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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마스페셜 - 아부지~ 돌 굴러가유~ 사투리 수호작전
등록일 : 2025-08-04 14:28:32.0
조회수 : 15
-오늘 비 하영 와부난 팔아 잼시나게 못 팔아 잼시나게?
-게나저나 아픈 어른이 참 애썸수다.
-(해설) 외국어처럼 들리는 이 말도.
-안 보인다, 노력이.
-하고 있잖아, 지금.
-안 보인다.
-이거잖아.
-너 뭐 콘셉트 그렇게 잡았냐?
-무슨 콘셉트. 우리 콘셉트 경상도야.
-그게 아니라.
-(해설) 자칫 말다툼처럼 들리는 이 말도.
-아니, 그래. 그거 5번을 내비 둬 갖고 내 것이 절단나게 맹기는겨. 뭐하는겨.
-(해설) 막걸리 한 사발처럼 구수한 이 말도.
지금 이 순간 우리의 삶 속 어딘가에서 사라지는 말들이 있습니다.
-(해설) 지금 주목하지 않으면 언제 자취를 감출지 모를.
그래서 더 애틋하고 소중한 사투리. 지금부터 사투리 수호 작전이 시작됩니다.
자연스러운 사투리를 들으려면 아무래도 일상에 스며드는 게 좋겠죠.
-1번을 저 가생이로 붙였어야 하는데. 다 들어왔잖아.
-영근이 절로 가나 마나여. 저기 7번이 들어와가지고. 나도 6번이 갈 데가 없자녀, 이거.
-(해설) 어르신들 사이 인기 최고라는 게이트볼.
몰입하다 보니 평소에 쓰는 사투리가 절로 나옵니다.
-안 맞아도 괜찮아.
-아니, 그거 남의 이야기를 그렇게 하면 어뜩혀.
-내가 혼자 지끌이는겨. 안 맞아도 괜찮다고.
-죽어도 맞춰.
-글샤, 맞네.
-그래, 저거를. 그래 그거 5번을 내비둬 갖고 내 것이 절단나게 맹기는겨. 뭐하는겨.
-(해설) 그야말로 사투리 대폭발. 사정은 몰라도 참 구수하죠.
-사투리를 많이 쓰시는 편이에요? 옛날에 들었던 소리고 그래서 쓰는데.
-충청도 사람들 사투리 많이 써유.
-선생님도 많이 쓰세요?
-지랄 나게 많이 쓰지.
-(해설) 거야를 겨로 줄이는 것으로 대표되는 함축 의미가 있는 충북 사투리.
-나 이거 잡아볼 거유.
-잡아 봐.
-천천히, 천천히 해유.
-괜히 그러다가 모기흥정 하지 말고. 거 봐.
-(해설) 언성이 높아지는가 싶다가도 결국은 웃음으로 마무리.
이 화기애애한 분위기는 어쩌면 동양인 사람끼리 통하는 특유의 말, 사투리 때문이 아닌가 싶습니다.
-요즘은 젊은 친구들은 어때요? 사투리 쓰는 것 같아요, 안 쓰는 것 같아요?
-안 써요.
-안 써, 안 써.
-(해설) 이구동성. 어르신들이 사투리 안 쓴다, 장담하는 젊은 세대에게 사투리에 대해서 물었습니다.
-그런데 경상도는 많이 남아 있지 않나? 다른 지역은 거의 안 쓰는 것 같은데.
-이것도 많이 준 거야.
-줄은 거지.
-줄은 거지. 우리도 가끔 시장이나 촌 같은 데 가면 못 알아들을 때 많아.
-그런데 그렇게 차이를 많이 느끼는 건 진짜 제주도이기는 해.
-그런 것 같아.
-그렇지.
-제주도는 진짜 확실히 많이 다르다 보니까.
-확실히 다르다 보니까.
-신기해.
-할머니들 쓰는 말이랑 지금 우리 세대가 쓰는 또 사투리랑 또
우리 아래 애들이랑 쓰는 말이랑 다 뭔가 점점 표준화가 되는 느낌, 말 자체가.
그런 거 보면 약간 아쉽기도 하고.
-우리 지역 살 때는 몰랐지. 나는 내가, 내가 표준어인 줄 알았어.
그래서 나는 내가 맞다 생각하고 살고 있었는데 갑자기 여기 오니까
내 말을 그대로 따라 하니까 약간 좀 부끄럽다 해야 하나?
그래서 집에 가서 연습 많이 했지. 서울 말.
-(해설) 젊은 세대가 느끼는 것처럼 점점 사투리 사용이 줄고 있다는 통계가 있는데요.
표준어를 많이 사용한다고 한 응답이 2005년에는 47.6%였습니다.
5년마다 증가를 하면서 2020년에는 56.7%로 증가하고 있는 추세에 있습니다.
경상 방언은 2005년에는 27.9%였다가 22.5%로 줄었고 전라 방언은 13.5%에서 10.3%로 줄었습니다.
충청 방언도 약간 줄었는데요. 7.4%에서 2020년에는 7.1%로 줄었습니다.
-(해설) 느릿한 억양과 구수한 말투 외에도 충청도 사투리 하면 떠오르는 특징이 있죠.
의중을 알 수 없는 재미난 대화들인데요.
-약간 썰로 들은 건데 7살짜리 애가 자기 엄마가 만든 밥 먹고 그런데 밥이 약간 좀 딱딱하게 됐나 봐.
그걸 먹고, 보고 나서 딱 한마디 했대. 이 정도 먹어도 안 죽어유.
그러다가 한 입 딱 먹고 엄마, 여기에 공구리 지어도 되겠네, 이런 말을 했다고 하더라고.
그게 나는 너무 귀엽더라고, 그런 게.
-좀 그런 게 많죠. 진짜 밥이 딱딱하면. 이 뽑으러 치과는 안 가도 되겠슈.
-그러니까, 그러니까. 그게 나 너무 웃기고 귀여운 거야, 그게.
-그렇게 돌려서 많이 말을 하지.
-(해설) 느긋한 듯 여유가 넘치다가도 보여줄 듯 말 듯 속마음을 감추며 한없이 따뜻한 우리네 말.
이렇게 매력적인 우리 사투리를 표준어에 익숙한 어린 세대는 얼마나 알고 있을까요?
초등학교, 고등학교 학생들과 충북 사투리 능력 고사를 풀어봤습니다.
진짜 시험이라도 보듯 진지한데요.
-한 문제씩 상의해 보고 정답을 말해볼게요. 1번 문장이었죠. 생긴 것이 갱긋찮게 생겼고만. 이거 몇 번일까요?
-(함께) 4번.
-4번.
-(해설) 저는 처음 들어보는 단어인데요.
-그렇지. 정답, 1번의 정답 4번. 그러면 2번으로 넘어갈게요. 오늘 진짜, 뭐라고 되어 있어?
-(함께) 대간햐.
-대간햐. 2번의 정답은 몇 번일까?
-(함께) 1번.
-1번, 1번.
-1번.
-아니야. 1번이라고 한 적이 없어요.
-(해설) 1번이 아니라고요?
-아니, 정답은 3번.
-(해설) 충격의 도가니입니다.
-3번.
-(해설) 이번에는 초등학교 교실로 가보는데요.
-4번이라고 한 사람 손들어 보세요.
-(해설) 오츠케? 외래어 아닌가요?
-나도 4번을 했어요.
-저 1번이요.
-2번 한 사람 손 들어보세요. 잘했습니다. 정답은. 정답은 2번이래요.
4번. 누가 어떻게 읽느냐에 달라지는 것 같아. 내삘다. 정답은?
-(해설) 내삘다, 이것도 어려운데요.
-1번 손 들어보세요. 1번. 그다음에 2번. 좋아요. 정답은 2번이랍니다.
나도 그런데 틀렸어요. 나도 틀렸어요.
-솔찬히의 뜻은 무엇인가요?
-(함께) 3번.
-맞아요. 솔찬히는 상당히입니다.
-드디어 1점.
-6번, 6번 문제. 어디께야랑 일를 거야. 어디께야 먼저 해볼까? 어디 거야랑.
-(함께) 어디쯤이야.
-어디쯤이야. 어디쯤이야. 어디쯤이야가 많군.
어디 거야도 많이 있네. 어디 거야도 많이 있네요. 일를 거야는?
-(함께) 일러바칠 거야.
-그러면 여러분, 몇 번 했어요?
-2번.
-(함께) 3번.
-2번, 3번. 6번의 정답은요. 3번이고요. 지금 달라진 부분이 어디께야이네.
-(해설) 이번에는 우리도 함께 맞혀볼까요? 빼다지의 뜻은 무엇일까요?
-너, 뭐라 그랬어?
-사람.
-어?
-사람.
-너는?
-서리.
-서리, 왜 서리? 그냥 찍은 거예요? 너는?
-소리.
-소리, 너는?
-사랑.
-사랑?
-네.
-나는 너를 빼다지해. 좀 이상한데?
-또 다른 의견. 승은이.
-소름이요.
-소름. 왜?
-빼다지 돋다. 소름 돋다 이렇게 생각해요.
-그런 말을 사용한 적이 있어요?
-들어본 것 같은데.
-들어본 적이 있다.
-(해설) 정답은 서랍. 여러분, 맞히셨나요?
-빼다지, 어떻게 해서 빼다지가 서랍이라고 생각했어요?
-빼다지는 이름이 빼는 거니까 서랍도 빼는 거라서.
-빼서. 빼다지가 서랍이라 생각했다.
-저는 빼다지가 빼고 닫다는 걸 유추를 해서 서랍이라고 생각했어요.
-서랍.
-(해설) 분명 배운 적이 없는데 DNA에 새겨진 듯 어렴풋이 알고 있는 지역의 사투리.
-4개 맞힌 사람.
-(해설) 초등학교에서는 앞으로 자신의 삶과 정체성을 이해하는 교육의 도구로 방언을 활용하게 된다는데요.
-(해설) 알면 알수록 더 알고 싶은 충북 사투리의 매력.
충청도, 충북이 느릿하면서도 함축적이고 또 의중을 숨기는 재밌는 말투를 갖게 된
건 지리적 영향이 크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의견입니다.
-(해설) 충북 최남단 영동군. 영동군 동쪽에 위치한 추풍령면에는 참 재미난 마을이 있습니다.
경상북도 김천 쪽으로 길게 쭉 뻗어 있는 이 마을의 이름은 작점리.
충북 남쪽 사투리의 특징을 듣기에 이만한 마을도 없습니다.
-여 자가 많이 들어가지, 여 자가.
-됐나 안 됐나.
-지금 당장 내 사촌 사는 데 용화. 거기도 형님 갈라유 하면서.
-그게 어디 말이야?
-영동 용화.
-용화?
-충청도 말이에요.
-용화하고 여기하고는 또 다르네.
-무주군 설천면하고 충북 용화면하고.
-경계가 져서.
-도랑 하나 두고 경계가 졌단 말이야. 그래서 용화면 사람들은, 내 사촌. 형님 갈라유 하면서 하지.
-그거 재밌겠네. 재밌겠다.
-그래.
-(해설) 이번에는 북쪽, 제천으로 가봅니다.
위쪽으로 강원도와 인접한 제천은 충북에서도 굉장히 센 억양의 사투리를 사용하는 지역입니다.
그런데 그 센 소리도 아름다운 문학이 될 수 있다는 것을 김동원 씨는 온 생으로 증명하고 있습니다.
꿀벌은 내 친구. 고것 참 따갑기도 하다. 새벽부텀 돌봐주었건만 지 집 침범은 거부권 행사다.
쐬일 땐 눈물 쏙 빠지지만 그래도 돌아서면 예쁜 걸 어떡하냐.
너나 나나 제 식구 지킨다는 게 얼마나 다기찬 일이더냐.
이렇게 써왔습니다.
-고놈들 안 하고 우리 고향에서는 저는 진천이잖아요.
거기에서는 고놈들 안 하고 그놈들 이런다고.
-그건 진천 사투리.
-진천 사투리. 그러니까 조금 특이하고 다르다는 거지.
-여기는...
-좀 강한 느낌이고.
-(해설) 세상에 수많은 언어가 있지만 시원한 바람과 밝은 달의 고장을 표현하기에 그 고장 사투리만 한 게 또 있을까요?
-딱딱 부러지는 소리가 나잖아. 참 고놈들 못됐네.
-(해설) 제천 사투리로 구수하게 써내려 간 그의 시는 고향의 정서를 담고 있습니다.
고성에서 왔어요? 이렇게 묻는다.
-(해설) 경상도, 전라도에 강원도 영향까지.
충북 사람에게도 충북 사투리는 뭐라고 정의하기 어려운 물음표인 것은 사실입니다.
하지만 그것 자체가 우리말의 오랜 세월 쌓아온 가치라고 전문가는 말합니다.
-(해설) 김동원 씨가 20여 년 제천 사투리를 모아오며 가장 많이 들은 말 역시 제천에 무슨 사투리가 있느냐는 타박이었다고 합니다.
그럴 때마다 어르신들이 오랜 세월 써온 말이 제천 사투리지 뭐가 더 필요하냔 생각으로 묵묵히 걸어왔습니다.
-(해설) 그렇게 발품에 입품까지 팔아 모은 단어가 4700여 자.
막걸리 한 잔에 단어 하나 적은 꼬깃꼬깃 메모들이 한 권의 책이 됐습니다.
사투리에 표준어와 품사 구분, 예문도 적었지만 그는 이 책을 사전이라고 표현하지는 않습니다.
그저 스스로의 귀맛을 옮긴 단어 모음집이라고 말합니다.
소망이 있다면 언젠가 제대로 된 제천 사투리 사전을 만드는 것입니다.
-(해설) 옥천에서 나고 자란 조도형 씨도 고향의 말을 담아 책을 냈습니다.
-먼 길 오느라 고생하셨습니다.
-선생님, 안녕하세요?
-어여 와요, 와요.
-어여 와요.
-들어가세요.
-들어가시죠.
-(해설) 지금은 모두가 당연하다는 듯 표준어를 쓰는 것처럼 과거에는 자연스레 사용했던 그 지역의 말, 사투리.
조도형 씨는 표준어 이전의 모태어가 사투리라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언제부터인가 그 말이 사라지고 있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해설) 인식하기 시작하니 가만히 있을 수 없었습니다.
옥천 이곳저곳을 누비며 사라지고 있는 옥천의 사투리들을 수집하기 시작했는데요.
더 많은 사람과 공유하고자 지역 월간지에 연재를 시작한 것이 2017년 7월.
그 기록들이 한 권의 책이 됐습니다.
정겨운 옥천 사투리들을 수집한 이 책에게 표준어와 옥천 사투리 그리고 그 의미를 담았습니다.
-(해설) 이렇게 사랑하는 옥천 사투리. 나만 알 수 있나요?
더 많은 사람과 함께 알고 싶어 마을회관으로 출동했습니다.
어르신들과 함께하는 옥천 사투리 장학 퀴즈.
지금부터는 저도 함께 풀어볼까 싶은데요.
참고로 저는 서울이 고향입니다.
-쉬운 거로 문제 한번 내볼까요? 알아 맞혀보세요. 개구리는 뭐라고 불러요?
-(함께) 개구락지.
-(해설) 개구리는 개구락지 아닌가요?
-참외, 참외를 뭐라고 불러요?
-차무.
-차무.
-(해설) 참외 차무, 차무 처음 들어보는데요?
-거머리를 뭐라고 그래? 거머리?
-금머리.
-(함께) 금머리, 금머리.
-(해설) 거머리. 금머리?
-거지를 뭐라 그래, 거지?
-(해설) 그지 아닌가요, 그지?
-거지를 네 글자로 하잖아요.
-으더박씨, 으더박씨?
-으더박씨 하고 또 있어.
-으더박씨라고도 하고.
-동냥개비라고도 해, 동냥개비.
-(해설) 동냥개비.
-으더박씨.
-(해설) 사투리 수집가에게도 새로운 사투리가 있나 본데요.
-곗날을 뭐라고 해요, 곗날?
-짓날.
-짓날이라고 하지.
-오늘 짓날이랴.
-부리 같은 거 만질 때 이렇게 쓰는 거 뭐라고 해요?
-고물개.
-고물개.
-아니.
-밀개.
-(함께) 밀개.
-밀개, 오케이. 밀개.
-밀개인데 고물개라고도 하지.
-고물개라고도 하고 밀개라고도 해.
-고무래가 표준말이고 밀개가 사투리여. 사투리여.
-밀개가 사투리여?
-네. 발바닥 밑에 굳은살 뭐라고 해요, 여기에서는?
-뚝살.
-(함께) 뚝살.
-여기 옥산 사투리 뚝살로 하네.
-(해설) 뚝살은 또 처음 들어보네요.
-귀제비.
-귀후비개?
-귀제비. 제비인데 긴 거.
-귀제비?
-귀제비, 귀제비.
-(해설) 제비가 제비 말고 또 다른 이름이 있나요?
-맹매기?
-맹매기.
-맹매기 콧구녕 같다고 생겼다고 해서.
-맥메기 콧구멍이 귀제비처럼 생겼다고 해서. 집도 멋있잖아, 그게. 멕메기는.
-제비 집 하고 멕메기 집 하고 다른 거는 제비 집은 그냥 반원으로 되어 있고 이거는 이렇게 구멍이 뚫려 있어.
-(해설) 하나라도 맞힐 줄 알았는데 한 개도 못 맞혔네요.
충북 사투리의 세계가 이토록 심오한 줄 미처 몰랐습니다.
그나저나 오래간만에 사투리를 만나서인지 우리 어르신들 조금 신난 것 같은데요?
-(해설) 충북 가장 북쪽에 있는 고을, 단양에서는 올해 봄 아주 특별한 축제가 열렸습니다.
단양에서 쓰는 향토 말로 주민들이 그들의 삶을 이야기한 사투리 경연대회.
-송병선이래요. 나이가 90이래요.
-아이구, 제가 보기에는 지랑 엇비슷해 보이는데요.
-이기 이기 얼마나 많은데 올해는 마늘쫑이 실하다.
-주루막을 짊어지고 왔잖아.
-아 형아야. 그 주루막에 뭐이가 들었나 거기이?
-(해설) 원고 없이 자연스레 자신의 이야기를 한 팀부터 너무 떨려서 소주의 힘을 빌린 주민의 커닝 페이퍼를 동원한 참가자까지.
모든 국민의 축제였던 것은 물론이요.
단양을 알리는 역할을 톡톡히 했다는 이번 대회입니다.
-(해설) 대상을 받고 동네 잔치를 열었다는 그 1등 팀을 직접 만나봤습니다.
환상의 호흡을 보여준 송병선 할머니와 이만우 이장님.
-옥시기 씨갑씨를 한 종댕이 껴서 슬무시 가서 마카다 심구고 올라 그래요.
우리 어머니 저기 계시네. 어머니 저 왔어요.
-이장 왔어?
-어머니 쪼매날 때 난리 겪었잖아요.
-난리 겪었지. 다섯 식구가 피난을 갔어요.
배가 고파서 또 그냥 못 가고 산에서 나무 낭굴 주워다 떼서 소금을 찍어 밥을
해 먹고 또 방을 하나, 접방을 하나 얻어서 다섯 식구가 거기서 살다가.
-접방을 얻어서 다섯 식구가 살았어요?
-그러니까 사는 게 아니지.
-시집살이 하셨어요?
-시집살이 말도 못 하게 했지. 광목 같은 거 끊어다가 삶아 바래서 그걸 가지고 또 바지저고리를 비야 돼, 말러야 돼. 그래서.
-푸새도 해야 하고.
-그래서 저녁으로 바느질을 12시가 1시 되도록 꼬매다가 자요. 매일 그렇게 하다가 시집살이 하다 말았지.
-우리 어머니 엄청 고생하셨네.
-고생 많이 했지.
-슬하에 몇 남매나 두셨어요?
-오 남매.
-오 남매? 아버지랑 금실이 좋았나 봐요. 어머니 하시는 말씀 중에서도 사투리가 많이 들어 있어요.
-그러니까요.
-억양도 좀 세고.
-아까 보니까 옷을.
-말렀다 그러고. 말르다는.
-지금은 재단한다고 그러지 마르는 게 재단한다는 말이야.
-광목을 끊어온다는 건 사 온다고 얘기고.
푸새한다 이런 말도 있는데 그건 풀을 먹여서.
옛날 광목은 어른들이 풀을 먹이잖아요.
풀을 먹여서 다듬이, 다듬이질을 또 뭐라고 그러던데? 잊어버렸어요.
-다듬이질을 해서.
-그렇게 해서.
-그래서 바지저고리를 재단해야 하잖아요. 그래서 꿰매고.
-말린다는 건 재단이에요, 재단.
-자른다.
-자른다.
-(해설) 오랫동안 타지에서 직장 생활을 하다 고향으로 돌아온 이만우
씨는 마을 어르신과 대회를 준비하면서 고향의 말을 모으고 지키는 일에 관심이 생겼습니다.
-내년쯤에 봐서 사투리보존회를 해서 기록을 남기려고 수집을 해볼까 생각하고 있어요.
-이장님이?
-네, 수집해서 이런 사투리는 기록하는 게 좋겠다.
기록도 하고 보존이 되면 우리 단양의 색깔도 있고 관광지잖아요.
단양 가면 그런 사투리도 있구나 이런 것도 좀 알리고 그러면 좋을 것 같습니다.
-(해설) 여러 지역과 경계를 이루면서 영향을 받아왔기에 우리만의 것이라고 단정하기 어려운 충북 사투리.
하지만 경상도, 전라도, 강원도 멀게는 북한과 연변의 말씨까지 영향을 받은 우리의 말은 다채로운 정서를 아우릅니다.
상황에 유연하게 대처하고 상대에게 상처를 남기지 않도록 배려하며 여러 문화를 포용하는 우리의 말.
어디로든 통하고 누구든 거쳐야 하는 내륙의 특성을 고스란히 간직한 충북 사투리는 그 자체로 보존의 가치가 충분합니다.
-(해설) 충북 사투리의 오랜 흔적은 고서에서도 찾아볼 수 있습니다.
삶과 방언이 멀지 않다는 것을 증명하는 책.
청주 지역 진주 강씨 집안에서 전해 내려오는 요리책. 반찬등속입니다.
집안 대대로 내려온 이 책에는 지역의 식문화와 함께 자연스레 방언도 담겼습니다.
-(해설) 평소 집에서 즐겨 먹는 반찬의 조리법을 적은 책.
가장 많이 적힌 것이 짐치, 바로 김치입니다.
-이 깍두기는 네모반듯하게 해서 여기에 조개와 그다음에 새우젓을 넣어서 이렇게 고추를, 생고추를 다져 넣어서 만든 바로 깍두기입니다.
이렇게 무를 이렇게 해서 납작납작하게 골패 썰기를 합니다.
그리고 무를 사용한 김치에는 대부분이요.
새우젓을 넣거든요. 새우젓을 넣는데 뭐냐 하면 조기젓을 같이 넣는다.
반찬등속에도 이렇게 황석어젓을 많이 넣으라고 되어 있습니다.
-(해설) 앞선 김치 깍두기처럼 네모반듯하게 썰지 않고 골패 모양으로
썬 것을 보면 갓데기는 아마도 기온이 낮은 겨울철에 담가 먹은 김치일 거라는 겁니다.
이렇게 썰면 아무래도 맛이 쉽게 들기 때문인데요.
-(해설) 식문화를 연구하고 있는 김정희 관장은 반찬등속 속 방언을 그대로 살린 사투리 레시피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말과 우리의 삶과 이어져 있는 것처럼 100년 전 먹었던 김치를 지금도 먹고
100년 전 썼던 말을 지금도 쓰고 있다는 것이 의미 있게 느껴졌기 때문입니다.
-(노래) 이리 오너라 업고 놀자 이리 오너라 업고 놀자
사랑 사랑 사랑 내 사랑이야 사랑이로구나 내 사랑이야
네가 무엇을 먹으려느냐 네가 무엇을 먹으려느냐
-(해설) 사투리, 방언은 말임과 동시에 우리네 삶을 담은 그릇.
그런 면에서 소리도 사투리와 일맥상통하는 부분이 있습니다.
때문에 유사한 면이 있다는데요. 보면.
이리 오너라 업고 놀자~ 이리 오너라 업고 놀자~ 이렇게 축 내리죠.
사랑 사랑 사랑 내 사랑이야~ 사랑이로구나 내 사랑이지~
-(해설) 최근에는 충북의 독창적인 소리를 하고 싶은 마음에 창작 판소리를 선보이기도 했습니다.
-백두산으로 들어가는데. 휘청 강개를 얹듯이...
-(해설) 괴산 출신 벽초 홍명희 선생의 소설 임꺽정은 우리 지역의 말투와 관습, 정서와 해학을 잘 담아내고 있습니다.
조동언 명창은 요즘 온라인에서 인기인 충청도 사투리의 해학을 임꺽정가에 담아내려고 노력했습니다.
-(해설) 오랜 세월 지역에 터를 잡고 살아온 사람들의 고유한 흔적 사투리.
표준어 사용 장려로 의사소통의 효율성을 높이는 사이 사투리라는 문화의 다양성을 놓치고 만 것은 아닐까요?
-(해설) 현존하는 전 세계 7168개 언어 가운데 43%의 언어가 멸종 위기에 처해 있습니다.
지금의 속도라면 100년 안에 전 세계 언어의 90%가 사라질 것이라는 분석도 나오는데요.
우리의 관심이 멀어진다면 지역어가 사라지는 건 시간문제입니다.
-(해설) 한국어의 한 갈래인 제주. 유네스코는 2010년 제주어를 소멸 위기 언어 목록에 등재했습니다.
제주도는 제주어의 가치를 지키기 위해 지자체 중 처음으로 2007년 제주어 보전 및 육성 조례를 제정했는데요.
다양한 기관과 개인들이 제주어 보전을 위해 고군분투 중입니다.
그 노력의 선봉장에 있는 제주학연구센터.
제주학의 가치를 높이고 대중화하는 데 큰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해설) 섬이라는 지리적 특수성으로 인해 고대, 중세 국어의 원형이 남아있는 제주어.
제주어를 현존하는 훈민정음으로 부르는 이유는 훈민정음의 홑소리인 아래아를 여전히 사용하고 있기 때문인데요.
다른 지역 사람들이 전혀 사용하지 않는 단어도 많지만 이 아래아 발음이 쉽지
않다는 것도 제주어가 어렵게 느껴지는 데 한몫합니다.
제주학연구센터는 제주어의 이런 고유성을 지켜나가기 위해 단계별 보전 작업을 하고 있는데요.
채록, 구술 기록, 표준어 풀이, 주석지, 제주어로 풀어 쓴 세시풍속집 발간 등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제주어는 위기에 처해 있는데요.
-(해설) 조선 왕조 500년간 제주 정의현의 도읍지었던 성읍리.
-혼저옵서.
-안녕하세요?
-처음 뵙수다.
-이리 옵서.
-(해설) 제주 토박이인 송심자 해설사는 제주를 소개할 때 제주어만큼 제격인 것이 없다고 말합니다.
하지만 관광객이 듣기에는 너무 어려운 것이 사실인데요.
-이딘양 그 몰고레왕이옌 헙니다게.
그러니까 표준어로 이야기하면 여기는 연자매라고 하는 방안갓입니다.
이렇게 해설을 해드려야 합니다.
-(해설) 교사로 임용된 뒤 첫 부임지였던 성읍에 온 것이 벌써 50여 년 전.
퇴임 후 문화관광해설사로 활동하며 제주어 해설 경연대회에도 적극 참여하고 있습니다.
-(해설) 더 완벽한 제주어 구사를 위한 그녀만의 비법이 있다는데요.
-삼춘 혼자밖에 없구나게. 양. 양, 게난 수박은 하영 풉디가?
-오늘 비 하영 와부난 팔아 잼시나게 못 팔아 잼시나냐게?
-게나저나 아픈 어른이 참 애썸수다.
-나 아픈데 저듸 팔아 절지난 사람 힘들어 죽어지게.
-게메 말이우다, 애썸수다, 게나저나게.
-이 총각은 어디서 온 거라?
-어디서 왔슨지 물어 밤수게.
-청주에서 왔습니다, 충북 청주.
-청주다시 충주다시 할망이 뭐 알아져?
-청주인지 충주인지 할머니가 뭘 아느냐고.
-저 아덜 총각산디 잘생긴 아방이여.
-잘생겼다는 알아들었어요.
-총각인지 아기 아버지인지 모르지만 잘생겼대.
-이 총각도 다 잘생겼어.
-얘는 스물다섯, 스물다섯.
-여자 친구 있건 헤어져동. 우리 손지영 허라, 아주 곱다.
-우리 똘 있어, 똘 있어.
-아이 이디 이시민게 이추룩허멍덜 제줏말을 쓰주 무신 표준말을 씁니까게?
이디라 놀이터라 놀이터, 이디라 쉼팡. 그러니까 쉬는 데. 더우면 이 그늘 있고.
그러니까 동네 어르신들이 여기에 다 모입니다. 젊은 사람들은 일하러 가 버리고.
그러면 여기 이디 오면 아까 이야기하는 식으로 그냥 할머니, 할아버지들이 옛날 이야기식으로 제주어를 이야기하는 거죠.
-제주어를 배우려면?
-여기 오면 됩니다. 여기 오면 됩니다.
-(해설) 이 세대가 흐른 후에도 제주어가 사라지지 않도록 지금 쉼팡으로 달려가야겠습니다.
제주어를 살리기 위한 노력. 아이들이 빠질 수 없는데요.
-제주어를 보고 표준어로 말할 겁니다. 골개비.
-(함께) 개구리.
-한 명도 안 틀렸네. 게염지.
-(함께) 개미.
-한 명 입이 안 나왔네. 중이.
-(함께) 쥐.
-찍찍찍찍 쥐. 송애기.
-(함께) 송아지.
-송아지. 우리 귀여운 송아지.
-(해설) 제주도교육청은 지난해 초중고 연간 5시간 필수 운영하던 제주어 교육 시간을 올해부터 6시간으로 늘려 운영합니다.
제주어 교육 시범 학교도 지난해 1곳에서 올해 4곳으로 확대 지정됐는데요.
아이들이 흥미를 느낄 수 있도록 교재를 다양화하고 체계적인 교육을 위한 전담 교사도 양성 중입니다.
-(해설) 제주의 방언학자들은 제주를 좁고도 넓다고 말합니다.
제주시를 중심으로 동쪽과 서쪽의 말이 다르고 한라산을 중심에 두고 남쪽과 북쪽의 말이 다른 경우도 있기 때문인데요.
이 말들을 모으고 지키는 일에 열심인 것은 제주어가 그들의 정체성이기 때문입니다.
-(해설) 지역의 독특한 문화와 역사를 지켜나가는 열쇠, 사투리.
같은 것을 보고 비슷한 음식을 먹으며 함께 살아온 사람들의 정서가 담긴 말.
사투리가 사라지고 있습니다.
-(해설) 순다지, 달링개, 창꽃. 지금 기억하지 않으면 언제 사라질지 모를 충북의 사투리.
당신은 오늘 어떤 사투리를 수호하시겠습니까?
-게나저나 아픈 어른이 참 애썸수다.
-(해설) 외국어처럼 들리는 이 말도.
-안 보인다, 노력이.
-하고 있잖아, 지금.
-안 보인다.
-이거잖아.
-너 뭐 콘셉트 그렇게 잡았냐?
-무슨 콘셉트. 우리 콘셉트 경상도야.
-그게 아니라.
-(해설) 자칫 말다툼처럼 들리는 이 말도.
-아니, 그래. 그거 5번을 내비 둬 갖고 내 것이 절단나게 맹기는겨. 뭐하는겨.
-(해설) 막걸리 한 사발처럼 구수한 이 말도.
지금 이 순간 우리의 삶 속 어딘가에서 사라지는 말들이 있습니다.
-(해설) 지금 주목하지 않으면 언제 자취를 감출지 모를.
그래서 더 애틋하고 소중한 사투리. 지금부터 사투리 수호 작전이 시작됩니다.
자연스러운 사투리를 들으려면 아무래도 일상에 스며드는 게 좋겠죠.
-1번을 저 가생이로 붙였어야 하는데. 다 들어왔잖아.
-영근이 절로 가나 마나여. 저기 7번이 들어와가지고. 나도 6번이 갈 데가 없자녀, 이거.
-(해설) 어르신들 사이 인기 최고라는 게이트볼.
몰입하다 보니 평소에 쓰는 사투리가 절로 나옵니다.
-안 맞아도 괜찮아.
-아니, 그거 남의 이야기를 그렇게 하면 어뜩혀.
-내가 혼자 지끌이는겨. 안 맞아도 괜찮다고.
-죽어도 맞춰.
-글샤, 맞네.
-그래, 저거를. 그래 그거 5번을 내비둬 갖고 내 것이 절단나게 맹기는겨. 뭐하는겨.
-(해설) 그야말로 사투리 대폭발. 사정은 몰라도 참 구수하죠.
-사투리를 많이 쓰시는 편이에요? 옛날에 들었던 소리고 그래서 쓰는데.
-충청도 사람들 사투리 많이 써유.
-선생님도 많이 쓰세요?
-지랄 나게 많이 쓰지.
-(해설) 거야를 겨로 줄이는 것으로 대표되는 함축 의미가 있는 충북 사투리.
-나 이거 잡아볼 거유.
-잡아 봐.
-천천히, 천천히 해유.
-괜히 그러다가 모기흥정 하지 말고. 거 봐.
-(해설) 언성이 높아지는가 싶다가도 결국은 웃음으로 마무리.
이 화기애애한 분위기는 어쩌면 동양인 사람끼리 통하는 특유의 말, 사투리 때문이 아닌가 싶습니다.
-요즘은 젊은 친구들은 어때요? 사투리 쓰는 것 같아요, 안 쓰는 것 같아요?
-안 써요.
-안 써, 안 써.
-(해설) 이구동성. 어르신들이 사투리 안 쓴다, 장담하는 젊은 세대에게 사투리에 대해서 물었습니다.
-그런데 경상도는 많이 남아 있지 않나? 다른 지역은 거의 안 쓰는 것 같은데.
-이것도 많이 준 거야.
-줄은 거지.
-줄은 거지. 우리도 가끔 시장이나 촌 같은 데 가면 못 알아들을 때 많아.
-그런데 그렇게 차이를 많이 느끼는 건 진짜 제주도이기는 해.
-그런 것 같아.
-그렇지.
-제주도는 진짜 확실히 많이 다르다 보니까.
-확실히 다르다 보니까.
-신기해.
-할머니들 쓰는 말이랑 지금 우리 세대가 쓰는 또 사투리랑 또
우리 아래 애들이랑 쓰는 말이랑 다 뭔가 점점 표준화가 되는 느낌, 말 자체가.
그런 거 보면 약간 아쉽기도 하고.
-우리 지역 살 때는 몰랐지. 나는 내가, 내가 표준어인 줄 알았어.
그래서 나는 내가 맞다 생각하고 살고 있었는데 갑자기 여기 오니까
내 말을 그대로 따라 하니까 약간 좀 부끄럽다 해야 하나?
그래서 집에 가서 연습 많이 했지. 서울 말.
-(해설) 젊은 세대가 느끼는 것처럼 점점 사투리 사용이 줄고 있다는 통계가 있는데요.
표준어를 많이 사용한다고 한 응답이 2005년에는 47.6%였습니다.
5년마다 증가를 하면서 2020년에는 56.7%로 증가하고 있는 추세에 있습니다.
경상 방언은 2005년에는 27.9%였다가 22.5%로 줄었고 전라 방언은 13.5%에서 10.3%로 줄었습니다.
충청 방언도 약간 줄었는데요. 7.4%에서 2020년에는 7.1%로 줄었습니다.
-(해설) 느릿한 억양과 구수한 말투 외에도 충청도 사투리 하면 떠오르는 특징이 있죠.
의중을 알 수 없는 재미난 대화들인데요.
-약간 썰로 들은 건데 7살짜리 애가 자기 엄마가 만든 밥 먹고 그런데 밥이 약간 좀 딱딱하게 됐나 봐.
그걸 먹고, 보고 나서 딱 한마디 했대. 이 정도 먹어도 안 죽어유.
그러다가 한 입 딱 먹고 엄마, 여기에 공구리 지어도 되겠네, 이런 말을 했다고 하더라고.
그게 나는 너무 귀엽더라고, 그런 게.
-좀 그런 게 많죠. 진짜 밥이 딱딱하면. 이 뽑으러 치과는 안 가도 되겠슈.
-그러니까, 그러니까. 그게 나 너무 웃기고 귀여운 거야, 그게.
-그렇게 돌려서 많이 말을 하지.
-(해설) 느긋한 듯 여유가 넘치다가도 보여줄 듯 말 듯 속마음을 감추며 한없이 따뜻한 우리네 말.
이렇게 매력적인 우리 사투리를 표준어에 익숙한 어린 세대는 얼마나 알고 있을까요?
초등학교, 고등학교 학생들과 충북 사투리 능력 고사를 풀어봤습니다.
진짜 시험이라도 보듯 진지한데요.
-한 문제씩 상의해 보고 정답을 말해볼게요. 1번 문장이었죠. 생긴 것이 갱긋찮게 생겼고만. 이거 몇 번일까요?
-(함께) 4번.
-4번.
-(해설) 저는 처음 들어보는 단어인데요.
-그렇지. 정답, 1번의 정답 4번. 그러면 2번으로 넘어갈게요. 오늘 진짜, 뭐라고 되어 있어?
-(함께) 대간햐.
-대간햐. 2번의 정답은 몇 번일까?
-(함께) 1번.
-1번, 1번.
-1번.
-아니야. 1번이라고 한 적이 없어요.
-(해설) 1번이 아니라고요?
-아니, 정답은 3번.
-(해설) 충격의 도가니입니다.
-3번.
-(해설) 이번에는 초등학교 교실로 가보는데요.
-4번이라고 한 사람 손들어 보세요.
-(해설) 오츠케? 외래어 아닌가요?
-나도 4번을 했어요.
-저 1번이요.
-2번 한 사람 손 들어보세요. 잘했습니다. 정답은. 정답은 2번이래요.
4번. 누가 어떻게 읽느냐에 달라지는 것 같아. 내삘다. 정답은?
-(해설) 내삘다, 이것도 어려운데요.
-1번 손 들어보세요. 1번. 그다음에 2번. 좋아요. 정답은 2번이랍니다.
나도 그런데 틀렸어요. 나도 틀렸어요.
-솔찬히의 뜻은 무엇인가요?
-(함께) 3번.
-맞아요. 솔찬히는 상당히입니다.
-드디어 1점.
-6번, 6번 문제. 어디께야랑 일를 거야. 어디께야 먼저 해볼까? 어디 거야랑.
-(함께) 어디쯤이야.
-어디쯤이야. 어디쯤이야. 어디쯤이야가 많군.
어디 거야도 많이 있네. 어디 거야도 많이 있네요. 일를 거야는?
-(함께) 일러바칠 거야.
-그러면 여러분, 몇 번 했어요?
-2번.
-(함께) 3번.
-2번, 3번. 6번의 정답은요. 3번이고요. 지금 달라진 부분이 어디께야이네.
-(해설) 이번에는 우리도 함께 맞혀볼까요? 빼다지의 뜻은 무엇일까요?
-너, 뭐라 그랬어?
-사람.
-어?
-사람.
-너는?
-서리.
-서리, 왜 서리? 그냥 찍은 거예요? 너는?
-소리.
-소리, 너는?
-사랑.
-사랑?
-네.
-나는 너를 빼다지해. 좀 이상한데?
-또 다른 의견. 승은이.
-소름이요.
-소름. 왜?
-빼다지 돋다. 소름 돋다 이렇게 생각해요.
-그런 말을 사용한 적이 있어요?
-들어본 것 같은데.
-들어본 적이 있다.
-(해설) 정답은 서랍. 여러분, 맞히셨나요?
-빼다지, 어떻게 해서 빼다지가 서랍이라고 생각했어요?
-빼다지는 이름이 빼는 거니까 서랍도 빼는 거라서.
-빼서. 빼다지가 서랍이라 생각했다.
-저는 빼다지가 빼고 닫다는 걸 유추를 해서 서랍이라고 생각했어요.
-서랍.
-(해설) 분명 배운 적이 없는데 DNA에 새겨진 듯 어렴풋이 알고 있는 지역의 사투리.
-4개 맞힌 사람.
-(해설) 초등학교에서는 앞으로 자신의 삶과 정체성을 이해하는 교육의 도구로 방언을 활용하게 된다는데요.
-(해설) 알면 알수록 더 알고 싶은 충북 사투리의 매력.
충청도, 충북이 느릿하면서도 함축적이고 또 의중을 숨기는 재밌는 말투를 갖게 된
건 지리적 영향이 크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의견입니다.
-(해설) 충북 최남단 영동군. 영동군 동쪽에 위치한 추풍령면에는 참 재미난 마을이 있습니다.
경상북도 김천 쪽으로 길게 쭉 뻗어 있는 이 마을의 이름은 작점리.
충북 남쪽 사투리의 특징을 듣기에 이만한 마을도 없습니다.
-여 자가 많이 들어가지, 여 자가.
-됐나 안 됐나.
-지금 당장 내 사촌 사는 데 용화. 거기도 형님 갈라유 하면서.
-그게 어디 말이야?
-영동 용화.
-용화?
-충청도 말이에요.
-용화하고 여기하고는 또 다르네.
-무주군 설천면하고 충북 용화면하고.
-경계가 져서.
-도랑 하나 두고 경계가 졌단 말이야. 그래서 용화면 사람들은, 내 사촌. 형님 갈라유 하면서 하지.
-그거 재밌겠네. 재밌겠다.
-그래.
-(해설) 이번에는 북쪽, 제천으로 가봅니다.
위쪽으로 강원도와 인접한 제천은 충북에서도 굉장히 센 억양의 사투리를 사용하는 지역입니다.
그런데 그 센 소리도 아름다운 문학이 될 수 있다는 것을 김동원 씨는 온 생으로 증명하고 있습니다.
꿀벌은 내 친구. 고것 참 따갑기도 하다. 새벽부텀 돌봐주었건만 지 집 침범은 거부권 행사다.
쐬일 땐 눈물 쏙 빠지지만 그래도 돌아서면 예쁜 걸 어떡하냐.
너나 나나 제 식구 지킨다는 게 얼마나 다기찬 일이더냐.
이렇게 써왔습니다.
-고놈들 안 하고 우리 고향에서는 저는 진천이잖아요.
거기에서는 고놈들 안 하고 그놈들 이런다고.
-그건 진천 사투리.
-진천 사투리. 그러니까 조금 특이하고 다르다는 거지.
-여기는...
-좀 강한 느낌이고.
-(해설) 세상에 수많은 언어가 있지만 시원한 바람과 밝은 달의 고장을 표현하기에 그 고장 사투리만 한 게 또 있을까요?
-딱딱 부러지는 소리가 나잖아. 참 고놈들 못됐네.
-(해설) 제천 사투리로 구수하게 써내려 간 그의 시는 고향의 정서를 담고 있습니다.
고성에서 왔어요? 이렇게 묻는다.
-(해설) 경상도, 전라도에 강원도 영향까지.
충북 사람에게도 충북 사투리는 뭐라고 정의하기 어려운 물음표인 것은 사실입니다.
하지만 그것 자체가 우리말의 오랜 세월 쌓아온 가치라고 전문가는 말합니다.
-(해설) 김동원 씨가 20여 년 제천 사투리를 모아오며 가장 많이 들은 말 역시 제천에 무슨 사투리가 있느냐는 타박이었다고 합니다.
그럴 때마다 어르신들이 오랜 세월 써온 말이 제천 사투리지 뭐가 더 필요하냔 생각으로 묵묵히 걸어왔습니다.
-(해설) 그렇게 발품에 입품까지 팔아 모은 단어가 4700여 자.
막걸리 한 잔에 단어 하나 적은 꼬깃꼬깃 메모들이 한 권의 책이 됐습니다.
사투리에 표준어와 품사 구분, 예문도 적었지만 그는 이 책을 사전이라고 표현하지는 않습니다.
그저 스스로의 귀맛을 옮긴 단어 모음집이라고 말합니다.
소망이 있다면 언젠가 제대로 된 제천 사투리 사전을 만드는 것입니다.
-(해설) 옥천에서 나고 자란 조도형 씨도 고향의 말을 담아 책을 냈습니다.
-먼 길 오느라 고생하셨습니다.
-선생님, 안녕하세요?
-어여 와요, 와요.
-어여 와요.
-들어가세요.
-들어가시죠.
-(해설) 지금은 모두가 당연하다는 듯 표준어를 쓰는 것처럼 과거에는 자연스레 사용했던 그 지역의 말, 사투리.
조도형 씨는 표준어 이전의 모태어가 사투리라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언제부터인가 그 말이 사라지고 있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해설) 인식하기 시작하니 가만히 있을 수 없었습니다.
옥천 이곳저곳을 누비며 사라지고 있는 옥천의 사투리들을 수집하기 시작했는데요.
더 많은 사람과 공유하고자 지역 월간지에 연재를 시작한 것이 2017년 7월.
그 기록들이 한 권의 책이 됐습니다.
정겨운 옥천 사투리들을 수집한 이 책에게 표준어와 옥천 사투리 그리고 그 의미를 담았습니다.
-(해설) 이렇게 사랑하는 옥천 사투리. 나만 알 수 있나요?
더 많은 사람과 함께 알고 싶어 마을회관으로 출동했습니다.
어르신들과 함께하는 옥천 사투리 장학 퀴즈.
지금부터는 저도 함께 풀어볼까 싶은데요.
참고로 저는 서울이 고향입니다.
-쉬운 거로 문제 한번 내볼까요? 알아 맞혀보세요. 개구리는 뭐라고 불러요?
-(함께) 개구락지.
-(해설) 개구리는 개구락지 아닌가요?
-참외, 참외를 뭐라고 불러요?
-차무.
-차무.
-(해설) 참외 차무, 차무 처음 들어보는데요?
-거머리를 뭐라고 그래? 거머리?
-금머리.
-(함께) 금머리, 금머리.
-(해설) 거머리. 금머리?
-거지를 뭐라 그래, 거지?
-(해설) 그지 아닌가요, 그지?
-거지를 네 글자로 하잖아요.
-으더박씨, 으더박씨?
-으더박씨 하고 또 있어.
-으더박씨라고도 하고.
-동냥개비라고도 해, 동냥개비.
-(해설) 동냥개비.
-으더박씨.
-(해설) 사투리 수집가에게도 새로운 사투리가 있나 본데요.
-곗날을 뭐라고 해요, 곗날?
-짓날.
-짓날이라고 하지.
-오늘 짓날이랴.
-부리 같은 거 만질 때 이렇게 쓰는 거 뭐라고 해요?
-고물개.
-고물개.
-아니.
-밀개.
-(함께) 밀개.
-밀개, 오케이. 밀개.
-밀개인데 고물개라고도 하지.
-고물개라고도 하고 밀개라고도 해.
-고무래가 표준말이고 밀개가 사투리여. 사투리여.
-밀개가 사투리여?
-네. 발바닥 밑에 굳은살 뭐라고 해요, 여기에서는?
-뚝살.
-(함께) 뚝살.
-여기 옥산 사투리 뚝살로 하네.
-(해설) 뚝살은 또 처음 들어보네요.
-귀제비.
-귀후비개?
-귀제비. 제비인데 긴 거.
-귀제비?
-귀제비, 귀제비.
-(해설) 제비가 제비 말고 또 다른 이름이 있나요?
-맹매기?
-맹매기.
-맹매기 콧구녕 같다고 생겼다고 해서.
-맥메기 콧구멍이 귀제비처럼 생겼다고 해서. 집도 멋있잖아, 그게. 멕메기는.
-제비 집 하고 멕메기 집 하고 다른 거는 제비 집은 그냥 반원으로 되어 있고 이거는 이렇게 구멍이 뚫려 있어.
-(해설) 하나라도 맞힐 줄 알았는데 한 개도 못 맞혔네요.
충북 사투리의 세계가 이토록 심오한 줄 미처 몰랐습니다.
그나저나 오래간만에 사투리를 만나서인지 우리 어르신들 조금 신난 것 같은데요?
-(해설) 충북 가장 북쪽에 있는 고을, 단양에서는 올해 봄 아주 특별한 축제가 열렸습니다.
단양에서 쓰는 향토 말로 주민들이 그들의 삶을 이야기한 사투리 경연대회.
-송병선이래요. 나이가 90이래요.
-아이구, 제가 보기에는 지랑 엇비슷해 보이는데요.
-이기 이기 얼마나 많은데 올해는 마늘쫑이 실하다.
-주루막을 짊어지고 왔잖아.
-아 형아야. 그 주루막에 뭐이가 들었나 거기이?
-(해설) 원고 없이 자연스레 자신의 이야기를 한 팀부터 너무 떨려서 소주의 힘을 빌린 주민의 커닝 페이퍼를 동원한 참가자까지.
모든 국민의 축제였던 것은 물론이요.
단양을 알리는 역할을 톡톡히 했다는 이번 대회입니다.
-(해설) 대상을 받고 동네 잔치를 열었다는 그 1등 팀을 직접 만나봤습니다.
환상의 호흡을 보여준 송병선 할머니와 이만우 이장님.
-옥시기 씨갑씨를 한 종댕이 껴서 슬무시 가서 마카다 심구고 올라 그래요.
우리 어머니 저기 계시네. 어머니 저 왔어요.
-이장 왔어?
-어머니 쪼매날 때 난리 겪었잖아요.
-난리 겪었지. 다섯 식구가 피난을 갔어요.
배가 고파서 또 그냥 못 가고 산에서 나무 낭굴 주워다 떼서 소금을 찍어 밥을
해 먹고 또 방을 하나, 접방을 하나 얻어서 다섯 식구가 거기서 살다가.
-접방을 얻어서 다섯 식구가 살았어요?
-그러니까 사는 게 아니지.
-시집살이 하셨어요?
-시집살이 말도 못 하게 했지. 광목 같은 거 끊어다가 삶아 바래서 그걸 가지고 또 바지저고리를 비야 돼, 말러야 돼. 그래서.
-푸새도 해야 하고.
-그래서 저녁으로 바느질을 12시가 1시 되도록 꼬매다가 자요. 매일 그렇게 하다가 시집살이 하다 말았지.
-우리 어머니 엄청 고생하셨네.
-고생 많이 했지.
-슬하에 몇 남매나 두셨어요?
-오 남매.
-오 남매? 아버지랑 금실이 좋았나 봐요. 어머니 하시는 말씀 중에서도 사투리가 많이 들어 있어요.
-그러니까요.
-억양도 좀 세고.
-아까 보니까 옷을.
-말렀다 그러고. 말르다는.
-지금은 재단한다고 그러지 마르는 게 재단한다는 말이야.
-광목을 끊어온다는 건 사 온다고 얘기고.
푸새한다 이런 말도 있는데 그건 풀을 먹여서.
옛날 광목은 어른들이 풀을 먹이잖아요.
풀을 먹여서 다듬이, 다듬이질을 또 뭐라고 그러던데? 잊어버렸어요.
-다듬이질을 해서.
-그렇게 해서.
-그래서 바지저고리를 재단해야 하잖아요. 그래서 꿰매고.
-말린다는 건 재단이에요, 재단.
-자른다.
-자른다.
-(해설) 오랫동안 타지에서 직장 생활을 하다 고향으로 돌아온 이만우
씨는 마을 어르신과 대회를 준비하면서 고향의 말을 모으고 지키는 일에 관심이 생겼습니다.
-내년쯤에 봐서 사투리보존회를 해서 기록을 남기려고 수집을 해볼까 생각하고 있어요.
-이장님이?
-네, 수집해서 이런 사투리는 기록하는 게 좋겠다.
기록도 하고 보존이 되면 우리 단양의 색깔도 있고 관광지잖아요.
단양 가면 그런 사투리도 있구나 이런 것도 좀 알리고 그러면 좋을 것 같습니다.
-(해설) 여러 지역과 경계를 이루면서 영향을 받아왔기에 우리만의 것이라고 단정하기 어려운 충북 사투리.
하지만 경상도, 전라도, 강원도 멀게는 북한과 연변의 말씨까지 영향을 받은 우리의 말은 다채로운 정서를 아우릅니다.
상황에 유연하게 대처하고 상대에게 상처를 남기지 않도록 배려하며 여러 문화를 포용하는 우리의 말.
어디로든 통하고 누구든 거쳐야 하는 내륙의 특성을 고스란히 간직한 충북 사투리는 그 자체로 보존의 가치가 충분합니다.
-(해설) 충북 사투리의 오랜 흔적은 고서에서도 찾아볼 수 있습니다.
삶과 방언이 멀지 않다는 것을 증명하는 책.
청주 지역 진주 강씨 집안에서 전해 내려오는 요리책. 반찬등속입니다.
집안 대대로 내려온 이 책에는 지역의 식문화와 함께 자연스레 방언도 담겼습니다.
-(해설) 평소 집에서 즐겨 먹는 반찬의 조리법을 적은 책.
가장 많이 적힌 것이 짐치, 바로 김치입니다.
-이 깍두기는 네모반듯하게 해서 여기에 조개와 그다음에 새우젓을 넣어서 이렇게 고추를, 생고추를 다져 넣어서 만든 바로 깍두기입니다.
이렇게 무를 이렇게 해서 납작납작하게 골패 썰기를 합니다.
그리고 무를 사용한 김치에는 대부분이요.
새우젓을 넣거든요. 새우젓을 넣는데 뭐냐 하면 조기젓을 같이 넣는다.
반찬등속에도 이렇게 황석어젓을 많이 넣으라고 되어 있습니다.
-(해설) 앞선 김치 깍두기처럼 네모반듯하게 썰지 않고 골패 모양으로
썬 것을 보면 갓데기는 아마도 기온이 낮은 겨울철에 담가 먹은 김치일 거라는 겁니다.
이렇게 썰면 아무래도 맛이 쉽게 들기 때문인데요.
-(해설) 식문화를 연구하고 있는 김정희 관장은 반찬등속 속 방언을 그대로 살린 사투리 레시피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말과 우리의 삶과 이어져 있는 것처럼 100년 전 먹었던 김치를 지금도 먹고
100년 전 썼던 말을 지금도 쓰고 있다는 것이 의미 있게 느껴졌기 때문입니다.
-(노래) 이리 오너라 업고 놀자 이리 오너라 업고 놀자
사랑 사랑 사랑 내 사랑이야 사랑이로구나 내 사랑이야
네가 무엇을 먹으려느냐 네가 무엇을 먹으려느냐
-(해설) 사투리, 방언은 말임과 동시에 우리네 삶을 담은 그릇.
그런 면에서 소리도 사투리와 일맥상통하는 부분이 있습니다.
때문에 유사한 면이 있다는데요. 보면.
이리 오너라 업고 놀자~ 이리 오너라 업고 놀자~ 이렇게 축 내리죠.
사랑 사랑 사랑 내 사랑이야~ 사랑이로구나 내 사랑이지~
-(해설) 최근에는 충북의 독창적인 소리를 하고 싶은 마음에 창작 판소리를 선보이기도 했습니다.
-백두산으로 들어가는데. 휘청 강개를 얹듯이...
-(해설) 괴산 출신 벽초 홍명희 선생의 소설 임꺽정은 우리 지역의 말투와 관습, 정서와 해학을 잘 담아내고 있습니다.
조동언 명창은 요즘 온라인에서 인기인 충청도 사투리의 해학을 임꺽정가에 담아내려고 노력했습니다.
-(해설) 오랜 세월 지역에 터를 잡고 살아온 사람들의 고유한 흔적 사투리.
표준어 사용 장려로 의사소통의 효율성을 높이는 사이 사투리라는 문화의 다양성을 놓치고 만 것은 아닐까요?
-(해설) 현존하는 전 세계 7168개 언어 가운데 43%의 언어가 멸종 위기에 처해 있습니다.
지금의 속도라면 100년 안에 전 세계 언어의 90%가 사라질 것이라는 분석도 나오는데요.
우리의 관심이 멀어진다면 지역어가 사라지는 건 시간문제입니다.
-(해설) 한국어의 한 갈래인 제주. 유네스코는 2010년 제주어를 소멸 위기 언어 목록에 등재했습니다.
제주도는 제주어의 가치를 지키기 위해 지자체 중 처음으로 2007년 제주어 보전 및 육성 조례를 제정했는데요.
다양한 기관과 개인들이 제주어 보전을 위해 고군분투 중입니다.
그 노력의 선봉장에 있는 제주학연구센터.
제주학의 가치를 높이고 대중화하는 데 큰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해설) 섬이라는 지리적 특수성으로 인해 고대, 중세 국어의 원형이 남아있는 제주어.
제주어를 현존하는 훈민정음으로 부르는 이유는 훈민정음의 홑소리인 아래아를 여전히 사용하고 있기 때문인데요.
다른 지역 사람들이 전혀 사용하지 않는 단어도 많지만 이 아래아 발음이 쉽지
않다는 것도 제주어가 어렵게 느껴지는 데 한몫합니다.
제주학연구센터는 제주어의 이런 고유성을 지켜나가기 위해 단계별 보전 작업을 하고 있는데요.
채록, 구술 기록, 표준어 풀이, 주석지, 제주어로 풀어 쓴 세시풍속집 발간 등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제주어는 위기에 처해 있는데요.
-(해설) 조선 왕조 500년간 제주 정의현의 도읍지었던 성읍리.
-혼저옵서.
-안녕하세요?
-처음 뵙수다.
-이리 옵서.
-(해설) 제주 토박이인 송심자 해설사는 제주를 소개할 때 제주어만큼 제격인 것이 없다고 말합니다.
하지만 관광객이 듣기에는 너무 어려운 것이 사실인데요.
-이딘양 그 몰고레왕이옌 헙니다게.
그러니까 표준어로 이야기하면 여기는 연자매라고 하는 방안갓입니다.
이렇게 해설을 해드려야 합니다.
-(해설) 교사로 임용된 뒤 첫 부임지였던 성읍에 온 것이 벌써 50여 년 전.
퇴임 후 문화관광해설사로 활동하며 제주어 해설 경연대회에도 적극 참여하고 있습니다.
-(해설) 더 완벽한 제주어 구사를 위한 그녀만의 비법이 있다는데요.
-삼춘 혼자밖에 없구나게. 양. 양, 게난 수박은 하영 풉디가?
-오늘 비 하영 와부난 팔아 잼시나게 못 팔아 잼시나냐게?
-게나저나 아픈 어른이 참 애썸수다.
-나 아픈데 저듸 팔아 절지난 사람 힘들어 죽어지게.
-게메 말이우다, 애썸수다, 게나저나게.
-이 총각은 어디서 온 거라?
-어디서 왔슨지 물어 밤수게.
-청주에서 왔습니다, 충북 청주.
-청주다시 충주다시 할망이 뭐 알아져?
-청주인지 충주인지 할머니가 뭘 아느냐고.
-저 아덜 총각산디 잘생긴 아방이여.
-잘생겼다는 알아들었어요.
-총각인지 아기 아버지인지 모르지만 잘생겼대.
-이 총각도 다 잘생겼어.
-얘는 스물다섯, 스물다섯.
-여자 친구 있건 헤어져동. 우리 손지영 허라, 아주 곱다.
-우리 똘 있어, 똘 있어.
-아이 이디 이시민게 이추룩허멍덜 제줏말을 쓰주 무신 표준말을 씁니까게?
이디라 놀이터라 놀이터, 이디라 쉼팡. 그러니까 쉬는 데. 더우면 이 그늘 있고.
그러니까 동네 어르신들이 여기에 다 모입니다. 젊은 사람들은 일하러 가 버리고.
그러면 여기 이디 오면 아까 이야기하는 식으로 그냥 할머니, 할아버지들이 옛날 이야기식으로 제주어를 이야기하는 거죠.
-제주어를 배우려면?
-여기 오면 됩니다. 여기 오면 됩니다.
-(해설) 이 세대가 흐른 후에도 제주어가 사라지지 않도록 지금 쉼팡으로 달려가야겠습니다.
제주어를 살리기 위한 노력. 아이들이 빠질 수 없는데요.
-제주어를 보고 표준어로 말할 겁니다. 골개비.
-(함께) 개구리.
-한 명도 안 틀렸네. 게염지.
-(함께) 개미.
-한 명 입이 안 나왔네. 중이.
-(함께) 쥐.
-찍찍찍찍 쥐. 송애기.
-(함께) 송아지.
-송아지. 우리 귀여운 송아지.
-(해설) 제주도교육청은 지난해 초중고 연간 5시간 필수 운영하던 제주어 교육 시간을 올해부터 6시간으로 늘려 운영합니다.
제주어 교육 시범 학교도 지난해 1곳에서 올해 4곳으로 확대 지정됐는데요.
아이들이 흥미를 느낄 수 있도록 교재를 다양화하고 체계적인 교육을 위한 전담 교사도 양성 중입니다.
-(해설) 제주의 방언학자들은 제주를 좁고도 넓다고 말합니다.
제주시를 중심으로 동쪽과 서쪽의 말이 다르고 한라산을 중심에 두고 남쪽과 북쪽의 말이 다른 경우도 있기 때문인데요.
이 말들을 모으고 지키는 일에 열심인 것은 제주어가 그들의 정체성이기 때문입니다.
-(해설) 지역의 독특한 문화와 역사를 지켜나가는 열쇠, 사투리.
같은 것을 보고 비슷한 음식을 먹으며 함께 살아온 사람들의 정서가 담긴 말.
사투리가 사라지고 있습니다.
-(해설) 순다지, 달링개, 창꽃. 지금 기억하지 않으면 언제 사라질지 모를 충북의 사투리.
당신은 오늘 어떤 사투리를 수호하시겠습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