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한 책읽기
금요일 오후 5시 45분
TV
방영중

다시보기

행복한 책읽기 - 천 개의 파랑 (손미영 / 개금여자중학교 교장)

등록일 : 2025-12-22 13:30:45.0
조회수 : 16
-누군가는 쓰러지고 누군가는 멈추어 서고 또 누군가는 다시 일어서야만 하는 삶.
각자의 아픔을 안고 살아가면서도 서로의 파도가 되어서 멈추어 있던 시간을 다시 흘러가게 만들어주는 관계가 있습니다.
동행하는 연대와 소통의 힘을 함께 느껴보시죠.
-올해 추석 긴 연휴를 앞두고 사서 선생님이 여러 권의 책을 추천해 주었는데 그중에서도 제목에서 오는
묘한 끌림과 과학소설이라는 호기심으로 천 개의 파랑을 읽기 시작했습니다.
무엇보다도 학교라는 배움의 터전에서 학생들과 함께 생활하며 미래를 살아갈 아이들에게 어떤 교육이 필요한지
늘 고민하고 있던 터라 과학 소설 속에 등장할 AI, 챗GPT, 로봇, 메타버스 등을 상상하며 읽게 되었습니다.
-(해설) 파랑이라는 단어에는 색감을 나타내는 의미뿐 아니라 잔물결과 큰물결의 파동을 뜻하는 의미도 함께 담겨 있습니다.
-인간의 실수가 더해져 탄생한 휴머노이드 폴리.
그는 인간에게 즐거움을 주기 위해 경마장의 기수 로봇으로 만들어졌습니다.
가벼운 몸으로 경주마를 빠르게 달리게 하는 역할을 수행하는 폴리는 작업 실수로 인해 1000개의 단어와 인간적인 사고 능력을 갖게 됩니다.
경주마의 목덜미를 두드리며 호흡을 맞추던 폴리는 즐거움의 도구로써 끊임없이 달리다
다리를 잃을 지도 모르는 경주마를 위해 스스로 말에서 낙하하는 선택을 합니다.
그리고 자신이 파괴되는 마지막 순간, 하늘에 펼쳐진 푸른빛을 보며 행복을 느낍니다.
책의 시작은 낯설게 느껴지지만 머지 않은 미래에 충분히 일어날 법한 이야기를 배경으로 상처를 안고 살아가는 한 가족의 모습을 그려냅니다.
젊은 시절 배우를 꿈꾸었던 엄마, 얼굴 화상으로 꿈을 접고 자신을 구해준 소방관과 행복한 가정을 꾸립니다.
그러나 남편이 화재 현장에서 타인을 구하다 목숨을 잃은 뒤 가장이 되어야 했습니다.
소아마비로 전동 휠체어에 의지하는 딸 은혜.
로봇이 편의점 아르바이트를 대신하는 세상에서 일자리를 잃었지만 그럼에도 로봇을 사랑하는 또 다른 딸 연재까지.
세 사람은 각자의 상처를 안고 힘겨운 삶을 이어갑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행복한 기억이 상처와 아픔을 치유할 수 있다는 믿음을 잃지 않습니다.
부서진 휴머노이드 폴리와 부상으로 안락사 될 위기에 처한 경주마를 다시 경기장에 세우며
빠르게 달리지 않아도 되는 행복한 마지막 순간을 선물합니다.
천 개의 파랑에서 추천해 줄 부분이 있어서 말씀드리겠습니다.
나는 그때 투데이에게서 떨어졌다. 두 번째 낙마였다. 나는 세상에서 가장 긴 상처를 보냈다.
기수방에 우두커니 앉아있을 때보다 더 길고 긴 충분히 모든 나날을 되짚을 수 있을 정도의 아주 긴 시간을.
나는 세상을 처음 마주쳤을 때 천 개의 단어를 알고 있었다.
그리고 천 개의 단어로 다 표현하지 못할 천 개의 단어보다 더 무겁고 커다란 몇 사람의 이름을 알았다.
더 많은 단어를 알았더라면 나는 마지막 순간 그들을 무엇으로 표현했을까.
그리움, 따뜻함, 서글픔 정도를 적절히 섞은 단어가 세상에 있던가.
천 개의 단어로만 이루어진 짧은 삶을 살았지만 처음 세상을 바라보며 단어를 읊었을 때부터
지금까지 내가 알고 있는 천 개의 단어는 모두 하늘 같은 느낌이었다.
좌절이나 시련, 슬픔, 당신도 알고 있는 모든 단어가 전부 다 천 개의 파랑이었다.
마지막으로 하늘을 바라본다. 파랑파랑하고 눈부신 하늘이었다.
천 개의 파랑이라는 제목을 이해할 수 있는 어떤 실마리가 되는 것 같고 이 콜리라는 로봇이 알고 있는 입력된
천 개의 단어는 모두 파랑과 같은 단어였다는 것이 이게 바로 휴머노이드가 아닐까라는 생각에서 아주 인상적이었습니다.
-(해설) 소설에서는 과학기술이 발달한 사회에서 소외되는 사람들을 조명하며 우리 모두 천천히 달리는 연습을 할 필요가 있다고 말합니다.
-로봇 기술이 발전해 더욱 편리해질 것 같은 미래에도 그 안에는 여전히 인간으로 살아가는 우리의 복잡하고 다양한 모습이 존재합니다.
상처와 아픔은 행복한 기억으로 치유될 수 있다는 따뜻함을 이 책에서 느끼며 다가올 미래를 불안하게만 보는 시선에서 벗어나게 해줍니다.
또한 행복은 빠르게 달리는 것에만 생기는 것이 아님을 일깨워줍니다.
천천히 느리게 여유를 가지고 호흡하고 하늘을 올려다보고 때로는 주변을 살피며 빠르게 흘러가는 시간 속에서도
행복을 위해 우리 모두에게는 천천히 달리는 연습이 필요하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천 개의 파랑은 거창한 기적보다는 작은 변화들이 모여서 우리를 살게 해준다는 걸 보여줍니다.
여러분의 하루에도 흔들림 속에서 다시 시작할 수 있는 작은 파도가 전해지기를 바랍니다. 행복한 책 읽기 김채림입니다.
사이트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