웰빙 라이프 오전 - 우울증의 원인과 증상에 대해 (박찬흠 / 센텀허밍정신건강의학과의원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등록일 : 2025-03-11 14:20: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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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경남 8백만 청취자들의 라디오 주치의, KNN웰빙라이프의 조문경 건강캐스터입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통계상 2021년에는 무려 91만 여 명이 진단받을 정도로 누구에게나 찾아올 수 있는 뇌 질환이 있습니다. 바로 우울증인데요. 매년 우울증으로 치료를 받는 분들이 급증하고 있지만 우울증에 대한 정확한 이해와 인식이 아직 부족하다라는 생각이 듭니다.
웰빙라이프 오늘은 우울증이란 무엇인지 또 원인과 증상에 대해서 자세히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오늘 도움 말씀에는 박찬흠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입니다. 반갑습니다.

반갑습니다.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박찬흠입니다.

선생님, 우울감은 기분이나 날씨 또 환경적 사회적 분위기에 따라서 누구나 느낄 수 있는 감정이잖아요. 우울감을 느낀다고 해서 우울증일 수는 없잖아요. 정신건강의학적으로 봤을 때 우울증이란 정확하게 어떤 질환인지 또 우울감과 우울증은 어떻게 다른지도 궁금합니다. 자세한 설명 부탁드릴게요.

맞습니다. 먼저 일시적인 우울감은 날씨나 환경 변화, 스트레스 등 기분을 우울하게 만들 수 있는 요인이 있을 때 누구나 생길 수 있습니다. 하지만 우울증은 일시적인 기분 저하를 넘어서 기분 변화의 강도나 지속시간에서 일시적인 우울감과는 큰 차이가 있습니다. 또한 정신건강의학과에서 평가 및 치료가 필요한 우울증은 우울한 기분뿐만 아니라 생각의 내용, 생각의 흐름, 동기, 의욕, 관심, 행동, 수면, 신체 활동 등의 전반적인 정서적, 신체적, 인지적 정신 기능이 저하된 상태를 뜻합니다. 우울증이 있는 분들은 이러한 정신 기능의 저하로 인하여 평소에 잘하던 일이나 취미 생활 등도 할 수 없게 되어 심각한 고통과 장애를 초래하기도 합니다.

그리고 내가 우울증이구나라고 인지할 수 있는 주요 증상들도 알아두면 도움이 될 것 같아요. 마음의 감기라고는 하지만 우울증을 앓는 분들 보면 두통을 호소하는 분들도 많으시더라구요. 우울증의 주요 증상들은 어떤 것들인지 또 연령별에 따라서 나타나는 증상들도 다르다고 들었는데 이게 어떻게 다른지도 설명 부탁드릴게요.

먼저 정신건강의학과에서 사용되는 우울증 진단 기준인 정신장애의 진단 및 통계 편람 제5판에 명시된 주요 증상으로 우울한 기분, 흥미/즐거움의 상실, 식욕 및 체중의 변화, 불면 혹은 과다수면, 정신운동 초조 또는 지체, 피로감/에너지 상실, 무가치함 또는 과도한 죄책감, 집중력 저하와 우유부단함, 반복적인 죽음에 대한 생각 또는 자살사고 등이 나타날 수 있으며 그 기간이 2주 이상 지속된다는 특징이 있습니다.
연령별로 나타날 수 있는 우울 증상의 양상이 좀 다를 수 있는데요. 소아/청소년의 경우에는 우울한 기분 대신 짜증과 과민 반응, 반항이 두드러질 수 있고 두통/복통 등의 여러가지 신체적 증상을 호소하거나 등교 거부/성적 저하/비행 행동 등의 증상으로 나타날 수 있습니다. 반면 노년기 우울증의 경우에는 불면, 불안, 비특이적인 통증 등 신체적 증상과 더불어 집중력과 기억력 저하 등의 인지적 증상이 더 증가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우울증은 단일 원인에 의해서 발생하지는 않는데요. 생물학적 원인, 심리적 원인, 사회적 원인, 신체적 원인 등이 우울증을 유발할 수 있습니다. 그 중 밝혀진 생물학적 요인들을 살펴보면 먼저 신경전달 물질의 불균형이 있습니다. 세로토닌, 노르에피네프린, 도파민 등 뇌의 신경전달물질의 불균형이 우울증 발생에 중요한 역할을 하며 이러한 생화학적 불균형이 우울증의 주요 원인으로 여겨집니다. 또한 갑상선 호르몬, 성장 호르몬, 시상하부-뇌하수체-부신피질 축의 이상이 우울증과 관련이 있으며 우울증의 가족력이 있는 경우 발병 위험이 2-3배가량 높아지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최근에는 뇌파 등의 뇌 영상 연구를 통해서 우울증 환자의 뇌에 구조적, 기능적 변화가 관찰되기도 합니다.
생물학적인 원인 외에도 환경적 요인, 심리적 요인 및 기타 위험 요인들이 우울증을 유발할 수 있는데요. 먼저 환경적 요인 중에는 사랑하는 사람과의 상실, 이별, 경제적 어려움, 실직 등 스트레스가 높은 생활 사건이 우울증 발생에 기여하며 빈곤, 노숙, 실업, 신뢰 관계 결핍, 지지세력 부족 등의 사회 경제적 요인 또한 우울증 위험을 높일 수 있습니다. 또한 우울증 발병에 취약한 심리적 요인들, 비관적 사고나 낮은 자존감, 삶에 대한 통제감 상실, 과도한 걱정 등의 성격적인 특성이 우울증 발생과 연관이 있구요. 그 밖에도 당뇨병, 심혈관 질환, 갑상선 질환 등의 만성질환이 있거나 알코올이나 약물 남용이 있는 경우 우울증 발생 위험을 높이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정말 많은 원인들이 있네요. 앞서 말씀해주신 주요 증상들에 해당하는 것 같아서 병원을 찾았을 때 또 우울증을 진단하는 기준과 상담 과정도 궁금한데요. 어떻게 진행이 될까요?

앞서 말씀드린 정신장애의 진단 및 통계 편람 제5판에 명시된 주요 증상 9가지 중 5가지 이상이 2주 이상 지속된다면 우울증을 의심해 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다양한 요인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하여 우울증을 유발하기 때문에 진단은 같은 우울증이라고 하더라도 개개인마다 우울증의 원인과 위험 요인이 다를 수 있습니다. 따라서 처음 병원에 방문하시는 경우 기분 변화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약물을 복용하고 있거나 신체질환은 없는지, 우울증을 유발할만한 사회적, 심리적 원인들이 어떠한 것들이 있는지, 우울 증상으로 인하여 사회적, 직업적으로 기능이 얼마나 떨어져 있는지 등을 확인하고 우울 증상의 수와 기능 장애의 정도에 따라 심각도를 결정하여 치료 계획을 세우게 됩니다.
아직 많은 분들이 우울증이 의지와 마음이 약해서 생긴다고 생각해 혼자서 극복하려고 하다가 증상을 악화시키거나 치료 시기를 놓치게 되는 경우를 많이 보게 됩니다. 우울증은 단순히 의지력의 문제가 아니라 뇌의 화학적 불균형과 관련이 있는 뇌 질환으로 꼭 정신건강의학과에 방문하시어 적절한 평가와 치료를 통해 우울증을 극복하시기를 권해드립니다.

우울증도 질환으로 인식하고 병원을 찾아서 제대로 된 진단과 치료 과정을 거치셨으면 좋겠습니다.
KNN웰빙라이프. 지금까지 박찬흠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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