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은 그림찾기

숨은그림찾기 - 수묵의 감성 '배지민 작가'

등록일 : 2024-04-11 09:42:08.0
조회수 : 342
-(해설) 우리 지역에서 만나는 미술 이야기.
숨은그림찾기.
오늘은 단순하면서도 힘찬 붓질로 현대 수묵화의 새로운 흐름을 제시하고 있는 배지민 작가를 만납니다.
아름다운 수묵의 감성을 함께 느껴봅니다.
수묵이 가진 재료적 특징인 유연함 속의 강인함으로 도심 속 찰나의 풍경을 구현하며 먹의 독특한 성질로 수묵
감성의 정취를 화폭 속에 표현하고 있는 배지민 작가입니다.
-작가님, 안녕하세요?
-안녕하세요?
-이렇게 작업실을 쭉 둘러보니까 작가님은 먹, 붓, 한지 같은 전통적인 재료를 많이 쓰시는 것 같아요.
이런 재료를 선택하신 이유가 있을까요?
-제가 생각하는 한지의 매력은 좀 우리 고유의 한지가 질기면서도 유연합니다.
다른 종이나 화선지나 이런 종이들은 먹을 빨리 흡수하는 반면 우리는 좀 머금고 있거든요, 위에 표면에서.
그래서 그 먹이 자연스럽게 스며들면서 만들어내는 어떤 흔적 같은 것들이 조금
더 부드럽고 자연스러운 맛이 있습니다.
또 먹 또한 고전에도 나와 있듯이 먹이 우주 만상의 색을 다 담고 있다는 그런 화론들이 있어요.
그러니까 검은색이 아니고 검은빛이라서 제가 뭔가 표현하고 싶은 다양한
색감들을 먹 하나로 다 담을 수 있는 것 같아요.
그래서 그런 매력을 느껴서 저는 한 20년 넘게 계속 먹그림을 그리고 있는 것같습니다.
-특히 부산 풍경을 많이 그리시더라고요.
이유가 있을까요?
-저희 외할머니댁이 초량이었는데 그래서 어렸을 때 원도심 주변을 많이 다녔었어요.
그래서 그게 이제 저의 어린 시절 기억이기도 하고 추억이기도 한 그곳이
지금 성인이 되어서도 그곳을 사생을 가면 여전히 그 과거의 모습이 좀 이렇게
보존되어 있는 그런 느낌이라서 뭔가 과거와 현재가 잘 이어지는 그런 느낌의
공간이라서 원도심을 좋아하고 그리고 또 부산 작가니까 뭔가 그런 의무감도 있는것 같아요.
그래서 부산을 상징하는, 뭔가 도시와 바다, 도시와 산 그런 자연물과 도시 공간을 조화롭고 표현하려고 하고 있습니다.
-(해설) 배지민 작가는 도시에 남은 인간의 잔여물과 흔적 등을 먹으로 기록하고 있는데요.
수많은 주제 중 다리 형상으로 과거와 현재, 이상과 현실을 연결하고 있다고 하죠.
-이런 큰 작품들도 정말 멋있죠.
그렇죠, 다양한 작품들이 있는데 작가님 같은 경우에 정말 수많은 작품을 하셨잖아요.
그중에서도 주제별로 다르게 나타나는 것 같은데 하나씩 설명을 해주실까요?
-자주 등장했던 주제가 다리였거든요.
사생을 갈 때 중앙동, 부산역, 남포동 이런 데를 갈 때 항상 많은 다리를 지나쳤어요.
그래서 그런 교각들이 계속 많이 반복되는 모습들을 보고는 부산이 좀
성장해 가고 있고 뭔가 동력을 받으면서 움직이고 있는 곳이구나, 그런 좀
상징성도 갖게 되고 제가 그 다리 아래에서 느꼈던, 제가 보호받고 뭔가
따뜻하고 안온한 느낌들, 그런 부분들이 있어서 다리를 주로 그려왔습니다.
-(해설) 작은 그림부터 크게는 5000호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화면 크기로 작품을 구상하고 있는 배지민 작가.
큰 화폭을 선택하고 한지를 이어 붙여 그림을 그리는데요.
화면이 커질수록 수묵의 맛을 더 강렬하게 표현하는 것과 더불어 도시
풍경의 큰 그림으로 기억 파동에 의한 경외감까지 전하고 있다고 합니다.
-작가님의 작품을 보면 수많은 도시의 풍경이 담겨 있는데 특히 비가 오는,
비에 젖은 도시의 풍경이 정말 인상 깊더라고요.
어떻게 하다가 또 그 작품을 만들게 되셨는지 궁금합니다.
-영도다리에 사생을 갔는데 비가 내렸어요.
그래서 이제 다리 아래에서 비를 피하고 있는데 뭔가 그 주변의 풍경들이 비에
젖어가면서 짙은 회색으로 변화하는데 그곳이 마치 영도다리는 예전에 피난민들이 서로 가족을 찾기도 하고
그런 슬픔, 애환이 있는 역사적 공간인데 그런 부분들이 되게 많이 와닿았었어요.
그러면서 이제 제가 비가 오거나 바람이 많이 불거나 눈이 오거나 이런 풍경들을
그리기 시작했는데 그렇게 많은 자연의 현상들이 있을 때 건물 안으로
들어간다든지 다리 밑에 숨는다든지 뭔가 이렇게 몸을 피한다든지, 이런 부분들이
마치 제가 어디에 보호를 받으면 그런 현상들이 되게 숭고하게 와 닿을 때가 있어요.
비로써 자연물의 어떤 현상으로써 도시가 다시 살아나고 있다, 이런 느낌을 받아서 비에 젖은 도시를 그리게 됐습니다.
-(해설) 배지민 작가는 관객들이 수묵 감성의 파동을 느낄 수 있도록 대상을 있는 그대로 재현하고 있는데요.
손기술을 쓰지 않고 자유로운 행위로써 공간이 자연스럽게 생겨날 수 있도록
의도하며 작품을 이어오고 있다고 합니다.
그렇게 직접 작업 과정에 스며들어 봅니다.
-작가님, 지금 비가 내리는 것 같은 그런 소리가 들리거든요.
어떤 작업하고 계신 건가요?
-비 내리는 어떤 풍경을 그리기 시작할 때 저는 항상 이렇게 한지에 먹이나 물을 뿌리거든요.
그래서 그게 마치 제가 비가 된 듯이 그러니까 비가 내리듯이, 정말 실제로
비가 내리듯이 그러한 자연스러움을 추구하기 위해서 이런 행위를 하는 것이고요.
실제로 또 이렇게 물이 묻은 부분에 먹 선을, 일자 선을 그으면 번지는 부분이 있고 안 번지는 부분이 있어요.
그래서 그렇게 만들어지기 때문에 조금 더 자연스러운 건물이나 다리의 형상이 드러날 수 있는 겁니다.
-(해설) 배지민 작가의 작업 양식은 옛 기법을 사용하여 동시대 풍경을
묘사함으로써 정통적인 재료와 회화에 새로운 시각을 생성해 내는데요.
먹의 농담으로 여백을 채우고 도시를 이루는 구성요소를 일부분만 표현하는 등 꾸준히 새로운 작품 세계를 구축해 나가고 있습니다.
-저는 계속 수묵화를 그릴 것 같습니다.
제가 바라는 점은 뭔가 이렇게 수묵이 가진 매력이 분명히 있거든요.
그리고 먹선이 가진 힘도 분명히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제가 이렇게 뭔가 한지 위에 드러내고 있는 점, 선, 면으로 만들어진 그런 도시 풍경들이 어떤 파동을 일으켜서 관객들에게 공명을 줄 수 있으면 좋을 것 같습니다.
그래서 계속 작업을 이어갈 생각이고 또 12월에 개인전이 있습니다.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해설) 일상적인 도시 풍경을 소재로 현대 도시의 단연과 우리 내면의 다른
세계를 아울러 보여주고 있는 배지민 작가.
먹선의 본질로 새로운 공간을 만들어 내고 있는 그녀의 작품활동을 언제나 응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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