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은 그림찾기

숨은그림찾기 - 정원에서 찾은 생명력 '하지혜 작가'

등록일 : 2023-12-21 15:16:36.0
조회수 : 228
-(해설) 우리 지역에서 만나는 미술 이야기, 숨은그림찾기.
오늘은 지상의 무수한 풀들을 자신만의 상상력으로 표현하고 있는 하지혜 작가를 만나봤는데요.
그녀의 작품 이야기를 함께 살펴봅니다.
전통과 자연스러움을 그대로 살려내며 풀을 통해 위로와 치유를 전하고 강인한
생명력과 서로가 공존하는 세상을 그려내고 있는 하지혜 작가.
-작가님, 안녕하세요?
-안녕하세요?
-한국화의 잔잔한 감성을 화폭에 담아내고 있는데 최근에는 초록 잎 풀에 주목을 하시더라고요.
이유가 있을까요?
그래서 그런 것들을 제 그림 속으로 들여보내서 다른 분들에게도 좀 제가
받는 위로나 이런 것들을 전하고자 하는 마음으로 풀을 작업하고 있습니다.
-어떻게 작업을 하시는 건가요?
-실제 풀들을 관찰하고 만져보기도 하고 자연 속으로 들어가기도 하는데
거기에서 받은 것들을 그 본 그대로를 그려내지는 않고요.
이것들을 제가 해석을 해서 또 제가 쓰는 어떤 획이라든지 선적인 요소들을 가지고
그 풀들의 형상들을 좀 재현하고 있습니다.
-(해설) 하지혜 작가가 묘사하는 풀들은 소탈해 보이는 모습 이면에 자연의 깊이를 품고 있는데요.
치밀한 붓 터치로 마치 정지되어 있어 보이지만 자유로운 움직임을 묘사하고 있습니다.
-풀들이 막 자유롭게 움직이는 느낌이 들거든요.
의도하신 거죠?
-실제 제가 세필로 이렇게 작업을 하는 것들을 지금 꾸준히 하고 있지만 원래
성격은 되게 와일드하고 좀 러프하거든요.
그래서 그러한 것들을 사실 살리는 작업들도 계속 이어 나가고 있어요.
이게 풀의 잔상이라는 시리즈거든요.
그래서 풀들을 보면 정말 무수히 많은 풀더미들을 보기도 하고 아니면 정말
정성스럽게 가꾸는 화초들도 있고요.
그런데 그 하나의, 줄기 하나라든지 아니면 잎사귀 하나, 아니면 잎맥의
하나, 그런 것들을 좀 확대하고 그것들을 집중해서 보는 것도 작업의 어떤 표현의
하나의 소재라고 보시면 될 것 같아요.
-뭔가 심상을 드러내는 것 같기도 한데 무엇을 말하고자 하셨는지 좀 궁금하기도 해요.
-우리가 보고 있는 것이 사실은 다가 아니라는 그런 것들을 전하고 싶었고
그리고 지금 제가 사회 속에서 살아가는 모습들을 어떤 풀더미 형상을 통해서
보이고 있는데 경쟁한다거나 또는 내가 더 다른 사람들보다 좀 뛰어나고 싶고 알려지고 싶은 그런 마음도
사실 있잖아요.
그게 풀들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해요.
그래서 그런 것들에 대한 모습들도 이 속에 있지 않나, 그렇게 느껴집니다.
한 폭의 풀을 여러 겹 중첩하며 가꾸는 것은 작가의 비유대로 정원의 미학과 제법 닮아있는데요.
여러 번의 칠을 반복하고 세심하게 물을 조절해서 하나의 작품이 탄생하는 것처럼
작품 하나하나에 작가의 손길이 가득 스며들어 있다고 합니다.
-지금 어떤 작품 그리고 계세요?
-풀이 둥둥 시리즈를 계속 이어 나가서 좀 다양한 크기의 작업들을 하기 위해서
지금은 소품 작업을 하고 있어요.
-그런데 색깔이 지금 약간 어둡거든요.
의도하신 거죠?
-네, 저는 학부 시절부터 사실은 먹 작업을 해 왔었는데 그러한 것들이 잠깐
뒤로 물러나고 지금 채색에 집중하고 있거든요.
제가 그렇다고 해서 먹을 아예 놓거나 떠나보낸 건 아니기 때문에 가끔씩
먹 작업으로 저 스스로 치유하고 있고요.
오늘도 좀 구름이 낀 것 같은데 구름이 낀 하늘에 대한 표현을 할 때 먹만큼
자연에 가까운 하늘의 잿빛의 색을 표현할 수 있는 게 없어요, 사실.
그래서 이 먹의 깊고도 진한 그런 느낌을 화면에 표현을 하고 또 그 가운데
풀들을 좀 더 무채색의 어떤 풀들의 형상들을 떠올리는 그런 표현을 하고 있습니다.
-(해설) 자신만의 상상력으로 만들어낸 풀의 모습들을 바라보고 있으면
마치 신비로운 공간에 들어와 있는 기분이 드는데요.
끊임없이 주제를 발전시키며 새로운 자연의 모습을 선보이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정말 많은 작품을 하셨잖아요. 가장 기억에 남는 작품이 있을까요?
-네, 한 점이 딱 생각이 나는데 그게 하늘 시리즈를 계속하다가 처음으로 풀이 등장하는 작품이 있어요.
그래서 그 작업이 가장 기억에 남고 어떻게 보면 하늘 시리즈에서 풀 시리즈,
또 풀이 둥둥, 풀의 잔상, 이런 것들이 탄생하게 된 가장 중요한 계기가 되는 작업입니다.
-하늘에서 풀로 넘어왔다고 하셨는데 왜 그렇게 된 걸까요?
-사실 하늘이 늘 지켜봐 주고 내려봐 주면서 저를 되게 지지해 주고 응원해 준다고 생각을 했어요.
제가 어떤 일들이 생겼을 때 우리가 눈물을 흘리면 좀 울고 나면 풀리는 그런 어떤 것들이 있잖아요.
그거랑 마찬가지로 하늘이 비를 내려주는 것이 꼭 제가 눈물을 흘리는 것 같다고
동일시되는 그런 느낌이 있었거든요.
그런데 그 하늘이 비를 내리면 땅에서는 그 비를 머금고 풀들이 피어오르고 깨어나잖아요.
그것이 정말 고통과 어떤 힘듦이 벗어나고 다시 위로를 받아서 새로운
희망을 싹튼다는 그런 것들을 제가 교차하는 지점이 있었어요.
그래서 그때부터 이제 풀 시리즈로 가야겠다.
그래서 좀 더 작업이 확장이 되었죠.
-(해설) 하지혜 작가의 작품 속에는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 이야기가 담겨있는데요.
소통과 치유를 강조하며 수많은 메시지를 전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나아가서는 사실은 저는 큰 작업들 하는 거를 너무 좋아하는데 큰
공간에서 큰 작업들을 많이 걸 수 있는 그런 것들을 해보고 싶은 마음이 있어요.
-(해설) 다양한 자연의 모습을 통해 아름다운 세상에 대한 희망적인 메타포를 전하고 있는 하지혜 작가.
잔잔함과 차분함을 보여주면서도 그 속에서 자유로움을 표현하고 있는 그녀의
다양한 작품 활동을 저희가 언제나 응원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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