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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잠자는 도시철도 대피 매뉴얼

주우진 입력 : 2014.07.21
조회수 : 1175
{앵커: 지난 17일 도시철도 사고 당시, 교통공사의 초동조치는 메뉴얼대로 이뤄진 게 하나도 없었습니다.

불을 끄고 열차에서 대피하는 일은
오로지 승객들의 몫이었습니다.

주우진 기자입니다.}

{리포트}

연기가 나는 열차로 다가가 가장
먼저 불을 끈 건 승객들이었습니다.

정작 역무원 2명은 뒤늦게 도착해
왔다갔다하며 어쩔 줄 몰라합니다.

지난 17일 열차 사고 때 교통공사의
대응은 계속 한발 씩 늦었습니다.

기관사의 사고 인지가 초동조치의
시작인데 이게 늦었기 때문입니다.

기관사는 열차가 역사에 멈출때까지
연기가 나고 있는 줄도 몰랐습니다.

{이광남/부산교통공사 안전담당 '연기가 감지되지 않아서 기관사가 운전중에 객실 안의 상황을 감지하기에는 어려운 상황이었습니다'}

가장 먼저 신고를 한 것도
교통공사가 아닌 승객이었습니다.

그러나 당황한 신고자가 역사를 잘못 알려줘 엉뚱한 곳으로 출동하는 바람에 소방의 조치도 늦었습니다.

{김재현/부산 동래소방서 지휘조사팀장 '저희가 처음에는 양정센터에서, 양정지하철역 환풍기에서 연기가 난다는 신고를 받고 환풍기쪽으로 갔고, (다음으로) 수안센터에서 시청역으로 내려가서 조치했습니다.}

안내가 없다보니 승객들은 열차에서 내려 계단으로 나가기 바빴습니다.

역사가 연기로 뒤덮혔는데도 물수건
등 구호물품은 쓸 생각도 못했습니다.

물품 사용과 대피를 도와야 할 안내 도우미들은 당시 근무시간이 아니었습니다.

있었다해도 도움이 됐을지 의문입니다.

{지하철 안내 도우미 '(보관함) 안에 있는 방독마스크 쓰는 법 아세요?'/'그런 교육 안받았는데요'/'안내 메뉴얼 같은 거 들으신 적 있으세요?'/'아직 그런 지시 못받았는데요'/일하신지 얼마나 되셨어요?'/'지난 3월부터요'}

교통공사의 엉성한 조치가 계속되면서 반대편 열차의 승객들은 출입문을 강제로 열고 선로로 뛰어내렸습니다.


{이재민/부산 괴정동 '만약에 안내방송에서 대기하라고 하면 어떻게 하시겠어요?'/'대기 안해, 도망가야지'}

{이명순/부산 반여동 '있어 보다가는 안되니까 그 시간에 나가는게 낫지 않겠어요?'}

지난달 사고 때도 승객들은 조치를
기다리는 대신 바로 탈출했습니다.

{남원철/부산교통공사 노조 사무국장 '반대 선로에서 역으로 주행하는 열차가 올 가능성이 있어서 선로로 나오시면 2차사고, 오는 열차에 승객이 치이는 대형 사고가 날 수 있습니다'}

도시철도 사고피해 예방을 위해서는 노후 전동차 교체나 리모델링만큼
사고 대응 메뉴얼을 재정비하고 직원 교육을 강화하는 것이 시급합니다.

KNN 주우진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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