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은 그림찾기

숨은 그림찾기 - 미세한 것들의 관찰 '왕덕경 작가'

등록일 : 2023-11-23 17:32:06.0
조회수 : 318
-(해설) 우리 지역에서 만나는 미술 이야기, 숨은그림찾기.
오늘은 미세한 것들을 눈여겨보며 무신경한 것들을 포착하고 있는
왕덕경 작가를 만나 봤는데요.
그녀의 다양한 작품 이야기를 함께 살펴봅니다.
자연스러운 것들에 관심을 가지며 그 속에서 일어나는 변화를 포착해 새로운
생명을 만들어 나가고 있는 왕덕경 작가.
-작가님, 안녕하세요?
-안녕하세요?
-반갑습니다.
작가님의 작품들은 보니까 주로 단단하지 않고 고정되어 있지 않고 좀 밀려나 있는
것들에 대해서 관심을 많이 가지시는 것 같더라고요.
주로 어떤 주제로 활동하시는지 궁금합니다.
빈집이라는 거는 단순히 사람이 살지 않아서 비어있다기보다는 어떤 우리의
시선에서 비껴나 있는 것, 그리고 일상에서 늘 주변에 있지만 우리가
관심을 기울이지 않는 것들, 그런 것들의 어떤 한 대표적인 사물이라고 생각하시면 될 것 같고요.
그 풍경을 회화로 표현하기도 하고 어떤 설치의 형태로 만들어 내기도 합니다.
그런데 최근에 제가 출산, 육아 이런 것들을 겪으면서 어떤 사회에서 사실
목소리가 들리지 않는 대상이 여성이라는 것을 제가 출산, 육아를 통해서 조금 더
체감하게 됐고, 그 여성의 목소리를 어떻게 좀 더 듣고 찾아내고 이런 것들을 어떻게 작업으로 들려줄 수 있을까.
최근에는 그런 것들에 대해서 고민하면서 작업을 이어오고 있습니다.
-(해설) 왕덕경 작가는 빈집과 오브제를 중심으로 작업을 이어오고 있는데요.
각 장치를 통해 소통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작가님의 대표작 하면 또 빈집을 빼놓을 수가 없잖아요.
빈집에 대한 관심이 생긴 계기가 있을 것 같은데요.
-어렸을 때부터 주택가에 살았는데요.
그래서 늘 다니던 길목에 화재가 난 채로 방치되어 있던 집이 있었어요.
집이 마치 고립된 섬처럼 주변 환경들은 급격하게 변해가는, 약간 그런 이미지들이
제가 그 빈집을 계속 관심 있게 지켜보고 지나다니게 된 계기가 됐고.
겉에서만 보지 말고 좀 안을 들여다보고 싶다는 생각에 안을 힘들게 들여다보게
됐는데 그 안에서 잡초들이 집의 내부와 외부의 경계가 없이 이렇게 엄청나게
많이 자라있는 모습을 제가 그때 목격하게 됐는데, 그걸 보고 내가 찾고 있는 어떤 주제나 관심 있는 것과 맞닿아 있는부분이 맞는구나.
그렇게 해서 빈집이라는 타이틀, 그리고 거기에서 봤던 어떤 심리적인 느낌들 그런 것들이 작업으로 들어오게 됐습니다.
-빈집 작품 가운데에서도 빨간색 선으로 표현한 작품이 있잖아요.
약간 혈관처럼 느껴지기도 하던데 어떤 의미일까요?
-사람들이 이미 떠나고 나서야 더욱더 뭔가 강렬하게 자라나는 생명들이 있더라고요.
그런 생명들이 보이기 시작하고, 그래서 그 오래된 집들의 벽을 휘감고 자라나는 어떤 담쟁이들.
그런데 그 담쟁이들이 좀 더 어떤 생명력이 있는, 마치 집은 어떤 껍데기일
뿐이고 어떤 감각이 살아있는 무언 가로 집의 형상을 그리게 된 것 같습니다.
-(해설) 보이는 집을 통해 보이지 않는 빈 공간의 외로움과 적막함을 표현하고
있는 왕덕경 작가.
섬유만으로 완성된 추상적 드로잉을 통해 현실 너머에 있는 결핍까지 드러내고 있습니다.
-오래되고 낡고 버려진 집에 관심을 갖는 것은 어쩌면 조용하지만 잔혹한 전투의 흔적을 찾는 과정일 수 있습니다.
빈집은 소멸과 생성의 이미지가 공존하기 때문에 보는 사람의 시각에 따라서 다양한 사유가 가능하겠죠.
-(해설) 빈집에는 아무도 살지 않지만 누군가가 쓴 흔적과 손때들이 존재하는데요.
그렇게 다양한 오브제를 통해 강한 생명력을 드러내고 있는 작가의 작업 과정을 살펴봤습니다.
-작가님, 지금 어떤 그림 그리고 계신 건가요?
-제가 빈집에서 남겨져 있던 어떤 유리병들을 모아온 오브제인데요.
그 오브제는 큰 역사가 아니라 그 집에 살았던 어떤 개인들의 그런 역사들이
들어 있는 오브제라고 생각하고 이 병들을 수집하기 시작했는데요.
병들을 실제 어떤 모습도 제가 연출을 하기도 하지만 이렇게 드로잉으로 어떤
이 병들의 진동, 안에서 이야기되고 있는 것들의 탈출이라고 해야 하나요?
이야기들이 나오는 그래서 이야기들이, 안에 뭉쳐져 있는 이야기들이 막 이렇게
흔들리고 나오고 약간 이런 이미지들을 조금 드로잉으로 표현해보려고 하고 있습니다.
-(해설) 왕덕경 작가는 삶의 기억들인 오브제를 수집해 빈집의 아픔을 보듬고 있는데요.
최근에는 새로운 표현 방식을 활용하고 있다고 하죠.
-작가님께서는 지금까지와는 또 다른 작품을 최근에 선보이셨는데 AR 작품을 하셨어요.
-위치를 기반으로 해서 사용자가 그 매체를 가지고 그 위치에 가면 작품이 생성되게 되는 전시거든요.
우리가 평소에 익숙하고 그냥 당연시 되었던 어떤 풍경들을 물속에 잠기게
함으로써 좀 더 일상의 시간들, 공간들 그리고 그 속에 있는 사람과 자연 이런 것들을 조금 더 낯설게 보게끔 하는 작업입니다.
-또 올해는 바다 미술제도 참여를 하셨잖아요.
발 아래 모래알 사이로 물이 스며들 때 이 작품은 어떤 작품인지 궁금해요.
-삶에서 어떤 이어온 이야기들을 들어보면 그 생계와 관련된 어떤 부분들,
바다와 관련된 부분들 사실 여성의 존재 자체가 많이 흐려져 있거든요.
할 이야기가 없다, 내가 무슨 할
이야기가 있어 이렇게 이야기를 하시면서 엄청 이야기가 많아요.
그래서 바다를 떠돌다가 어느 순간 누군가에게 닿게 되는 병 속의 편지처럼
할머니들의 이야기가 방 안에 이렇게 흩어졌다가 사라졌다가 바다를 떠돌다가
관람객 누군가에게 닿게 되는 어떤 이미지로 전시가 되어 있습니다.
-(해설) 작품을 바라보는 시각을 넓히며 사회의 메시지가 담긴 자율성의 영역을 확장해나가고 있는 왕덕경 작가.
그런 것들이 삶에서 계속 사실은 제가 부딪히는 것들이기 때문에 그런 것들이
아마 작업하면서 들어가면서 이야기가 나오지 않을까.
-(해설) 다양한 장르와 매체로 그녀만의 독창적인 작품 세계를 펼치고 있는 왕덕경 작가.
끊임없이 주제를 변화시키며 수많은 메시지를 전하고 있는 그녀의 작품 활동을 언제나 응원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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