핸드메이드 in Asi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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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핸드메이드 in Asia 18부 - 마작 made in 홍콩

등록일 : 2024-12-03 15:38:58.0
조회수 : 539
-(해설) 동서남북 사방에 4명이 앉아 용을 만들어 승천시키는 놀이, 마작.
아주 오래전부터 홍콩 사람들은 이 놀이를 해왔습니다.
세월이 흐르고 세대가 바뀌어도 이것만큼은 변하지 않았죠.
여전히 사람들은 넷이 모여 네모난 테이블 앞에 앉아 네모난 패를 잡습니다.
마작이 이어온 시대와 시대, 그리고 사람과 사람.
가로 3cm, 세로 4cm, 144개의 마작 패.
그걸 만들어온 손에 대한 얘기를 지금부터 해보려 합니다.
낮은 화려하고 밤은 더 화려한 곳답게 홍콩은 수식하는 말도 다채롭습니다.
그중에서도 가장 유명한 건 역시 야경과 관련된 거죠.
어둠 속에서도 선명한 빛깔을 자랑하는 곳.
그래서 사람들은 홍콩을 밤에 꽃피는 도시라고 부릅니다.
여기 하나를 더한다면 그건 조화로운 도시일 겁니다.
현재와 과거가 공존하고 동양과 서양이 어우러진 곳.
도심의 편리함과 자연의 아름다움을 함께 느낄 수 있기도 하죠.
고층 건물로 빼곡히 들어서 있지만 조금만 시선을 돌리면
드넓은 바다가 보이는 경제도시이자 휴양지.
새로운 듯하면서도 변하지 않고 현대적인 듯하면서도 고전적인 도시.
그 다채로운 매력이 모두 마작 패에 새겨져 있습니다.
마작은 홍콩을 비롯해 중국과 마카오 등에서 시작됐습니다.
그 역사는 무려 4000년이나 됩니다.
널리 사랑받아 온 만큼 지역마다 놀이 방법이 조금씩 다르고 사용하는 패의 개수 또한 다르죠.
마작 패를 만드는 재료 또한 오랜 세월을 건너며 변화해 왔습니다.
나무에서 소뼈로 바뀌었고 때로는 상아를 사용하기도 했지만 모두 지난 이야기입니다.
이제는 거의 플라스틱을 쓰고 공장에서 찍어내기까지 합니다.
물론 변화 속에서도 묵묵히 자신의 자리를 지키는 사람은 있습니다.
-(해설) 장인의 아버지가 그랬고 아버지의 아버지가 그랬듯이
장인은 마작 패에 직접 문양을 새깁니다.
놀라운 건 밑그림을 하나도 그리지 않는다고 합니다.
사전 작업 없이 균일한 모양으로 새기는 무늬.
때로는 깊게 때로는 얕게.
엄지손가락만 한 패를 요리조리 돌려가며 작지만 위대한 예술품을 창조해 냅니다.
손이 기억하는 직선의 위치와 곡선의 모양.
간결하면서도 상세하게 장인은 딱딱한 플라스틱에 자연을 그려 넣습니다.
마작 한 세트를 만들기 위해서는 144개의 패가 필요합니다.
마작 패는 크게 숫자 패와 글자 패로 구분됩니다.
각각의 패는 특징별로 부르는 용어가 따로 있는데요.
먼저 글자 패인 자패에는 동서남북을 담은 풍패와 백 자,
발 자, 중 자를 담은 삼원패가 있습니다.
숫자 패인 수패에는 만자가 적힌 만수패와 대나무가 새겨진 삭수패가 있죠.
은화 모양이 그려진 통수패 역시 수패에 속합니다.
여기에 보너스 패인 꽃패들까지.
이렇게나 다양한 문양을 만들어내려면 장인의 솜씨만큼이나 꼭 필요한 게 있습니다.
바로 여러 가지 형태의 칼입니다. 물론 우리가 흔히 쓰는 칼과는 다릅니다.
장인이 용도에 맞게 직접 만드는 칼이기 때문입니다.
대나무 모양의 삭수패를 만들 때는 긁는 칼과 기본 칼을 함께 씁니다.
조금 번거롭기는 하지만 그래야 조금 더 자연스러운 무늬를 새길 수 있죠.
장인의 세심한 손길이 닿으면 단순했던 나뭇가지는 이내 마디가 뚜렷한 대나무가 됩니다.
조각 작업에서 가장 까다로운 건 따로 있습니다. 바로 글자 패입니다.
여러 도구 없이 기본 칼, 단 하나만 쓰지만 작업은 결코 간단하지 않습니다.
획이 많을 뿐 아니라 획 하나에도 처음과 끝의 굵기가 달라 여러 번 손을 대야 하기 때문이죠.
그렇다고 너무 욕심을 내면 글자 균형이 무너져 버립니다. 과유불급.
장인은 마작 패를 조각할 때마다 마음에 그 말을 함께 새깁니다.
은화 모양의 통수 패는 조금 더 특별한 칼로 작업합니다.
동그랗게 돌아가는 나무 드릴에 칼을 꽂아 조각하면
빠르면서도 정확하게 원을 그릴 수 있습니다.
물론 여기에도 기술은 필요합니다.
-(해설) 50여 년을 해왔지만 여전히 긴장을 놓을 수 없는 작업.
햇빛은 자취를 감췄지만 외려 음각이 뚜렷하게 보이는 불빛 아래에서
장인은 천천히, 하지만 선명하게 전통을 이어 나가고 있습니다.
이 시대의 수공예 마작 패가 그렇듯이 말이죠.
홍콩 사람들에게 마작은 단순한 놀이를 넘어 하나의 소통 방법입니다.
사람을 모으고 서로 대화하게 하는 또 다른 언어인 거죠.
당연한 말이지만 마작하는 사람들은 수공예 마작의 특별함을 잘 알고 있습니다.
-(해설) 어둠 속에서 색이 피어납니다.
빛을 뿜어내는 고층 건물과 거리를 수놓는 네온사인들.
홍콩 특유의 색감이 장인의 마작 패에 고스란히 스며듭니다.
마작 패에는 주로 초록봐 파랑 그리고 빨강이 쓰입니다.
꽃이난 꽃술에는 분홍이나 노랑을 추가하기도 하죠.
하얀 마작 패에 화려한 홍콩의 색이 더해집니다.
물감이 마르면 이번에는 넓적한 칼을 들고 마작 패를 긁습니다.
살살 여러 번 표면을 갈아내고 나면 마작 패의 문양이 제대로 드러나죠.
장인이 원했던 대로 뚜렷하게 새겨진 홈에 물감이 잘 스며들었습니다.
마무리까지 확실하게 하고 나면 마작 패의 진짜 모습이 드러납니다.
홍콩에서는 마작을 보기가 그리 어렵지 않습니다.
내국인들은 물론 외국인들도 즐겨 찾는 맛집.
이곳은 홍콩의 맛과 분위기를 제대로 느낄 수 있는 걸로 유명합니다.
최고의 음식들 그 끝엔 마작 모양의 후식이 있습니다.
마작을 콘셉트로 한 디저트 전문점도 있습니다.
마작 케이크는 홍콩 사람들이 기념일에 많이 찾는 디자인입니다.
물론 관광객에게도 인기죠. 디자이너 100여 명이 모여있는 건물.
수공예품이 가득한 이곳에서도 단연 눈길을 끄는 건 마작 관련 공방입니다.
-(외국어)
-(해설) 엄마와 딸이 함께 운영하는 이곳은 마치 마작을 위해 존재하는 공간 같습니다.
마작 패 세트는 물론이고 마작 디자인의 옷과 액세서리 등
단순히 예쁘기만 한 게 아니라 실용적이기까지 한 제품들입니다.
이 공방이 주목받는 건 단순히 마작 제품을 팔기 때문이 아닙니다.
상품을 제작하고 판매하는 걸 넘어 마작 공예를
직접 해 보는 체험 클래스도 운영하기 때문이죠.
마작 패 만드는 걸 배우는 과정에서 홍콩의 문화도 배울 수 있는 겁니다.
-(해설) 마작 문화를 더 널리 전파하기 위해서 모녀는 새로운 수업을 열었습니다.
바로 마작 규칙을 알려주는 원데이 클래스.
마작에 대한 관심이 이어지도록 사람들에게 마작하는 법을 가르치고 있는데요.
외국인은 물론이고 홍콩의 청년들도 관심을 보인다고 합니다.
사실 마작은 4명이 만나는 게 가장 어렵다고 할 만큼 그리 어려운 게임은 아니죠.
모녀는 마작의 가능성을 믿고 있습니다.
-(해설) 오늘도 어김없이 공방 문이 열립니다.
장인은 1월 1일 딱 하루만 빼고 1년의 364일을 이곳에서 보냅니다.
-(해설) 따뜻한 동풍이 불어오는 봄에도, 후텁지근한 남풍이 덮치는 여름에도,
서풍이 더위를 몰아내는 가을에도, 차가운 북풍이 휘몰아치는 겨울에도.
늘 홍콩거리 한 귀퉁이를 지키는 장인처럼 수공예 마작패는
앞으로도 홍콩을 완성하는 한 조각으로 머물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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