
정진호 씨는 나무와 평생을 살아왔습니다.
-(해설) 정진호 씨의 손을 거치면
하늘로 솟아오르든 우람한 나무는
생각지도 못한 물건으로 그 모습을
바꿉니다.
나무를 깎고 다듬어 생활에 쓰이는
물건을 만들어내는 사람.
그의 직업은 소목장입니다.
-(해설) 태풍에 쓰러진 나무를 구해
나무가 품고 있던 무늬를 찾아냅니다.
반닫이의 절반은 자연이 만듭니다.
밖에서 우두커니 10년, 실내에서 10년을
더 말립니다.
그러면 뒤틀리고 수축하는 성질은 모두
사라지고 오롯이 나무만 남습니다.
-(해설) 전통 가구는 재료와 기법,
그 어느 하나라도 조상과 스승의 방식을
따르지 않으면 의미가 없습니다.
1000년을 살아온 재료에 전통 기법이라는
생명을 불어넣어 또다시 1000년을
물려주는 일이기 때문입니다.
판이 분리되지 않도록 사개맞춤을 한 다음
아교로 붙입니다.
단단한 반닫이의 틀이 잡혔습니다.
나뭇결이 보이도록 그윽한 옻칠을 하고
장석과 경첩을 달면 마무리됩니다.
-(해설) 대물림, 장인의 숙명입니다.
대를 이어 정성스럽게 만들었지만 진주
반닫이를 찾는 사람은 없습니다.
반닫이는 다시 수백 년을 기다려야
할까요?
우리 내 전통 반닫이처럼 다른 나라에도
공예가 있습니다.
공예의 개념을 처음 정립한 나라, 영국.
여기는 구두 장인의 공방입니다.
1866년에 설립된 맞춤화
전문 가족 기업이라고 합니다.
-(해설) 존 로브는 1863년 당시
왕세자였던 에드워드 7세의 구두를
만들면서 왕실의 인증을 받았습니다.
-(해설) 엘리자베스 여왕의 할아버지였던
킹 조지 5세.
스포츠 스타, 연예인 등
셀럽들의 방문 흔적이
장부에 남아 있습니다.
그들의 신발 틀도
여기 어디 있을 겁니다.
한 켤레, 한 켤레,
손으로 직접 만든 것입니다.
그러니 이 신발의 틀이
곧 존 로브 150년의 역사입니다.
-(해설) 한 켤레에
400, 500만 원이 넘는 존 로브.
영국 왕실이 가장 사랑하는 구두입니다.
기성화의 대량 생산이라는
거센 흐름 속에서
존 로브는 어떻게 전통을
이어올 수 있었을까요?
-(해설) 150년 전에도 지금도
가치를 인정받은
수공예라는 의미겠죠.
존 로브는 젊은 세대에게도
핫한 브랜드입니다.
-(해설) 존경심이라니,
수공예의 지위를 짐작해 봅니다.
여기는 왕실 의상이
완성되는 공방입니다.
엘리자베스 여왕은 젊은 시절부터
금빛 자수가 놓인 옷을
즐겨 입었다고 합니다.
벌써 기계화됐을 법도 한데
무려 중세부터 오늘날까지 여전히
전통을 지킵니다.
감탄을 자아내는 정교함.
모두 손이 만든 작품입니다.
-(해설) 영국에서는
누가 왕실 의상 자수를 놓는지가
화제가 될 정도로
자수에 대한 관심과 자부심이 대단합니다.
요즘은 전통 문양 대신
현대적인 감각이 돋보이는 작품을
만들기도 합니다.
재료는 그대로 쓰되
디자인을 새롭게 바꾼 자수.
영국의 전통 공예 자수는
이렇게 쓸모를 찾아가고 있습니다.
영국에서 공예의 범주는
굉장히 넓습니다.
피아노도 포함된다는군요.
유명 공연장에 놓인 피아노의
98%가 이 브랜드랍니다.
바로 스타인웨이.
-(해설) 영국은 산업 혁명의
본고장입니다.
기계화, 대량 생산이
가장 먼저 시작된 나라죠.
피아노 만드는 과정에도
기계가 도입됐을 것 같은데
여기서는 꿋꿋하게
수작업을 고집합니다.
-(해설) 피아노 한 대를 만들려면
무려 200가지 이상의 공정이 필요합니다.
모두 사람 손이 합니다.
-(해설) 스타인웨이처럼
지금 영국에서는
열풍이라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공예가 큰 인기를 누리고 있습니다.
-(해설) 그러면 영국은
처음부터 공예를 좋아했을까요?
그들에게도 우리 반닫이처럼
어려운 시간이 있었습니다.
-(해설) 우리 전통 공예는 어떨까요?
김종춘 그의 직업은 모필장입니다.
모필장은 손으로 붓 만드는
일을 하는 사람입니다.
그 옛날 생활필수품이자
기록의 상징이었던 붓.
이 일에 오로지 인생을 바친 장인입니다.
붓은 붓대를 만나야 완성됩니다.
대나무 특유의 마디가 있고 어린
대나무여야 합격합니다.
-(해설) 소금물에 삶아 썩는 걸
방지하고 휘어버린 대는 불에
구워 곧게 세우고 다듬습니다.
-(해설) 갓 스물에 독립한 그는
칼 하나 빗 하나를 품고 65년째
이 길을 걷는 중입니다.
털을 가지런히 고르고 지방지를 제거하고
끊어진 털을 일일이 솎아내고 작은
오차도 허용할 수 없습니다.
모든 일은 손이 직접 해야 합니다.
손끝 감각이 좋은 붓을 가려내는
잣대입니다.
스승이 그랬던 것처럼 모필장이라는
이름을 후대에 물려주고 싶은
김종춘 씨입니다.
-(해설) 하지만 붓은 중국제에 밀리고
변하는 시대에 밀려 점점 쓸모를
잃어가는 중입니다.
-(해설) 여기 또 1명의 장인이 있습니다.
흙으로 도자기를 빚는 사기장.
김영길 씨입니다.
-(해설) 이런 게 운명 아닐까요?
좋은 도자기는 좋은 흙을
찾는 데서부터 시작됩니다.
-(해설) 선대 장인이었던 아버지는 대를
잇는 아들에게 특별한
유품을 남겼습니다.
-(해설) 전통 가마를 고집하는 것도
가마 불을 제자에게 미루지 않는 것도
조상들이 남긴 철칙 때문입니다.
사실 김영길 씨는 유명한
장인 집안 출신입니다.
아버지는 4대째 어머니는 무려
9대째 도공이었으니까요.
-(해설) 오로지 혼자 걷는 장인의 길.
우리네 전통 공예는 이렇게
대물림 됩니다.
-(해설) 이번 도자기는 어떤
선택을 했을까요?
임진왜란 때 일본으로 끌려간 조선인
도공 이삼평은 이곳에서 고령터를
발견하고 도자기를 구웠습니다.
이것이 유럽으로 진출해 크게 이름을
떨친 아리타 도자기의 시작입니다.
야자에몬 가문도 아리타에서
출발했습니다.
-(해설) 파산 후 다시 일군 공장입니다.
규모가 아주 큰데요?
도자기의 흥망성쇠를 경험한
야자에몬은 공장식 체제를
도입하며 위기를 극복합니다.
현대식 가마로 교체하고 대량 생산
체제를 갖춘 다음 새로운 브랜드를
선보인 거죠.
-(해설) 형태는 전통을 유지하되,
색채만 단순화하는 선택.
전통에 대한 자신감이 만든
돌파구였습니다.
-(해설) 이번엔 일본식 인형을
만드는 장인입니다.
-(해설) 하카타 인형은 전통을 지키지
않는 것이 전통입니다.
하카타 인형은 1601년 성을 만들기 위해
불려온 기와 장인이 처음 만들었습니다.
초벌구이한 점토 인형에 색을 입혀
완성합니다.
하카타 인형이 지금도 사랑받는 이유가
뭘까요?
-(해설) 오늘을 담는 전통.
이것이 하카타 인형의 힘일 겁니다.
나카무라 가문에는 오른손과
관련된 독특한 전통이 있습니다.
-(해설) 두 손이 익힌 기술은 전수하되,
시대에 맞게 변화하라.
전통 공예가 오늘날에도 쓸모를
잃지 않는 비결일 것입니다.
명품 브랜드.
로에베의 고향이자 또 다른 공예
강국 스페인은 어떨까요?
-(해설) 거대하고 고풍스러운 이 그림의
정체는 놀랍게도 카펫입니다.
한때 이슬람이 정복했던 스페인에는
그 흔적이 곳곳에 남아있는데요.
카펫도 그 가운데 하나입니다.
1720년에 설립한 이 공방은 수리와
복원을 맡고 있습니다.
오늘도 복원 작업이 있는 모양인데요.
아름다운 초대형 카펫은 독일의
귀족 가문이 맡긴 것이라고 합니다.
한 올씩, 한 올씩 전통 방식 그대로
작업하는 것이 이 공방의 원칙입니다.
역사를 자랑하는 카펫은 곧 우아한
제 모습을 찾겠죠.
이곳에는 유서 깊은 정원도 있습니다.
카펫에 자주 등장하는 식물을 골라
기르는데 문양을 정확하게
그리기 위해서랍니다.
바로 이곳에서 말입니다.
그런데 가만히 보니 날줄과 씨줄을
엮어가며 카펫을 짜는 모습이
우리네 길쌈과 상당히 비슷한 풍경입니다.
당연히 이 모든 과정은
손으로 해야 합니다.
-(해설) 장인의 느낌은 실을 만지는
손끝에 집중돼 있습니다.
손에서 손으로 수백 년 이어온 강약의
리듬이 카펫에 고스란히 담깁니다.
스페인 공예에는 최근 새로운 흐름이
한 가지 더 생겼습니다.
오늘날의 이슈를 반영한 친환경
생태주의적 경향입니다.
-(해설) 포르투갈 접경 지역 출신인
하비에르 씨는 어린 시절 고향에서부터
이와 관련된 일을 해왔습니다.
할아버지로부터 물려받은
수공예였기 때문입니다.
-(해설) 잔디를 천연섬유라고 하니
표현이 참 재밌네요.
그런데 곡선의 표현을 보니
이 공예는 정말 손기술의 영역이군요.
-(해설) 수공예의 전통에 친환경이라는
오늘의 가치가 더해지며 하비에르의
공예는 더욱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공예는 이렇게 현대적 가치와
결합하기도 하고 때로
아예 모양을 바꾸기도 합니다.
굉장히 특이한 작품인데요.
이 공방의 주인인 헤르나 씨가
만든 것입니다.
재료는 다양한 새의 깃털입니다.
예쁜 무늬가 새겨진 깃털이
의외로 많습니다.
짐작하셨나요?
헤르나 씨는 깃털 장인입니다.
-(해설) 깃털 공예는 어머니로부터
물려받은 것입니다.
처음에는 깃털로 모자를
만들었다고 합니다.
하지만 시대가 바뀌고 고객이 줄어들자
헤르나 씨는 과감하게 모자를 버렸습니다.
-(해설) 이후 모자가 그림이 되는
놀라운 일이 일어났습니다.
로에베도 이 작품들을
크게 주목했다고 합니다.
틀은 버리고 재료만으로
새로운 작품을 만든다.
우리 공예가 생각해야 할
부분이 아닐까요?
공예의 종주국 영국에서도
새로운 바람이 불고 있습니다.
작업자는 톰 맥월터 씨입니다.
그는 아내가 공예품을 만들 수 있도록
재료를 다듬고 디자인을 하며
옆에서 돕습니다.
아내 앤 씨는 바구니 장인입니다.
-(해설) 바구니는 어딜 가나
흔히 볼 수 있는 물건이죠.
각 지역의 재료와 기술로 만든
생활용품입니다.
영국도 마찬가지고요.
앤은 영국만의 전통 방법에 다른 요소를
결합해 바구니를 짭니다.
-(해설) 월등하게 크고 현대적인 감각의
바구니는 한 개당 400만 원이 넘는데도
고객이 꽤 있습니다.
제작, 판매라는 선순환 구조가 성립된
거죠.
이 배경에는 마켓 등 다양한 프로그램이
있습니다.
-(해설) 전통이라는 뿌리가 없다면
현대라는 꽃도 필 수 없는 법.
우리 공예도 지금 화려한 꽃을 피우고
있습니다.
-(해설) 지난 9월 세계적인 공예
박물관인 빅토리아 앤 엘버트 박물관에서
한류를 주제로 특별전이 열렸습니다.
K-POP, 드라마에 대한 세계인의 관심이
K-공예로 이어지는 현장이었습니다.
-(해설) 그렇습니다.
우리만 몰랐을 뿐, 한국 전통 공예의
비상은 이미 시작되고 있었습니다.
이게 뭔지 눈치채셨나요?
누비입니다.
통영 누비의 조성연 장인의 솜씨입니다.
-(해설) 이것이 누비가 가진 마법과 같은
매력입니다.
특히 통영 누비는 한 줄, 한 줄 박음질을
합니다.
때문에 보통 기계 누비와는 다른 마치
도톰한 고랑을 보는 것 같은 아름다움이
있습니다.
-(해설) 통영 누비의 독특한 아름다움을
프랑스의 명품 브랜드 에르메스가 먼저
알아봤습니다.
-(해설) 통영 누비와 명품 에르메스의
만남.
아무도 생각 못 한 협업이 성사되었고
장인이 만든 이불은 완판을
기록했습니다.
이것이 우리 전통 공예의 힘이 아닐까요?
제주도는 로에베 공예 공모전에서 대상을
수상한 정다혜 작가의 고향입니다.
-(해설) 정다혜 씨의 작품도 재료는
전통을 유지하되, 형태는 완전히 바꾼
것입니다.
덕분에 우리는 갓 만드는 재료로만
알았던 말총의 쓸모를 다시 보게
됐습니다.
-(해설) 뻣뻣할 것만 같은 말총이
봄바람처럼 부드럽게 투명하다는
것도 알게 됐죠.
-(해설) 말총 공예는 아름다웠습니다.
쓸모 잃은 낡은 유산이란 굴레에 갇힌
전통 공예.
그런데 그건 우리의 좁은 생각 아닐까요?
스스로 빛날 준비를 마친 우리 공예는
이제 찬란한 날개를 펴고 있습니다.
KNN UHD 이 방송은 UHD로 제작된 프로그램입니다
-(해설) 복잡한 도심.
바쁜 마음을 잠시 내려놓는 공간에서
특별한 전시회가 열렸습니다.
세계적인 권위를 자랑하는 공예상
전시입니다.
다섯 가지 철학이 있습니다.
다섯 가지 철학은 뭐냐 하면.
-(해설) 성실의 시간,
올해의 대상작입니다.
한 땀, 한 땀 손으로 짰다고 하니 성실한
시간이 정말 켜켜이 쌓인 것만 같습니다.
빛을 비추면 투명하고 정교한 매듭이
더욱 돋보입니다.
재료는 갓을 만드는 말총, 머리에 쓰는
갓이 뭔가를 담는 바구니가 되는 거죠.
-(해설) 전통을 진득하게 녹여 세계를
매료시킨 작품이었군요.
우리 공예에 이런 찬란한 날개를
달아줄 수는 없는 걸까?
지금 우리 공예는 비상을 꿈꾸고
있습니다.
정진호 씨는 나무와 평생을 살아왔습니다.
-(해설) 정진호 씨의 손을 거치면
하늘로 솟아오르든 우람한 나무는
생각지도 못한 물건으로 그 모습을
바꿉니다.
나무를 깎고 다듬어 생활에 쓰이는
물건을 만들어내는 사람.
그의 직업은 소목장입니다.
-(해설) 태풍에 쓰러진 나무를 구해
나무가 품고 있던 무늬를 찾아냅니다.
반닫이의 절반은 자연이 만듭니다.
밖에서 우두커니 10년, 실내에서 10년을
더 말립니다.
그러면 뒤틀리고 수축하는 성질은 모두
사라지고 오롯이 나무만 남습니다.
-(해설) 전통 가구는 재료와 기법,
그 어느 하나라도 조상과 스승의 방식을
따르지 않으면 의미가 없습니다.
1000년을 살아온 재료에 전통 기법이라는
생명을 불어넣어 또다시 1000년을
물려주는 일이기 때문입니다.
판이 분리되지 않도록 사개맞춤을 한 다음
아교로 붙입니다.
단단한 반닫이의 틀이 잡혔습니다.
나뭇결이 보이도록 그윽한 옻칠을 하고
장석과 경첩을 달면 마무리됩니다.
-(해설) 대물림, 장인의 숙명입니다.
대를 이어 정성스럽게 만들었지만 진주
반닫이를 찾는 사람은 없습니다.
반닫이는 다시 수백 년을 기다려야
할까요?
우리 내 전통 반닫이처럼 다른 나라에도
공예가 있습니다.
공예의 개념을 처음 정립한 나라, 영국.
여기는 구두 장인의 공방입니다.
1866년에 설립된 맞춤화
전문 가족 기업이라고 합니다.
-(해설) 존 로브는 1863년 당시
왕세자였던 에드워드 7세의 구두를
만들면서 왕실의 인증을 받았습니다.
-(해설) 엘리자베스 여왕의 할아버지였던
킹 조지 5세.
스포츠 스타, 연예인 등
셀럽들의 방문 흔적이
장부에 남아 있습니다.
그들의 신발 틀도
여기 어디 있을 겁니다.
한 켤레, 한 켤레,
손으로 직접 만든 것입니다.
그러니 이 신발의 틀이
곧 존 로브 150년의 역사입니다.
-(해설) 한 켤레에
400, 500만 원이 넘는 존 로브.
영국 왕실이 가장 사랑하는 구두입니다.
기성화의 대량 생산이라는
거센 흐름 속에서
존 로브는 어떻게 전통을
이어올 수 있었을까요?
-(해설) 150년 전에도 지금도
가치를 인정받은
수공예라는 의미겠죠.
존 로브는 젊은 세대에게도
핫한 브랜드입니다.
-(해설) 존경심이라니,
수공예의 지위를 짐작해 봅니다.
여기는 왕실 의상이
완성되는 공방입니다.
엘리자베스 여왕은 젊은 시절부터
금빛 자수가 놓인 옷을
즐겨 입었다고 합니다.
벌써 기계화됐을 법도 한데
무려 중세부터 오늘날까지 여전히
전통을 지킵니다.
감탄을 자아내는 정교함.
모두 손이 만든 작품입니다.
-(해설) 영국에서는
누가 왕실 의상 자수를 놓는지가
화제가 될 정도로
자수에 대한 관심과 자부심이 대단합니다.
요즘은 전통 문양 대신
현대적인 감각이 돋보이는 작품을
만들기도 합니다.
재료는 그대로 쓰되
디자인을 새롭게 바꾼 자수.
영국의 전통 공예 자수는
이렇게 쓸모를 찾아가고 있습니다.
영국에서 공예의 범주는
굉장히 넓습니다.
피아노도 포함된다는군요.
유명 공연장에 놓인 피아노의
98%가 이 브랜드랍니다.
바로 스타인웨이.
-(해설) 영국은 산업 혁명의
본고장입니다.
기계화, 대량 생산이
가장 먼저 시작된 나라죠.
피아노 만드는 과정에도
기계가 도입됐을 것 같은데
여기서는 꿋꿋하게
수작업을 고집합니다.
-(해설) 피아노 한 대를 만들려면
무려 200가지 이상의 공정이 필요합니다.
모두 사람 손이 합니다.
-(해설) 스타인웨이처럼
지금 영국에서는
열풍이라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공예가 큰 인기를 누리고 있습니다.
-(해설) 그러면 영국은
처음부터 공예를 좋아했을까요?
그들에게도 우리 반닫이처럼
어려운 시간이 있었습니다.
-(해설) 우리 전통 공예는 어떨까요?
김종춘 그의 직업은 모필장입니다.
모필장은 손으로 붓 만드는
일을 하는 사람입니다.
그 옛날 생활필수품이자
기록의 상징이었던 붓.
이 일에 오로지 인생을 바친 장인입니다.
붓은 붓대를 만나야 완성됩니다.
대나무 특유의 마디가 있고 어린
대나무여야 합격합니다.
-(해설) 소금물에 삶아 썩는 걸
방지하고 휘어버린 대는 불에
구워 곧게 세우고 다듬습니다.
-(해설) 갓 스물에 독립한 그는
칼 하나 빗 하나를 품고 65년째
이 길을 걷는 중입니다.
털을 가지런히 고르고 지방지를 제거하고
끊어진 털을 일일이 솎아내고 작은
오차도 허용할 수 없습니다.
모든 일은 손이 직접 해야 합니다.
손끝 감각이 좋은 붓을 가려내는
잣대입니다.
스승이 그랬던 것처럼 모필장이라는
이름을 후대에 물려주고 싶은
김종춘 씨입니다.
-(해설) 하지만 붓은 중국제에 밀리고
변하는 시대에 밀려 점점 쓸모를
잃어가는 중입니다.
-(해설) 여기 또 1명의 장인이 있습니다.
흙으로 도자기를 빚는 사기장.
김영길 씨입니다.
-(해설) 이런 게 운명 아닐까요?
좋은 도자기는 좋은 흙을
찾는 데서부터 시작됩니다.
-(해설) 선대 장인이었던 아버지는 대를
잇는 아들에게 특별한
유품을 남겼습니다.
-(해설) 전통 가마를 고집하는 것도
가마 불을 제자에게 미루지 않는 것도
조상들이 남긴 철칙 때문입니다.
사실 김영길 씨는 유명한
장인 집안 출신입니다.
아버지는 4대째 어머니는 무려
9대째 도공이었으니까요.
-(해설) 오로지 혼자 걷는 장인의 길.
우리네 전통 공예는 이렇게
대물림 됩니다.
-(해설) 이번 도자기는 어떤
선택을 했을까요?
임진왜란 때 일본으로 끌려간 조선인
도공 이삼평은 이곳에서 고령터를
발견하고 도자기를 구웠습니다.
이것이 유럽으로 진출해 크게 이름을
떨친 아리타 도자기의 시작입니다.
야자에몬 가문도 아리타에서
출발했습니다.
-(해설) 파산 후 다시 일군 공장입니다.
규모가 아주 큰데요?
도자기의 흥망성쇠를 경험한
야자에몬은 공장식 체제를
도입하며 위기를 극복합니다.
현대식 가마로 교체하고 대량 생산
체제를 갖춘 다음 새로운 브랜드를
선보인 거죠.
-(해설) 형태는 전통을 유지하되,
색채만 단순화하는 선택.
전통에 대한 자신감이 만든
돌파구였습니다.
-(해설) 이번엔 일본식 인형을
만드는 장인입니다.
-(해설) 하카타 인형은 전통을 지키지
않는 것이 전통입니다.
하카타 인형은 1601년 성을 만들기 위해
불려온 기와 장인이 처음 만들었습니다.
초벌구이한 점토 인형에 색을 입혀
완성합니다.
하카타 인형이 지금도 사랑받는 이유가
뭘까요?
-(해설) 오늘을 담는 전통.
이것이 하카타 인형의 힘일 겁니다.
나카무라 가문에는 오른손과
관련된 독특한 전통이 있습니다.
-(해설) 두 손이 익힌 기술은 전수하되,
시대에 맞게 변화하라.
전통 공예가 오늘날에도 쓸모를
잃지 않는 비결일 것입니다.
명품 브랜드.
로에베의 고향이자 또 다른 공예
강국 스페인은 어떨까요?
-(해설) 거대하고 고풍스러운 이 그림의
정체는 놀랍게도 카펫입니다.
한때 이슬람이 정복했던 스페인에는
그 흔적이 곳곳에 남아있는데요.
카펫도 그 가운데 하나입니다.
1720년에 설립한 이 공방은 수리와
복원을 맡고 있습니다.
오늘도 복원 작업이 있는 모양인데요.
아름다운 초대형 카펫은 독일의
귀족 가문이 맡긴 것이라고 합니다.
한 올씩, 한 올씩 전통 방식 그대로
작업하는 것이 이 공방의 원칙입니다.
역사를 자랑하는 카펫은 곧 우아한
제 모습을 찾겠죠.
이곳에는 유서 깊은 정원도 있습니다.
카펫에 자주 등장하는 식물을 골라
기르는데 문양을 정확하게
그리기 위해서랍니다.
바로 이곳에서 말입니다.
그런데 가만히 보니 날줄과 씨줄을
엮어가며 카펫을 짜는 모습이
우리네 길쌈과 상당히 비슷한 풍경입니다.
당연히 이 모든 과정은
손으로 해야 합니다.
-(해설) 장인의 느낌은 실을 만지는
손끝에 집중돼 있습니다.
손에서 손으로 수백 년 이어온 강약의
리듬이 카펫에 고스란히 담깁니다.
스페인 공예에는 최근 새로운 흐름이
한 가지 더 생겼습니다.
오늘날의 이슈를 반영한 친환경
생태주의적 경향입니다.
-(해설) 포르투갈 접경 지역 출신인
하비에르 씨는 어린 시절 고향에서부터
이와 관련된 일을 해왔습니다.
할아버지로부터 물려받은
수공예였기 때문입니다.
-(해설) 잔디를 천연섬유라고 하니
표현이 참 재밌네요.
그런데 곡선의 표현을 보니
이 공예는 정말 손기술의 영역이군요.
-(해설) 수공예의 전통에 친환경이라는
오늘의 가치가 더해지며 하비에르의
공예는 더욱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공예는 이렇게 현대적 가치와
결합하기도 하고 때로
아예 모양을 바꾸기도 합니다.
굉장히 특이한 작품인데요.
이 공방의 주인인 헤르나 씨가
만든 것입니다.
재료는 다양한 새의 깃털입니다.
예쁜 무늬가 새겨진 깃털이
의외로 많습니다.
짐작하셨나요?
헤르나 씨는 깃털 장인입니다.
-(해설) 깃털 공예는 어머니로부터
물려받은 것입니다.
처음에는 깃털로 모자를
만들었다고 합니다.
하지만 시대가 바뀌고 고객이 줄어들자
헤르나 씨는 과감하게 모자를 버렸습니다.
-(해설) 이후 모자가 그림이 되는
놀라운 일이 일어났습니다.
로에베도 이 작품들을
크게 주목했다고 합니다.
틀은 버리고 재료만으로
새로운 작품을 만든다.
우리 공예가 생각해야 할
부분이 아닐까요?
공예의 종주국 영국에서도
새로운 바람이 불고 있습니다.
작업자는 톰 맥월터 씨입니다.
그는 아내가 공예품을 만들 수 있도록
재료를 다듬고 디자인을 하며
옆에서 돕습니다.
아내 앤 씨는 바구니 장인입니다.
-(해설) 바구니는 어딜 가나
흔히 볼 수 있는 물건이죠.
각 지역의 재료와 기술로 만든
생활용품입니다.
영국도 마찬가지고요.
앤은 영국만의 전통 방법에 다른 요소를
결합해 바구니를 짭니다.
-(해설) 월등하게 크고 현대적인 감각의
바구니는 한 개당 400만 원이 넘는데도
고객이 꽤 있습니다.
제작, 판매라는 선순환 구조가 성립된
거죠.
이 배경에는 마켓 등 다양한 프로그램이
있습니다.
-(해설) 전통이라는 뿌리가 없다면
현대라는 꽃도 필 수 없는 법.
우리 공예도 지금 화려한 꽃을 피우고
있습니다.
-(해설) 지난 9월 세계적인 공예
박물관인 빅토리아 앤 엘버트 박물관에서
한류를 주제로 특별전이 열렸습니다.
K-POP, 드라마에 대한 세계인의 관심이
K-공예로 이어지는 현장이었습니다.
-(해설) 그렇습니다.
우리만 몰랐을 뿐, 한국 전통 공예의
비상은 이미 시작되고 있었습니다.
이게 뭔지 눈치채셨나요?
누비입니다.
통영 누비의 조성연 장인의 솜씨입니다.
-(해설) 이것이 누비가 가진 마법과 같은
매력입니다.
특히 통영 누비는 한 줄, 한 줄 박음질을
합니다.
때문에 보통 기계 누비와는 다른 마치
도톰한 고랑을 보는 것 같은 아름다움이
있습니다.
-(해설) 통영 누비의 독특한 아름다움을
프랑스의 명품 브랜드 에르메스가 먼저
알아봤습니다.
-(해설) 통영 누비와 명품 에르메스의
만남.
아무도 생각 못 한 협업이 성사되었고
장인이 만든 이불은 완판을
기록했습니다.
이것이 우리 전통 공예의 힘이 아닐까요?
제주도는 로에베 공예 공모전에서 대상을
수상한 정다혜 작가의 고향입니다.
-(해설) 정다혜 씨의 작품도 재료는
전통을 유지하되, 형태는 완전히 바꾼
것입니다.
덕분에 우리는 갓 만드는 재료로만
알았던 말총의 쓸모를 다시 보게
됐습니다.
-(해설) 뻣뻣할 것만 같은 말총이
봄바람처럼 부드럽게 투명하다는
것도 알게 됐죠.
-(해설) 말총 공예는 아름다웠습니다.
쓸모 잃은 낡은 유산이란 굴레에 갇힌
전통 공예.
그런데 그건 우리의 좁은 생각 아닐까요?
스스로 빛날 준비를 마친 우리 공예는
이제 찬란한 날개를 펴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